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최근 과학자들은 소변 색이 노란 이유를 밝혀냈다. 소변을 노랗게 만드는 미생물 효소가 바로 그 이유다.

4일(현지시간) 학술지 ‘네이처 생물학(Nature Microbiology)’ 저널 최근호에 게재된 논문에서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와 국립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공동 연구팀은 소변에 노란색을 띠게 하는 미생물 효소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변의 노란색은 이 장내 미생물 효소가 적혈구 잔해를 분해할 때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적혈구 수명 다해 분해될 때 ‘빌리루빈 환원효소’ 주황색 색소 부산물 나와

‘빌리루빈 환원효소(bilirubin reductase)’라고 불리는 이 효소의 발견은 황달 및 염증성 장 질환과 같은 질병에서 장내 미생물군집의 역할에 대한 추가 연구의 길을 열었다.

연구팀을 이끈 메릴랜드 대학 세포 생물학 및 분자 유전학과의 브랜틀리 홀(Brantley Hall) 교수는“이번 효소 발견으로 마침내 소변의 노란색 뒤에 숨겨진 미스터리를 풀었다”고 말했다.

홀 교수는 "일상적인 생물학적 현상이 오랫동안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며, 우리 연구팀이 이 미스터리를 설명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과학자들이 한 세기 넘도록 풀지 못했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됐다며 이 결과를 앞으로 황달과 염증성 장 질환 같은 질병을 포함한 장 건강에 대한 연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적혈구의 수명은 보통 6개월이다. 이후 적혈구가 분해되면 담즙 색소의 하나인 빌리루빈(Bilirubin) 이라는 밝은 주황색 색소가 부산물로 생성된다

빌리루빈은 일반적으로 장으로 분비되어 장에서 배설되지만 부분적으로 재흡수 될 수도 있다. 과도하게 재흡수 되면 혈액에 빌리루빈의 축적을 초래할 수 있으며, 황달(피부와 눈이 노랗게 변하는 상태)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장에 들어가면 여기에 서식하는 상재균(常在菌, resident flora)이 빌리루빈을 다른 분자로 전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소변 색깔에 관한 과학적 수수께끼를 푸는 것 외에도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생물 효소와 황달 및 염증성 질환과의 관계 연구에 새로운 길 열어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은 거의 모두 빌리루빈 환원효소를 가지고 있지만 신생아와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종종 이 효소가 없는 경우가 있다며 빌리루빈 환원효소의 부재가 유아 황달과 색소성 담석 형성을 일으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장내 미생물은 황달과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알레르기, 관절염, 건선 등 다양한 질병과 연관돼 있다며 이번 발견으로 장내 미생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공동 저자이자 NIH 조사관인 샤오팡 지앙(Xiaofang Jiang) 박사는 "이제 이 효소를 확인했으므로 장내 박테리아가 빌리루빈 수치와 황달과 같은 관련 건강 상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견은 장과 간 사이의 상호 간의 축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한 연구”라고 강조했다.

황달과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장내 미생물은 알레르기부터 관절염, 건선까지 다양한 질병 및 건강 상태와 연관되어 있다.

이 최신 발견은 사람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장내 미생물군집의 역할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에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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