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 등 소비자 외면
2030년까지 신차 판매의 50% 목표, 그러나 현재 10.8%에 불과
전기차업체, 생산계획 축소하거나 가격인하 추세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훨씬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을 장려하고 있지만 비싼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 때문에 전환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완전 전기 자동차 판매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판매량은 2022년에 비해 50% 이상 증가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훨씬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비싼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 때문에 전환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Freepik free photo]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이 예상보다 훨씬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비싼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 등에 대한 소비자 우려 때문에 전환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Freepik free photo]

비싼 가격과 주행거리, 충전소 부족 등 소비자 외면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최근 몇 달 둔화하면서 자동차업체들이 생산계획을 축소하거나 일부 투자를 보류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자동차 판매의 절반을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로 구성하기를 바라지만 이들 무공해 차량은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된 신차의 10.8%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전기차 보급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엇보다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충전소가 부족하고 자주 고장나는 문제를 해결해야 새로운 기술을 좋아하고 소득이 많은 일부 소비자뿐만 아니라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전기차를 탈 생각이 없는 중산층을 더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6년까지 전기차 충전소 50만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며 이를 위해 인프라법을 통해 보조금 75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흐름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지난 10월 제너럴모터스(GM)는 내년 중반까지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기하고, 미시간주에 건설하기로 했던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도 1년 연기했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 전기차 생산을 줄이고 배터리공장 등 전기차와 관련된 12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연기한다고 10월에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내년 F-150 라이트닝 전기 트럭 생산량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전기차업체, 기대에 못 미쳐 생산계획 축소, 가격인하 추세

WP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도 멕시코 전기차공장 건설 속도를 늦췄다고 전하면서 최근의 흐름은 당초 낙관적인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의 마이클 크레브스는 "소비자가 전기차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줄어들면서 자동차업체들이 장밋빛 전망에서 현실로 돌아섰다"며 "그래서 업체들은 전기차 출시를 늦추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올해 1∼10월 전기차 판매는 86만9천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전기차 판매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다. 그러나 성장세가 2년 전보다 줄었고 일부 자동차업체의 전망보다도 낮았다.

포드자동차의 존 롤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0월 "전기차 판매가 성장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지만 계속 성장은 하고 있다"면서 "다만 우리와 자동차산업에서 기대한 것보다 속도가 느리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야 신규 충전소 건설이 시작되고 있으며 지금 규모의 보조금만으로는 전국에 광범위한 충전망을 갖추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충전소를 짓기 위해 전력회사와 협력하고, 인허가를 받고, 장비를 구매해 설치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또 전기차를 타면 장기적으로 연료비를 아낄 수 있어 경제적으로 이득이라는 점을 소비자에게 잘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경쟁이 늘면서 최근 전기차 가격은 인하되는 추세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 11월 미국 소비자가 전기차를 사기 위해 지불한 평균 가격은 5만2천345달러로 자동차 시장 전체 평균보다 8.5% 높았는데 1년 전에는 평균보다 30% 이상을 더 줘야 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전기차 판매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중고차 시장에서도 전기차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18일 현재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전기차 740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 11월 평균 가격은 전월 대비 최대 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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