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흡수가 가장 많은 지역… 산불 발생하면 온난화 수준도 커져
지구 온난화 정도에 따라 번개 빈도, 11~31% 증가
영구동토층 해빙, 온실가스 배출 30% 더 늘어날 수도

번개는 탄소 저장에서 중요한 아한대 산림에서 산불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Eos.org]
번개는 탄소 저장에서 중요한 아한대 산림에서 산불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Eos.org]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번개는 탄소 저장에서 중요한 아한대 산림에서 산불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확인되었다. 더구나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은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틴들 기후변화 연구 센터(Tyndall Centre for Climate Change Research) 매튜 존스(Matthew Jones)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의 놀라운 새로운 연구 결과다.

이 연구팀은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을 사용하여 전 세계적으로 산불 발생을 예측하고, 그것이 사람에 의해 발생했는지 아니면 자연 번개에 의해 발생했는지를 구분했다.

탄소 흡수가 가장 많은 지역… 산불 발생하면 온난화 수준도 커져

이번 연구는 산불 발화원을 세계적 규모로 밝힌 최초의 사례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원상 그대로의 온대 열대림에서 불에 탄 지역의 77%가 번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산불이 주로 인간에 의해 발생하는 열대 지역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온대림은 대부분 손길이 닿지 않고 인구도 희박하며, 주로 북반구의 외딴 아한대 숲에 위치해 있다.

연구팀은 지구가 점점 더워지면서 번개 빈도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한 기후 모델을 사용해 더 많은 통찰력을 얻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숲에서는 지구 온난화 정도에 따라 번개 빈도가 11~3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위험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번개 화재는 사람이 일으킨 화재에 비해 극도로 건조되는 기간 동안 더 크고 더 강렬하며, 외딴 지역에 더 국한되는 경향이 있어 더욱 심각하다.

팀은 이전 연구에서 기후가 따뜻하게 되면 화재를 유발하는 조건이 더 자주 발생하고 강렬해지면서 산림 가연성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지구 온난화 정도에 따라 번개 빈도, 11~31% 증가

온대림은 식물과 영구동토층 토양에 막대한 양의 탄소를 저장하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숲이다. 이 지역은 지구 표면의 약 1%만을 차지하지만 화재로 인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 이상을 차지한다.

배출 시나리오에 따르면 이 지역의 화재는 금세기 말까지 영구동토층 해빙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30% 증폭시킬 수 있다.

존슨 박사는 “아열대 산림은 식물과 토양에 밀도 높은 탄소를 가두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차단하고 지구 온난화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의 틴들 기후변화연구센터의 매튜 존스 박사.

그는 “그러나 이 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지구상의 다른 어느 곳보다 단위 면적당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우리의 연구는 온대림이 더 따뜻하고 건조한 기후와 낙뢰로 인한 발화 가능성의 증가로 인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래에 번개 점화가 증가하면 온대 산림의 방대한 탄소 저장이 불안정해질 위험이 있다. 특히 이 지역의 기상 조건이 점점 더 따뜻하고 건조해지고 전반적으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더욱 그렇다”

이 연구는 올해 봄부터 6월까지 발생한 캐나다의 기록적인 산불을 기초로 해서 연구를 진행시켰다. 이 시즌 동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 20년 평균의 4배가 넘었다.

영구동토층 해빙, 온실가스 배출 30% 더 늘어날 수도

연구팀은 “올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화재는 2020년과 2021년 시베리아 아한대 산림에서 발생한 기록적인 화재 시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산불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대기 중 탄소 농도 증가에 기여하고 추가적인 온난화를 촉진해 향후 화재 발생 가능성과 기후 변화에 따른 기타 부정적인 영향을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시 말해서 기후변화로 발생한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가 다시 기후변화를 증가시켜 다시 산불발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계속한다는 것이다.

존스 박사는 “우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가 따뜻하게 되면 번개로 인한 발화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우리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온난화로 인한 섭씨 0.1도 상승을 막는다면 산불 위험 감소로 이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화석연료 사용 증가와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것은 많은 지역, 특히 산불이 온난화에 매우 민감한 아한대 산림에서 최악의 산불 위험을 피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지구과학(Nature Geoscience)’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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