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시당국, 11월 빈대 급증은 “파리 패션” 때문이라고 저격
이미지 관리 나선 호텔들, 방문객 몰리기 전 조기 점검
빈대 증가 전 세계적인 추세, ‘빈대 공포증’으로 병원 찾아

최근 빈대의 근원지로 악명 높은 파리가 하계 올림픽을 엎두고 빈대를 사전에 처리하기 위한 '빈대 탐지견' 업체가 인기리에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Western Pest Services]
최근 빈대의 근원지로 악명 높은 파리가 하계 올림픽을 엎두고 빈대를 사전에 처리하기 위한 '빈대 탐지견' 업체가 인기리에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Western Pest Services]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 해충 빈대의 영어 이름은 ‘베드 버그(bed bug)’이다. 단어가 이야기하듯이 사람이 자는 침대에 침입해 피를 빠는 귀찮은 해충이다.

한 때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진 이 빈대가 전세계적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빈대공포증’이라는 새로운 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도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월 뉴욕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2023년도 뉴욕시에서 ‘빈대 침입’으로 인한 민원 보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증가해 놀라운 수준에 이르렀다.

뉴욕 시당국, 11월 빈대 급증은 “파리 패션” 때문이라고 저격

이 매체가 단독 입수한 데이터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10월 31일 사이에 보고된 이 흡혈 해충으로 인한 사례는 2667건으로 전년도의 2276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매체는 방역전문가들을 인용해 뉴욕시의 빈대 급증을 뉴욕에서 열린 '파리 팬션위크' 행사 탓으로 돌렸다.

이미 빈대가 만연한 프랑스의 주요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뉴욕에 대거 입국하면서 빈대도 따라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패션을 자랑하는 패션의 도시 파리가 뉴욕에서 빈대가 창궐하게 된 근원지로 지목되면서 위신과 이미지가 완전 구겨진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프랑스 영화관과 기차, 학교 등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하자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파리, 빛의 도시인가 물림(bite)의 도시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프랑스의 '빈대 사태'를 혹독하게 꼬집었다.

뿐만이 아니다. 영국 BBC방송도 "2024년 올림픽을 앞두고 빈대가 급증하면서 파리가 빈대 공포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최근 외신보도에 따르면 올해 7∼8월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파리에서 '빈대 탐지견'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을 6개월 이상 앞두고도 파리 호텔들이 빈대 탐지견 업체에 예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흡혈 해충인 빈대는 그동안 사라진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를 새로운 빈대 발생지로 지목하고 있다. [사진=Bed Bugs.org]
흡혈 해충인 빈대는 그동안 사라진 것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를 새로운 빈대 발생지로 지목하고 있다. [사진=Bed Bugs.org]

이미지 관리 나선 호텔들, 방문객 몰리기 전 조기 점검

이들 업체는 후각이 뛰어난 비글이나 래브라도, 저먼 셰퍼드 같은 견종을 훈련시켜 '빈대 수색'에 투입하고 있다.

‘시노스캔'이라는 탐지견 업체를 운영하는 올리비에 그레모도 올림픽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호텔 투숙객이 빈대를 보려고 평소보다 두 세배 비싼 값을 치르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참지견협회 세바스티앙 피조카로 회장은 "호텔 입장에선 숙박 예약 사이트에 빈대 사진이 올라와 안 좋은 소문이 퍼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에 추가 예방 검사를 요청한다"며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전에 감염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파리의 호텔이 빈대 탐지견까지 써가며 예방에 나서는 건 지난해 프랑스 내 빈대 출몰 소식이 전 세계에 퍼져 망신살이 뻗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과 영국 등이 빈대 근원지를 프랑스로 지목하면서 파리의 이미지는 더욱 더 구겨졌다.

시 당국은 올림픽 기간 동안 1천만명 정도가 파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유치를 하려면 그동안 추락한 이미지 관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