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살충제 살포가 꿀벌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일리노이 대학 어바나-샴페인 캠퍼스(UIUS) 연구팀은 살충제 살포와 관련해 잘 알려지지 않은 측면, 즉 이러한 꿀벌의 후각에 미치는 영향과 중요한 사회적 상호 작용에 대한 잠재적인 결과를 밝혀냈다.

꿀벌은 의사소통이 중요한 매우 역동적인 공동체를 구성하는 곤충이다. 그들은 공동체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페로몬으로 알려진 화학적 신호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후각은 꿀벌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기관이다.

꿀벌, 페로몬을 이용해 의사소통… 후각에 문제 일으켜 소통 불가능하게 되

미래의 여왕벌과 일벌을 양육하는 임무를 맡은 간호사벌(nurse bees)은 이 페로몬을 사용하여 벌통의 어둠 속에서 유충들을 모니터링한다.

유충은 먹이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특정 페로몬을 방출하고, 일벌은 군집에 위험을 알리기 위해 경보 페로몬을 생성해서 보낸다.

따라서 이러한 화학적 신호가 왜곡되거나 정확하게 인식되지 않으면 당연히 전체 공동체의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수년 동안 과학자들은 2007년 이후 벌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살충제가 주요 문제라는 사실을 경고해 왔다. 꿀벌 연구에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곤충학자인 UIUS의 메이 베렌바움(May Berenbaum) 교수는 살충제의 영향에 대해 놀라운 반전을 제시했다.

바렌바움 교수는 "수년 동안 살균제(fungicides)는 곰팡이 표적을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곤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가정해 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놀랍게도 살충제 외에 살균제도 꿀벌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 두 가지 성분이 결합될 경우 곤충의 군집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매년 미국 꿀벌의 3분의 2를 사육하는 아몬드 과수원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기에서 살포되는 살충제에는 이 화학물질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첨가되는 보조제들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보조제는 전통적으로 무해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다른 살충제와는 달리 엄격한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다.

특히 미래의 여왕벌에 로얄제리 공급하는 ‘간호사 벌’ 타격 입어

바렌바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그녀는 “보조제를 단독으로 사용하거나 살균제 및 살충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꿀벌에게 독성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로얄 제리를 만들어 공급해 건강한 여왕벌을 생산하는 데 중요한 간호벌의 건강은 특히 이러한 화학적 조합으로 인해 위험에 처하게 된다.

베렌바움 교수는 “여왕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한 여왕벌이 생산되지 않으면 공동체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연구팀은 보조제 다인-아믹(Dyne-Amic), 살균제 틸트(Tilt) 및 살충제 알타코아(Altacor)를 사용하여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팀은 꿀벌을 네 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에 이러한 화학 물질과 관련된 다양한 처리 방법을 노출시켰다.

그런 다음 전자안테노그래피(electroantennography)라고 알려진 기술을 사용하여 화학물질 노출 환경에서 페로몬과 함께 꿀벌의 더듬이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점검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화학 물질에 오염된 꽃가루를 섭취하는 간호 꿀벌이 의사 소통을 위한 특정 페로몬 전달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 발견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살충제가 꿀벌의 의사소통을 방해하여 중요한 사회적 신호 전달을 가로막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꿀벌 의사소통의 복잡성과 외부 화학물질에 대한 민감성을 계속해서 밝혀내면서, 이러한 중요한 수분 매개체인 꿀벌의 보존을 위해 농업 관행을 재평가하고 개혁할 긴급한 필요성도 발견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전체 연구 내용은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저널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