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의 중요성, 그동안 생태계 보존 노력에서 간과 돼
수천종의 어류가 살아… “지하 자원을 넘어서 서식지로 인정받아야”
독일의 경우, 30%의 지하수가 화학물질로 오염돼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환경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시대다. 최근 한 국제적인 연구는 그동안 간과된 지하수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면서 지하수 보호를 강조하고 나섰다.

독일 마인츠 대학 연구원들은 지하수의 중요성을 재정의하여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생태계의 하나로 분류했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지하수가 환경은 물론 기후변화, 그리고 생물다양성의 생태계에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하수는 대부분의 강과 호수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하수는 자원으로만 분류돼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그러나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존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사진=United Nations]  
지하수는 대부분의 강과 호수의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하수는 자원으로만 분류돼 보호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그러나 생태계와 생물다양성 보존에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사진=United Nations]  

지하수, 그동안 생태계 보존 노력에서 간과돼…수천종의 어류가 살아

지구상의 생명체가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지하수의 중요성은 그동안 간과돼 온 것이 사실이다.

마인츠 대학의 로베르트 라이네케(Robert Reinecke) 교수 등이 주도한 연구팀은 지하수를 중요한 생태계로 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라이네케 교수는 “지하수는 그 자체로 주요 생태계일 뿐만 아니라 지구 표면의 생태계와도 중요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하수는 얼지 않은 담수를 저장하는 지구상 최대 규모의 저수지이며, 전 세계 도시 인구의 식수 수요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다. 덴마크와 같은 국가에서는 식수를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1000입방킬로미터의 지하수가 지구 표면으로 펌핑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자연적으로 보충되는 지하수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소비하고 있다”고 라이네케 교수는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과잉 소비로 인해 가장 큰 지하수 유역의 약 3분의 1이 고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생태계의 지하수 의존도는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보존 노력에서 일관되게 무시되어 왔다. 전체 표면적의 약 52%가 지하수와 큰 상호작용을 한다.

지하수는 습지, 강, 기타 지표수 지역에 공급되므로 이러한 상호 작용은 매우 중요하다. 라이네케 교수는 "이러한 맥락에서 상호 작용은 강과 호수의 물이 지하수로 유입되고, 다시 지하수가 지표면으로 올라와 습지, 강 및 기타 지표수 지역에 공급되는 순환과정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라이네케 교수는 “지하수는 동굴어(cavefishes), 눈먼 뱀장어(blind eels), 투명 새우(transparent shrimp) 등 수천 종의 다양한 지하 생물들의 귀중한 서식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지하수에는 수천 종의 물고기가 살 고 있다. 따라서 지하수는 단순한 지하자원을 넘어 서식지로 분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식지가 되면 그만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지하수에 서식하는 동굴어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지하수에는 수천 종의 물고기가 살 고 있다. 따라서 지하수는 단순한 지하자원을 넘어 서식지로 분류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서식지가 되면 그만큼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지하수에 서식하는 동굴어의 모습. [사진=위키피디아] 

“지하자원 넘어 서식지로 인정받아야”… 독일 지하수 32% 이미 화학물질 오염

연구팀은 “생태계로서 지하수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은 표면 생물군계를 보존하는 데 있어 지하수의 중요한 역할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지하수의 전 세계적 보전을 시기 적절하게 촉진하기 위해 우리는 중요 종들을 지하수에 끌어들여, 종의 개념을 생태계 영역으로 승격시킬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라이네케 교수는 독일에서는 지하수는 법적으로 서식지로 인정되지 않고 단지 자원으로만 간주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호 노력과 조치는 제한된다.

그는 주로 질산염과 살충제 오염으로 인해 독일 지하수의 약 32%에서 화학적 품질이 좋지 않다는 독일 환경청의 데이터를 인용하면서 지하수에 대한 정책 변화의 긴급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

연구팀은 지상과 지하 생태계의 교차점으로 지구의 건강을 유지하는 중요한 지하수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물은 지구상의 생명체에게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우리가 지구의 담수 자원의 생태학적 보존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전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의 방식도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라이네케 교수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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