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8일(현지시간) 야후 뉴스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이르면 내주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 금지를 포함해 새로운 대(對)러시아 제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야후 뉴스는 이날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호세프 보렐(Josep Borrell) 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렐 고위 대표는 "며칠 안에 집행위원회와 함께 새로운 러시아 제재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생산 국가로 이 광물은 아직 EU 제재의 영향을 받지 않은 몇 개 안되는 상품 가운데 하나다.

다이아몬드 직접 수입금지 및 우회로 차단에 동의해

그동안 일부 서방 국가에서 자체적으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량을 줄이긴 했지만,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 금지 등 제재 조처는 이뤄지지 않았다.

로이터 통신은 보렐 고위대표는 이틀 간의 G7 외무장관회의가 끝난 뒤 FT와 인터뷰에서 “새 제재안에 다이아몬드 수입 금지 조처를 포함하는 방안과 관련해 다른 G7 장관들도 지지했다”고 전했다.

보렐은 “G7 회의가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하여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수입국 중 하나인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요구했던 중대한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지적했다.

EU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전쟁자금줄을 옥죄기 위해 총 11차례 다양한 부문에 걸친 수입금지 조처 등을 포함한 대러 제재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1천800여건의 러시아 국적 개인 및 단체와 관련된 EU 역내 자산동결·입국 금지 조처 등도 포함돼 있다.

다이아몬드 시장 특성상 다른 지역 다이아몬드와 섞여 '혼합 원산지'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러시아산이 최종적으로 어디에서 판매되는지 추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또 정밀한 추적 방법 없이 단순히 수입만 금지할 경우 우회로로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EU 역시 직접 제재를 보류해왔다.

그러나 이후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직접 구매 금지를 비롯해 우회 경로 수입도 금지하는 방안이 지속 논의됐고, 다이아몬드 최대 수입국이자 EU 회원국인 벨기에도 '효과적 수입 차단' 방법을 찾는다는 전제 하에 제재에 동의하기로 하면서 EU 내부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열린 G7 회의에서 회원국들도 지지

이에 앞서 벨기에 관리들은 G7 국가 대표들에게 원석 및 가공 다이아몬드 인증에 대한 글로벌 표준을 도입하여 모든 거래자가 러시아에서 생산된 보석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을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G7 외무장관들은 "채광된 다이아몬드를 포함한 비산업용 다이아몬드"에 대해 언급하면서 "러시아가 다이아몬드 수출에서 얻는 수입을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보렐 고위 대표는 말했다.

EU가 그간 발표한 대러 제재는 대부분 G7 다른 국가들과 조율을 거쳐 광범위하게 적용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 발표될 12차 제재안 역시 같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이 밖에 EU의 12차 제재안에는 다이아몬드 외에도 G7이 시행 중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 시행 강화, 러시아 국적 개인에 대한 추가 제재 등의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집행위가 발표한 제재 초안이 시행되려면 EU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추가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야후 뉴스는 제재 조치는 러시아가 경제 제재를 회피하도록 돕는 제3국의 조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역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국이며, 2021년 수출액은 40억 달러에 달한다.

독립적인 분석가인 폴 짐니스키(Paul Zimnisky)에 따르면, 세계 천연 다이아몬드 보석 시장은 2023년 740억 달러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