토요타 올해 매출전망치 약 360조원, 영업이익은 약 30조원
현대기아차는 250조원 매출에 영업이익 25조원 예상
시가총액 320조원vs70조원, 터무니없이 낮아
국내 투자자들의 멸시에 가까운 외면 접어야

토요타와 폭스바겐 다음으로 실질적 세계3위로 평가되고 현대기아차 주가는 실적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기아차 회장 [사진=현대기아차]
토요타와 폭스바겐 다음으로 실질적 세계3위로 평가되고 현대기아차 주가는 실적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현대기아차 회장 [사진=현대기아차]

【뉴스퀘스트=윤한홍 경제에디터 】 어떤 의미에서 보면 현대차 그룹으로서는 올해가 기념비적인 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익과 매출 측면에서 실질적 대한민국 1위 기업집단이 된 것이다.

그 동안 삼성전자의 반도체, 휴대폰 등 첨단 IT사업과 비교해 보면 미래전망이나 수익창출력에 있어서 현대차 그룹의 자동차사업은 열등하고 매력 없는 사업처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진행되고 있는 사업실적으로만 본다면 실질적으로 같은 회사라고 볼 수 있는 현대기아차의 영업실적이 삼성전자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합산 매출은 250조원, 영업이익은 25조원 정도로 예상되는데, 삼성전자의 경우 매출은 260조원 대로 약간 우위이나 영업이익은 10조에 못 미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나마 3분기까지 삼성전자의 누적 영업이익은 3조 7천억원에 불과하고 4분기 큰 폭의 실적상승이 있어야 10조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보인다.

물론, 이는 반도체 사이클의 저점과 현대기아차의 사상 최대실적이 우연히 겹치면서 과장된 대비효과가 나타난 것이고, 일정기간 이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원상복귀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도 있다.

또는 현대기아차가 운좋게 환율효과를 누리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수출기업이고 민감도 차이는 있어도 같은 방향성의 환율효과가 반영된다는 공통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어쨌거나 주식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놀라운 현재 실적을 무덤덤하게 무시하거나 미래에는 다시 나빠질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확신하면서 나쁜 평가를 하고 있는 듯하다.

◆ 토요타자동차 vs. 현대차 주가비교 (2018년 1월 ~ 2023년 10월 27일)

[그래픽=Yahoo Finance]
[그래픽=Yahoo Finance]

그런데, 현대기아차보다 더 막대한 우호적 환율효과를 누리고 있는 자동차 기업이 있다. 바로 현재 업계 세계 1위인 일본 토요타자동차다.

위의 주가그래프 파란선에서 보듯이 최근 토요타자동차 주가는 단기급등하여 사상최고치를 갱신하기도 했고 2018년 이후 최근 5년여 기간을 봐도 110% 이상 주가상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빨간선 현대차 주가는 호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단기약세를 보여주면서 동기간 전체로 17% 상승에 그쳤다. 안정성 위주의 국채투자만도 못한 초라한 수익율이다.

이모저모 따져봐도 지난 5년여간 토요타자동차보다 더 훌륭한 사업적 성취를 달성해온 현대기아차 주가가 왜 이리 부진할까? 필자가 보는 가장 대표적 요인은 바로 국내 투자자들의 멸시에 가까운 외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들도 잘 알고 있어서 굳이 나열하지는 않겠지만, 회사의 문제점에 대한 경청할만한 합리적 의견들도 많다. 그러나 최근 국내 투자자들도 좀 생각을 바꾸어야 할 내용들이 자동차 업계에서 나타나고 있어서 그것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토요타자동차의 단기적 주가상승에서 나타난 투자심리적 배경에 관한 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전기차 밸류체인 위기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전기차에 비판적이었던 토요타 아키오 회장이 즐거워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최근 토요타의 주가상승율은 자동차업계의 주요 기업들 중에서 압도적 1위이다. 풍선효과처럼 테슬라의 주가하락세와 토요타의 주가상승세가 대비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그 동안의 우려도 “결국 테슬라에게 다 내주고 말 것이다”라는 비관적 요인이 컸다고 할 수 있는데, 최근에 나타난 투자심리의 반전현상은 토요타에게 긍정적이었던 것이다. 큰 맥락에서 보면 토요타에게 좋은 일은 현대기아차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은 현대기아차의 상대적 시장점유율 개선으로 업계순위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이다. 5년여 전만해도 현대기아차는 세계 6~7위의 점유율에 머물고 있었으나, 현재 기준상 논란은 있으나 토요타와 폭스바겐 다음의 실질적 세계3위로 평가되고 있다.

