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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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 또 새로운 해가 밝았다.

행동경제학 글을 쓴지도 벌써 만 3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니 뉴스퀘스트를 통해 새해 인사를 세 번은 했으리라 짐작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맞는 말이지만, 한 해가 지나갈수록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원하는 것들은 분명 많아지고 달라지는데, 이는 곧 책임감과 직결된다.

예를 들어 새로운 해가 시작되게 되면 가정을 꾸린 사람들은 삶의 무게가 달라진다.

특히나 자녀가 있게 되면 자녀의 학년 변화 때문에 양육비도 늘어나지만, 때에 따라서 대학 진학 등 아주 중요한 문제를 같이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직장에 다녀도 마찬가지이다.

진급이라도 하게 되면 더 많은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이 오기도 하고, 직급이 바뀌지 않더라도 한 살 더 먹은 직장인에게 회사는 경험으로부터 오는 지혜를 더욱 많이 요구하기 마련이다.

이렇듯, 한해가 시작되었다는 의미는 내가 더욱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들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2024년을 맞아 더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우리는 작년보다 더욱 전문가가 되어야만 남들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인정받으면서 살 수가 있다.

우리가 전문가로서 좋은 결정을 내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인생에 정답이 없다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좋은 결정, 나쁜 결정에 대한 기준이 대부분 경우에는 없다.

지금 내린 결정이 단기냐 장기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의 의사결정 때문에 나쁜 결과 혹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 인과관계가 명확한 경우도 그렇게 많지 않다.

더군다나 어떤 것이 좋은 결과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과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로 예를 들어보자.

판사가 어떤 판결을 내렸을 때, 이 판결이 모든 국민들이 100% 동의할만한 판결이 몇이나 될까?

가습기살균제 피해 관련한 재판에서 1심에서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에게 무죄를 선고했었으나 2심에서는 일부 유죄가 인정되어 실형을 선고했다.

이렇게 판결이 바뀐 부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지만, 형량이 부족하다고 해서 여전히 불만족인 사람도 있다.

학교폭력이나 이성폭력에 대한 판결이 나올 경우, 대부분 댓글은 판결을 비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아주 사소한 분야로 좁혀보자.

우리는 정답이 없는 분야에 대한 답을 수시로 해야 한다.

‘이번 회식장소 어디로 할까요?’, ‘아빠, 어떤 음료 사올까요?’ 등에 대한 답에 대해서도 오랜 경륜을 바탕으로 현명하게 보이는 대답을 해야 한다.

우리가 결정한 회식 장소에 대한 부정보다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 때, 우리는 적어도 보다 더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나이 먹으면서 늘어나는 결단들은 참과 거짓이 문제가 아니고, 정답과 오답의 문제 또한 아니며, 오히려 정답이 없는 옳고 그름의 문제이자 선호의 문제들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한 살 더 먹으면서 조금은 더 늘어난 결단의 순간들에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지는 자명하다.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첫째, 판단이 꽤나 존경받을 만하다는 감탄을 자아내기 위해서는 판단에 대한 기준들을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책이든, 기사든, 선인들의 생각이든 그도 아니면 꽤나 전문적이라고 알려진 유튜브에서 나온 정보이든, 출처가 무엇이든 간에 우리는 각 분야별 전문 지식으로 무장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할 일이다.

둘째, 덜 편향되어야 한다.

확증편향에서 보듯이 우리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들만 확인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우리가 내린 결단에 대해서 반대되는 의견이나 그에 못지 않은 대안에 대해 고민하고,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셋째,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지식보다는 경험이 우선되는 분야가 있다.

회사에서 예산 전문가라고 해보자.

타고날 때부터 예산관리 분야에서 천재적인 소질을 지닌 영재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간의 구분은 없다.

각 회사별로 있는 경리담당자는 어렸을때부터 경리회계의 영재였나?

물론 셈을 조금 더 잘하는 사람은 있겠지만, 그 일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나오는 숙련도 때문에 그 일을 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전문성을 채워 나가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위에서 말한 것들을 종합해서 남들을 설득하는 힘이다.

말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말을 아끼는 사람이 더욱 설득력이 있기도 하거니와 아무튼 나의 판단이 옳다고 여기는 굳은 믿음, 그리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설득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가 결정을 해야 하는 많은 순간을 맞이하면 할수록 우리는 정답의 문제가 아닌 판단의 문제에 맞서게 된다.

새해에는 지식과 지혜와 그리고 경험을 더욱 쌓고, 이를 바탕으로 남들을 보다 더 잘 설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결단의 순간마다 존경을 받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 필자소개 :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정태성 한국행동경제연구소 대표

2000년대 초반부터 기업의 전략, 마케팅과 스포츠 마케팅, 공공부문의 정책입안 등 다양한 컨설팅 업무를 진행해 왔다.

하지만 컨설팅 결과가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잘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고민을 하던 중, 행동경제학자인 서울대 최승주교수와 빅데이터분석 권위자인 한양대 강형구 교수와 한국행동경제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이후 정부와 기업 대상 행동경제학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강연 및 행동경제학 관련 칼럼과 영상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보다 알기 쉽게 전파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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