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지방 채무, 그림자 금융, 청년 실업 등
현 경제 상황은 진위베이쉬(金玉敗絮), 즉 빛 좋은 개살구

중국의 지방 채무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한 경제 매체의만평. 한 지방 간부가 갚아야 할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잔뜩 짊어진 모습이 무척 안쓰럽기만 하다. 중국 경제의 분명한 현실이라고 해야 한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
중국의 지방 채무 상황이 상당히 심각하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한 경제 매체의만평. 한 지방 간부가 갚아야 할 엄청난 규모의 부채를 잔뜩 짊어진 모습이 무척 안쓰럽기만 하다. 중국 경제의 분명한 현실이라고 해야 한다.[사진제공=징지르바오]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 경제는 올해 당초 목표인 5% 전후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제 당국은 내년 역시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 체감 경제는 상당히 심각하다고 해야 한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경제 주체들인 소비자들이 소득 저하로 속된 말로 '생 고생'을 하고 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현재의 경제를 진위베이쉬(金玉敗絮), 즉 빛 좋은 개살구라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내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여전히 속빈 강정, 쭉정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수년 전부터 중국 경제가 직면해온 4대 리스크를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해야 한다. 만약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진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어려움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렇다면 4대 리스크는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을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부동산 시장의 지속 침체, 지방 채무, 그림자금융, 청년 실업 등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하나씩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선 국내총생산(GDP)의 25% 전후를 지탱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예사롭지 않다. 2021년 후반기부터 완전 망가진 이후 2년 이상 헤매고 있으나 회복의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파산이 거의 확실한 거대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 에버그란데) 한곳이 갚아야 하는 부채 총액이 2조4000억 위안(元. 440조 원)에 이르는 처참한 현실만 우선 살펴봐도 좋다.

핀란드 같은 웬만한 유럽 강소국의 GDP보다 훨씬 많다. 여기에 헝다의 뒤를 행여 놓칠세라 바짝 따르는 비구이위안(碧桂園. 컨트리가든) 등의 행보를 감안할 경우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 정부가 짊어진 부채 역시 끔찍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당국은 GDP의 40%에 미치지 못하는 40조 위안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최소 두 배 이상이라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게다가 숨겨진 상당액의 '스텔스'부채까지 더할 경우 지방 정부의 채무는 거의 핵폭탄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터질 경우 아무리 중국 경제의 덩치가 크다고 해도 감당하지 못할 수 있다.

그림자금융(은행의 역할을 하나 당국의 통제는 받지 않음)의 존재도 거론해야 한다. 헝다와 비구이위안(碧桂園) 등의 부동산 개발업체에 최소 수십조 위안의 부실 채권을 제공했다 파산에 직면한 업체들이 부지기수에 이르고 있다. 줄줄이 횡액을 당할 경우 지방 부채보다 더한 엄청난 폭발력을 발휘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현재 최악의 위험 수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청년 실업 역시 가공하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지난 6월의 실업률이 21.3%를 기록했다면 정말 기가 찬다고 해야 한다. 경제 당국이 7월부터 실업률 발표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사회 전반의 안전을 송두리째 흔들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상당히 낙관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 12일 막을 내린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온중구진, 이진촉온, 선립후파(穩中求進, 以進促穩, 先立後破)’, 즉 “안정 속에서 성장을 추구한다. 성장으로 안정을 촉진하면서 먼저 세운 후 낡은 것을 깨뜨린다.”는 의미를 담은 12자를 내년 목표로 내세운 사실을 보면 현 경제를 보는 중국 당국의 시각은 더욱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4대 리스크를 하나씩 일별해보면 현실은 정말 많이 다르다고 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진짜 예상보다 훨씬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대재앙의 도래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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