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탓만이 아니다…다양한 변수를 이해해야
기온 올라가면 지역마다 꿀벌 활동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 따로 미쳐
토지 사용 관행도 큰 영향… 콩 재배 지역에서는 꿀 생산 줄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과학전문 사이트 어스닷컴(Earth.com)은 최근 미국의 꿀 생산은 1990년대 이후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꿀 생산자와 과학자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PSU)의 연구를 인용해 “이 대학의 과학자들은 꿀 생산 감소의 미스터리를 밝히고 50년에 걸친 광범위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중요한 통찰력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미국 농무부(USDA), 국립농업통계청(NASS), 그리고 USDA 산하 농업청(FSA) 등이 관리하는 데이터를 포함해 광범위한 자료를 사용했다.

미국의 꿀 생산은 1990년대 이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살충제 사용과 함께 토지 이용 관행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어스닷컴]
미국의 꿀 생산은 1990년대 이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와 살충제 사용과 함께 토지 이용 관행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어스닷컴]

기후변화 탓만이 아니다…다양한 변수를 이해하면 이점도 있어

팀은 미국 대륙 전역에서 꿀벌 군집 당 평균 꿀 생산량, 토지 사용 패턴, 제초제 사용, 기후 조건, 기상 이상, 그리고 토양 생산성과 같은 다양한 변수를 꼼꼼하게 조사했다.

분석 결과, 꿀 수확량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여러 요인들의 복잡한 상호 작용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이 연구는 수분 매개자인 꿀벌에 토지 보존 프로그램의 감소와 제초제의 광범위한 사용을 포함해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강조했다. 다양한 불규칙한 날씨 패턴과 함께 이러한 요인은 꿀 생산의 변동과 커다란 관련이 있다.

토양 생산성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미국의 따뜻한 지역과 추운 지역 모두 토양이 더 생산적일 때 꿀 수확량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작물 성장만이 아니라 꿀벌에게 필수적인 꽃 자원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토양의 물리적, 화학적, 그리고 생물학적 특성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연구를 이끈 PSU의 곤충학 및 수분 매개 전문가인 가브리엘라 퀸란(Gabriela Quinlan) 박사는 양봉업자들과 수차례의 만남과 여러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난 후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퀸란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1992년 이후 기후와 꿀 수확량 사이의 상관관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 변화가 꿀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기온 올라가면 지역마다 꿀벌 활동에 긍정적 부정적 영향 따로 미쳐

퀸란 박사는 “기후 변화가 계속해서 꿀 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 결과는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기후가 더 따뜻하게 되고, 온화해짐에 따라 주요 꿀 산지인 ‘대평원(great Plains, 북아메리카 로키 산맥 동쪽의 대평원)’에서 수분 매개자 자원이 감소할 수 있는 반면, 기후 조건이 더 따뜻하게 되는 대서양 중부에서는 자원이 증가할 수 있다”고 그녀는 예상했다.

공동 저자인 크리스티나 그로징거(Christina Grozinger) 교수는 과학자들이 이전에 많은 요인들이 꽃이 피는 개화식물의 꽃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전 연구는 미국의 한 지역에서만 수행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로징거 교수는 “이 연구에서 정말 독특한 점은 미국 대륙 전역에서 수집된 50년 간의 데이터를 통해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이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서 지역에 따라 꿀벌이 서식하기에 좋은 곳도 있고, 좋지 않은 곳도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기회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PSU)의 곤충학 및 수분 매개 전문가 가브리엘라 퀸란 박사. 

"이를 통해 우리는 꿀벌을 비롯해 다른 수분 매개자의 꿀 이용 가능성을 둘러싸고 토양, 생태 지역 기후 조건, 연간 날씨 변화, 토지 이용 및 토지 관리 관행에 따른 역할을 실제로 조사할 수 있었다”고 그로징거 교수는 설명했다.

토지 사용 관행도 크게 영향 미쳐… 콩 재배 지역에서는 꿀 생산 줄어

이 연구는 또한 꽃 자원 가용성의 중요한 문제에 대해 조명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독특한 기후와 토양 특성을 바탕으로 거기에 걸 맞는 다양한 꽃식물 재배를 지원한다.

꿀벌 친화적인 풍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꽃이 풍부한 지역을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퀸란 박사는 "꿀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꽃의 가용성이다. 꿀벌은 다양한 꽃식물에서 즙(nectar)을 모아서 꿀로 바꾸는 정말 좋은 채집자”라고 말했다.

그녀는 “양봉업자들은 꿀 생산이 줄어들면, 우선적으로 수분 매개자인 꿀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꽃 자원이 더 적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어떤 환경적 요인이 이러한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꿀 생산 감소 이유에 대한 조사는 토양 생산성의 중요성에 대한 흥미로운 발견으로 이어졌다. 토양 생산성은 꿀벌이 적합한 지역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상대적으로 탐구가 덜 된 분야다.

또한 연구팀은 토지 이용 변화가 꿀 수확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콩 재배지는 꿀 생산에 별 도움이 안 된다. 또 꽃이 피는 잡초를 제거하면 꿀벌에게 필수 영양 공급원이 박탈될 수 있기 때문에 제초제의 사용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퀸란 박사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양봉업자들이 꿀 수확량을 예측하고, 수분 매개 서비스를 이해하고, 수분 매개자인 꿀벌의 공동체와 생태계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모델 및 설계 실험을 개선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결론지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환경 연구 회보(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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