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김민수 기자 】 극심한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지난해 한국은행(이하 한은)에서 돈을 빌려 쓰는 이른바 '마이너스 통장(마통)'을 117조원이 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해간 누적 금액은 총 1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정부 지출이 크게 늘었던 지난 2020년(102조9130억원)보다 약 15조원 많은 규모다. 

이 기간 정부가 작년 한은에 지급한 이자도 1506억원에 달한다.

이는 모두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이처럼 정부가 '한은 마이너스통장'을 역대 최대 규모로 이용했다는 것은 세출에 비해 걷힌 세수가 부족해 급전을 끌어 쓴 일이 잦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10월까지 누적으로 정부의 총수입(492조5000억원)에서 총지출(502조9000억원)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0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너무 많은 돈을 자주 빌리면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저희(한은) 입장에서 세수가 한 달 뒤 들어오기 때문에 지금 쓰겠다고 하면 그것(일시대출)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면서 "일시차입금 제도는 단기 유동성을 조절할 때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연속적으로 빌렸을 경우에는 기조적으로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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