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정보 접근성∙취식 편의성 제고 위해 점자 적용 확대
㈜오뚜기, 컵라면·컵밥∙용기죽에 제품명과 조리법 등 점자 표기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식품업계가 '함께의 가치'에 공을 들이며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및 취식 편의성 높이기다.

지난 4일은 제97주년 ‘점자의 날’이었다. 시각장애인의 권리 신장과 삶의 질 향상을 다시 한 번 되새긴 날이기도 하다. 

식품업계는 다양한 제품에 점자를 표기하며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 및 취식 편의성 제고에 동참해왔다. 라면과 컵밥, 용기죽 등에 점자 표기가 적용된 데 이어 제품 선택에 필요한 정보를 점자나 노치로 기재한 과자, 우유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오뚜기 점자 적용 제품. [오뚜기 제공]
오뚜기 점자 적용 제품. [오뚜기 제공]

■오뚜기, 컵라면·컵밥·용기죽 제품 패키지에 점자 적용

오뚜기는 촉각에 의존해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시각장애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컵라면과 컵밥, 용기죽 등 제품에 점자 표기를 적용,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제품 형태나 용도의 혼동을 방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2021년 9월부터 컵라면 전 제품에 점자를 적용하고 있다. 점자 적용은 컵라면의 물 붓는 선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에 따른 것으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점자 위치 및 내용, 가독성 등을 검토한 뒤에 도입했다.

현재 오뚜기 컵라면 용기 겉면에는 제품명과 물 붓는 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나타내는 기호가 점자로 새겨져 있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점자 위치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점자 배경은 검은색,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한 것도 특징이다.

용기죽과 컵밥에도 점자 표기를 적용했다. 용기죽은 ▲전복죽 ▲고시히카리쌀죽 ▲단호박죽 ▲영양닭죽 ▲새송이쇠고기죽 ▲참치죽 ▲계란야채죽 ▲통단팥죽 등의 제품 뚜껑 스티커에 기업명과 제품명을 투명 점자로 새겼다.

컵밥에는 제품명과 조리법을 나타내는 기호를 점자로 적었다. 채식 재료만을 사용한 ‘두수고방 컵밥’, 밥 양을 20% 늘려 든든하게 즐길 수 있는 ‘오뚜기 컵밥’, 3분 카레·짜장을 활용한 ‘카레·짜장 컵밥’ 등에 점자가 표기돼 있으며, 추후 컵밥 전 제품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11월부터 임직원 명함에도 점자를 적용하고 있다. 정보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세심함을 담은 것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22 한국장애인인권상' 시상식에서 민간기업부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뚜기는 사회적 책임 경영을 통해 장애인 인권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전했다.

오뚜기 시각장애인 점자표기 컵라면. [오뚜기 제공]
오뚜기 시각장애인 점자표기 컵라면. [오뚜기 제공]

■ 과자·우유에도 점자 표기 확대 움직임… “노치 표기도 늘려갈 것”

과자, 우유 등 소비자 수요가 많은 품목에도 시각장애인 편의성 향상을 위한 점자가 도입됐다. 롯데웰푸드는 ‘흰 지팡이의 날'을 기념해 한정판 점자 표기 ‘아몬드 빼빼로’ 4000개를 지난달 21일 서울시각장애인연합회가 주최한 흰 지팡이의 날 기념행사를 통해 후원했다.

제품 전면 상단에는 '빼빼로 아몬드'가, 하단에는 빼빼로의 브랜드 메시지인 '빼빼로로 마음을 나누세요'가 점자로 적혀있으며, 측면에도 '빼빼로 아몬드'를 점자로 새겼다. 후면에는 상자 개봉을 위한 ‘열림’ 표기를 적용해 취식 편의성을 높였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4월부터 점자 및 노치 표기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 ‘나100%우유’ 3L에만 적용했던 점자 표기를 ‘나100% 우유’ 2.3L와 ‘아침에주스’ 대용량 제품까지 확대한 것이다. 서울우유는 점자 및 노치 표기 제품 수를 점차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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