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L수치 높으면 치매 위험도 증가해…노인의 경우 더 심해
치매 발병 위험 27% 높아… 75세 이상의 경우 45%까지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호주 모나시 대학이 주도한 최근의 한 연구는 소위 "좋은 콜레스테롤(good cholesterol)”에 대한 전통적인 고정 관념에 놀라운 반전을 제기한다.

고밀도지질단백질(HDL: low density lipoprotein)로 알려진 “좋은 콜레스테롤”이 심혈관에 좋다는 오랜 평판과는 달리, 높은 수준의 HDL은 이제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콜레스테롤” HDL과 대비되는 “나쁜 콜레스테롤”은 저밀도지질단백질(LDL: low density lipoprotein)을 일컫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밀도지질단백질(HDL)로 알려진 “좋은 콜레스테롤”이 심혈관에 좋지만 높은 수준의 HDL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어스닷컴]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밀도지질단백질(HDL)로 알려진 “좋은 콜레스테롤”이 심혈관에 좋지만 높은 수준의 HDL은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어스닷컴]

HDL수치 높으면 치매 위험도 증가해…노인의 경우 더 심해

전통적으로 HDL은 심혈관 건강에 대한 역할로 유명해졌다. 이는 혈액에서 콜레스테롤을 흡수하한 다음, 이를 제거하기 위해 간으로 운반하기 때문에 "좋은" 것으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은 콜레스테롤 입자를 몸 전체로 운반하여 심장 질환과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동맥 내 플라크(plaque) 축적의 원인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유명 학술지 ‘란셋 지역 건강-웨스턴 퍼시픽(Lancet Regional Health – Western Pacific)’ 저널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는 HDL과 뇌 건강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시사한다. 다시 말해서 높은 HDL 수치와 치매 위험 증가 사이에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모나시 대학 연구팀은 65세 이상 1만8600명 이상으로 6년 동안 추적한 결과 이런 결론을 내렸다. 이 기간동안 참가자 중 4.6%가 치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놀라운 사실은 “좋은 콜레스테롤” HDL 수치가 매우 높은 사람은 치매 발병 위험이 27% 증가했다. 더구나 HDL 수치가 높은 7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치매 위험은 42%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연구팀은 이러한 높은 HDL 수치에 따른 치매 위험 증가는 신체 활동, 교육, 당뇨병, 흡연, 또는 음주와 같은 다른 전통적인 치매 위험 요소와 무관하다는 증거도 제시했다. .

연구팀은 HDL의 "매우 높은" 수준을 80mg/dL 이상으로 정의했다. 이러한 지적은 연구에서 거의 드문 일로 일반적인 식단 요인과는 관련이 없지만 잠재적으로 근본적인 대사 장애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치매 발병 위험 27% 높아… 75세 이상의 경우 452%까지

그러나 제1 저자인 모나시 대학 보건대학원의 수석 연구원인 모니라 후세인(Monira Hussain) 박사는 이러한 현상을 좀더 이해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세인 박사는 "우리는 HDL 콜레스테롤이 심혈관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연구는 뇌 건강의 맥락에서 매우 높은 HDL 콜레스테롤의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수명 연장으로 치매 환자가 급속히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치매 환자는 580만 명으로, 2050년까지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Harvard Health}

이 연구의 의미는 과학계를 넘어 잠재적으로 의료 행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쉽게 측정할 수 있고 생활방식 변화를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은 치매 위험의 잠재적인 바이오마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약 580만 명의 미국인이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으며 주로 65세 이상 노인에서 나타난다. 이 숫자는 2050년까지 거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지만 뇌에 비정상적인 단백질 생성돼 축적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좋은 콜레스테롤” HDL: 건강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이 단백질은 동맥 또는 세포에 존재하는 과다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여, 결국 체내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간으로 전달된 콜레스테롤은 담즙산(bile acid)로 전환되어 담즙으로 분비된다. HDL 콜레스테롤의 부신, 난소, 고환으로의 전달은 스테로이드 호르몬 합성에 매우 중요하다. HDL 농도의 증가는 동맥 안에서 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의 가능성을 낮추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 LDL: 흔히 건강에 나쁜, 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로 인식된다. LDL이 동맥에 쌓이게 되면, 지방질의 왁스 같은 플라크(plaque)를 형성하여 심장마비나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트레스가 LDL의 증가로 연결된다는 보고가 있다. 체내에 LDL의 증가를 막기 위해서 카놀라유(canola oil) 등 가공된 식물성 기름, 감자칩, 과자류, 정제된 곡물, 초콜릿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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