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국민 간병비 부담 경감방안' 발표
내년 7월부터 간병비 지원 시범 사업...2027년부터 본격 시행
퇴원 후 환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료·간호·돌봄서비스 제공

내년부터 병원에서 간호사가 간병까지 모두 맡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중증 환자까지 확대된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내년부터 병원에서 간호사가 간병까지 모두 맡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가 중증 환자까지 확대된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연로한 부모를 모시는 가정의 걱정거리 중 하나가 부모 중 한 분이 병원에 입원했을 경우 매달 많게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사적 간병비 부담이다. '폭탄'으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간병비를 감당할 수 없어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직접 간병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앞으로는 이같은 부담을 덜수 있게 된다.

정부가 병원에서 간호사가 간병까지 모두 맡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중증 환자까지 확대하고, 의료 필요도가 높은 요양병원 입원 환자에게는 간병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내년부터 시행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 간병비 부담 경감방안'을 당정 협의를 통해 확정·발표했다. 현재 연인원 230만명 수준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이용자를 2027년 400만명까지 늘리고, 통합서비스 확대를 통해 10조원대 간병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게 목표다.

정부는 현재 경증 환자 병동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간호·간병 통합병동 서비스를 중증 환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또 수술 환자, 치매·섬망 환자 등 중증도와 간병 요구도가 높은 환자를 위한 ‘중증 환자 전담 병실’도 도입한다. 간호사들의 환자 케어 부담도 줄여준다. 간호사 1명이 환자 4명을 돌볼 수 있도록 인력 기준을 설정하기로 했다. 또 간호조무사 1명당 환자 8명을 담당하도록 한다. 이번 방안은 상급종합병원 45곳,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0곳에 우선 도입한다.

특히 중증도 높은 환자가 많은 병원일수록 간호 인력을 더 많이 배치해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의료기관과 간호인력이 받는 보상도 더 늘리는 등의 보상 제도도 도입한다.

중증 환자 비율이 높은 종합병원은 간호사 1명이 환자 5명을 간호하는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인력배치기준을 적용하고, 결원을 보충하는 '대체 간호사'를 2개 병동당 1병씩 지원한다. 현재 10병실당 1명을 배치하는 간호조무사도 3병실당 1명으로 기준을 강화한다. 지방 종합병원 및 국립대병원은 3년간 간호사 1인당 월 3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도입한다.

간호·간병 통합병동 개설 제한도 완화한다. 현재는 최대 4개 병동인 상급종합병원에서 통합병동을 개설할 수 있지만, 2026년부터는 비수도권 소재 병원에도 통합병동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6개 병동까지 허용, 환자 쏠림 현상을 방지한다.

병원 입원환자의 간병비는 물론 퇴원 후 환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료·간호·돌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병원 입원환자의 간병비는 물론 퇴원 후 환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료·간호·돌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사진은 특정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간병비 지원은 내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공적 보험을 통해 요양병원 10곳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뒤 2027년부터 본 사업으로 전환한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간병비 지원을 받는 환자는 외부기관의 판정을 거쳐 의료 필요도와 간병 필요도가 모두 높은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했다. 병원도 의료 필요도 수준이 높은 환자가 많은 곳만 지원한다. 간병비 지원 대상 병원과 환자를 엄격히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퇴원 후 환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료·간호·돌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간병인력 공급기관 관리기준을 마련하고 등록제를 도입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로 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은 노인을 모시고 사는 가정에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병원비보다 더 부담이 큰 간병비 때문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간병비로 고민하는 가정에 실질적 혜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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