주가상승에도 불구 토요타의 약점은 전기차 포트폴리오가 지나치게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비록 전기차가 최근 부진 조짐을 보이고 있고 내연기관차를 완전대체할 것인지 논란은 있지만 자동차시장의 고성장영역을 확보한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한편 폭스바겐은 5년전 중국에서 연간 300만대 이상 판매했으나 현재 200만대도 못 팔고 있고 현지기업들에 밀려 급격한 매출하락세가 진행중이라는 문제가 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시장 퇴출은 폭스바겐보다 훨씬 앞섰고 현재는 전성기 매출의 5분의 1에도 못 미칠 정도로 급감했으나 ‘먼저 맞은 매’의 잇점을 잘 활용하기라도 하는 듯 기타 시장에서 급격한 매출성장을 통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직접적 주가평가 관점에서 볼 때, 올해 현대기아차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면 이해가 어려운 수준이다. 일시적 환율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토요타의 올해 매출전망치는 한화로 환산시 약 360조원이고 영업이익은 약 30조원 초반일 듯 하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250조원 매출에 영업이익은 25조원이 예상된다. 즉, 실적기준으로는 토요타는 현대기아차보다 약 1.3배 더 큰 회사에 불과(?)하다. 그런데 시가총액은 320조원 대 70조원으로 4.5배나 더 크다.

토요타가 강점을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다시 주목받는 듯도 하지만, 전기차를 제대로 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기아차보다 성장세는 더 느리다. 그러면 토요타가 실적대비 주가가 비싼 회사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동사의 올해 예상 PER은 12 정도에 불과하다. 저렴한 토요타보다 더 저렴한 현대기아차는 올해 예상 PER이 3.5 정도밖에 안되는 황당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굳이 해석하자면 이런 PER을 보이는 주식은 ‘올해 어쩌다 일시적 이익을 냈지만 몇 년 내로 망할게 확실한 회사’인 경우에나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현대기아차가 망하기는커녕, 이르면 5년 내에 세계 1위 매출의 자동차기업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설마 그럴리가?’라는 반론도 인정한다. 그러나 필자의 다른 기사에서 독일 자동차산업이 직면한 엄청난 문제점도 지적된 바 있고, 일본 자동차산업이 지나친 보수성으로 인해 혁신에 뒤쳐지고 있는 상황도 감안할 때 현대기아차가 폭스바겐을 앞질러서 토요타까지 제치지 못하란 법도 없어 보인다.

이런 합리적 가능성이 있다면 막무가내로 망할 회사라고 부정하는 것보다는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해줘야 하는 것이 옳다. 아무리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다고 해도 자국의 투자자들이 멸시하는 기업이 주가가 잘 될 수가 없다. 반도체에 이어서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도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자부심을 갖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내연기관차의 궁극적 운명에 관한 최근 동향에 대해서 간단히 요약해 보겠다. 영국은 내연기관차 퇴출을 일단 5년 미루고 전기차보조금도 완전 폐지하면서 전력가격 급등을 막으려 하고 있고, 독일도 전통 자동차산업을 지원하자는 우파 정당으로의 정권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윤한홍 경제에디터
윤한홍 경제에디터

또한 ‘온실가스제로’를 달성한 가솔린, 디젤이나 합성연료 등이 친환경성을 충족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배터리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럽경제의 심각한 침체 때문에 공적 사적으로 고비용이 소요되는 전기차는 외면받기 시작했고 내연기관차 퇴출법안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전기차 성장율 둔화와 함께 저비용 친환경 대안을 갖춘 내연기관자동차의 복귀 조짐은 전통 자동차기업들 전체의 주가평가를 회복시켜 주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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