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로 북반구 거의 전체에서 대기 질이 현저하게 악화
숲이 사라져 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 떨어뜨려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2023년 캐나다 산불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면적을 태운 것으로는 역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이 산불은 캐나다 내 광대한 산림 지역을 황폐화시켰으며, 북반구 전역, 그리고 유럽과 중국에 이르기까지 대기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중국 대기물리학연구소(IAP)의 제 왕(Zhe Wang) 박사가 주도한 최근 연구는 이러한 대형 산불로 인한 지구의 환경 위기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제공한다.

2023년 캐나다 산불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면적을 태운 것으로는 역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이 산불은 캐나다 내 광대한 산림 지역을 황폐화시켰으며, 북반구 전역, 그리고 유럽과 중국에 이르기까지 대기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캐나다 산불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면적을 태운 것으로는 역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이 산불은 캐나다 내 광대한 산림 지역을 황폐화시켰으며, 북반구 전역, 그리고 유럽과 중국에 이르기까지 대기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캐나다 산불로 북반구 거의 전체에서 대기 질이 현저하게 악화

왕 박사는 “산불이 일어난 지난 7월 전 세계 언론 매체에 올린 사진에는 도시가 마치 디스토피아 영화(dystopian movie)에서나 볼 법한 숨쉴 수 없는 주황색 안개에 갇혀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러나 미립자 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대해 우리가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은 캐나다 산불이 유럽과 아시아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산불로 인한 오염 물질의 분산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중국과학원 지구 시스템 모델(CAS-ESM)의 모듈인 에어로졸 및 대기 화학 모델(IAP-AACM)을 사용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산불로 인해 북반구 거의 전체에서 대기 질이 현저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산불 시즌 동안 광범위한 대기 오염으로 인해 6가지 주요 사건이 확인되었다. 이는 캐나다와 인근 미국 모두의 대기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유럽과 아시아까지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사건으로 인해 특히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직경 2.5마이크론 이하의 초미세먼지 PM2.5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발생했다.

예를 들어, 캐나다 산불 시즌인 6월 7일 뉴욕시는 PM2.5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대기 질 지침을 초과하는 등 50년 만에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오염물질을 포함한 연기는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인해 중앙과 서부 유럽, 그리고 동아시아, 심지어 북극 지역으로도 이동해 PM2.5 수준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숲이 사라져 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을 떨어트려

산불은 대기 질에 대한 즉각적인 영향 외에도 온실가스 배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은 산불로 인한 이산화탄소 수준이 북미 지역만이 아니라 유럽과 북서 아시아 전역에서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산불로 온실가스 급증은 인간이 초래한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캐나다의 계획을 효과적으로 무효화한다는 점에서 특히 놀라운 일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공동 저자인 지파 왕(Zifa Wang) 박사는 “캐나다의 2030년 온실가스 배출 감소 계획은 1년 간의 산불로 인해 완전히 무산되었다”고 말했다.

캐나다 산불은 산림 생태계에 큰 피해를 입혔다. 통제되지 않은 화염으로 식물들이 불에 탔고, 서식지를 파괴하며 야생 동물의 먹이를 고갈시켰다.

또한, 산불의 여파로 토양 표면이 노출되어 토양 침식, 토사유출, 산사태 등 2차 재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사건들은 산불이 더 이상 전통적인 생태학적 교란이 아니라 환경 재앙으로 변모했음을 시사하는 내용들이다.

심각한 산불은 식물의 성장을 파괴하고 탄소 매장량을 고갈시키며, 숲의 자연적 연속성을 방해한다. 그 결과 숲은 관목지나 초원으로 바뀌고, 결과적으로 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을 떨어트린다.

악화되는 산불 상황은 캐나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마존 열대우림은 2019년 단 10개월 만에 9만 평방 킬로미터 이상을 태웠고, 2019~2020년에 발생한 호주 산불로 24만3000 평방 킬로미터 이상을 파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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