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매년 37만 명의 ‘젊은 치매’ 환자 발생
한창 일할 나이… 가족과 사회에 미치는 파장 커
젊은 치매에 영향 미치는 위험 요인 15가지가 확인
건강 및 생활 습관으로 치매 조기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최근 과학자들은 전통적인 지적과는 다른 치매의 조기 발병 위험 요소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약을 이루는 연구를 제시했다.

과학자들은 치매라는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유전적 이유를 제시해왔다. 그러나 영국의 공동 연구팀이 주도한 최근 연구 결과는 이러한 믿음에 도전하고 있으며, 혁신적인 예방 전략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영국 엑시터 대학과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진행한 광범위한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연구 소속 65세 미만의 35만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치매 '젊은 치매'가 긎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매가 모두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서 상당 부분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따라서 라이프스타일을 빠꾸면 치매도 예방가능하다. [사진=Harvard Health]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치매 '젊은 치매'가 긎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매가 모두 유전적 요인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서 상당 부분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따라서 라이프스타일을 빠꾸면 치매도 예방가능하다. [사진=Harvard Health]

전 세계적으로 매년 37만명의 ‘젊은 치매’ 환자 발생

이 바이오뱅크에는 ​ 영국인의 유전자, 생활 습관, 건강정보, 생물학적 표본 등 바이오의학 데이터가 담겨 있으며, 연구팀은 최장 15년간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 대해 2006~201년 유전적 소인부터 생활 습관, 환경적 영향 등 위험 요소를 조사하고,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참가자는 2021년 3월 말까지, 웨일스 지역 참가자는 2018년 2월 말까지 위험 요인과 조기 치매 발병 간 연관성을 조사했다.

​잠재적 위험 요인에는 교육 및 사회경제적 수준 같은 사회인구학적 요인과 아포지단백E(APOE) 등 유전 요인이 포함돼 있다.

또한 신체활동, 음주, 흡연, 사회적 고립 등 생활 습관 요인,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등 환경 요인, 고혈압과 당뇨 등 건강 요인, 비타민D 등 혈액 표지 인자, 우울과 불안 등 심리 요인 등 39가지가 포함됐다.

이 연구는 유전학부터 생활 방식 및 환경 영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요인을 조사한 것으로 연구의 규모와 통찰력의 깊이가 독특하다.

한창 일할 나이… 가족과 사회에 미치는 파장 커

치매 조기 발병은 65세 이전에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7만 명의 새로운 젊은 치매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젊은 치매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엑시터의 데이비드 릴월린(David Llewellyn) 교수는 이러한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번 연구는 치매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큰 진전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빅데이터의 협력과 활용이 중요 해졌다. 복잡한 치매의 복잡성을 계속해서 해결하면서, 예방과 보다 표적화된 치료 전략을 위한 유망한 길을 열어준다”고 설명했다.

마스트리히트 대학의 스테비 헨드릭스(Stevie Hendriks) 교수는 조기 발병 치매가 특히 인생의 전성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헨드릭스 교수는 “젊은이에게 발병하는 치매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직업을 갖고 있고, 부양해야 할 자녀가 있고, 바쁜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치매 환자를 위한 자선단체인 ARUK(Alzheimer’s Research UK)의 임상 연구 책임자인 레아 머살린 박사.

그는 “젊은 치매의 원인은 유전적이라고 추정되지만, 많은 사람들의 경우 실제로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 연구를 통해 다른 위험 요인도 조사하고 싶었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건강 및 생활 습관으로 치매 조기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연구팀은 “우리는 노년기에 치매가 발병하는 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일련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노화라는 신체적 요인 외에도 만성 스트레스, 외로움, 우울증 등 정신 건강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이러한 요인들이 젊은 치매 발병에 분명히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었다. 또한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우리는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영국의 치매환자를 위한 자선단체인 ARUK(Alzheimer’s Research UK)의 임상 연구 책임자인 레아 머살린(Leah Mursaleen) 박사는 “이 연구는 치매 위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혁신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머살린 책임자는 “이 분야에 대한 지식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이러한 발견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는 치매 위험에 대한 이해의 변화를 목격하고 있으며 잠재적으로 개인 및 사회 수준 모두에서 치매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최근 몇 년간 치매가 흡연, 혈압, 청력 상실 등 수정 가능한 12가지 특정 위험 요인과 연관되어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치매 사례 10건 중 최대 4건이 이러한 요인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인정되었다”고 지적했다.

요약하면, 이 연구는 조기 발병 치매의 원인 요인에 대한 기존 개념에 도전하는 동시에 조정 및 예방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위험 요인에 대한 이해를 넓힘으로써 이 연구는 치매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의 길을 열어주고, 영향을 받는 많은 개인과 그 가족에게 희망을 제공한다.

이 연구는 미국 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신경학'(JAMA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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