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으로 부패 늘면서, 각종 버섯이 자라 먹이 사슬 변하기 시작
녹색 기반의 먹이사슬에서 버섯의 ‘갈색’ 기반의 먹이사슬로 이동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미국 산림청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온난화로 인해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과 아한대 지역의 생태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알래스카와 같은 고위도 지역에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그동안 잠을 자고 있던 미생물들이 활동을 시작하자 곰팡이 일종인 버섯이 지역 동물군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는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육상 생태계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강조한다.

미국 산림청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온난화로 인해 알래스카와 같은 고위도 지역에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부패가 일어나자 곰팡이 일종인 버섯이 지역 동물군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기온 상승으로 부패 늘면서, 버섯이 주요 먹이 공급원으로 등장

1억 1300만 에이커에 달하는 내륙 지역의 알래스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온난화를 목격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의 영구 동토층이 해빙되면 막대한 양의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어 지구 온난화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상당한 부패 과정이 시작된다.

이러한 기존의 시스템의 붕괴는 지상 및 지하 먹이사슬에 탄소를 주입하게 되고, 에너지 흐름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러한 시스템에 의존하는 종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 산림청의 태평양 북서부 연구소 소속 야생생물학자인 필립 맨릭크(Philip Manlick) 박사는 뉴멕시코 대학과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 대학의 연구원들과 함께 이 현상을 조사했다.

초점은 툰드라 들쥐를 포함하여 북극 및 아한대 산림 동물 4마리에 맞췄다. 연구의 핵심은 식물, 박테리아, 그리고 곰팡이에 의해서만 생성되는 필수 아미노산의 탄소 동위원소 "지문(fingerprint)"을 분석하는 작업이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를 통해 연구자들은 "녹색" 식물이 지원하는 먹이그물과 버섯의 "갈색" 미생물의 먹이그물 사이에서 탄소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추적할 수 있었다.

맨이크 박사는 “먹이사슬을 통해 에너지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이해하면 생태계가 어떻게 기능하고, 동물이 기후변화와 같은 스트레스 요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극과 아한대 생태계에서 기후가 따뜻하게 되고, 영구 동토층이 녹고, 미생물이 번성하고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과정이 육상 먹이그물과 동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분석에는 툰드라의 박물관 표본들과 붉은등들쥐(red-backed voles), 그리고 가면땃쥐(masked shrews)만이 아니라 다양한 온난화 시나리오를 통해 나온 북극늑대거미의 뼈 콜라겐도 포함되었다.

녹색 먹이사슬에서 갈색’ 기반 먹이사슬로 

연구를 이끈 미국 산림청 태평양 북서부 연구소의 야생생물학자인 필립 맨릭크 박사.

"과학자들은 종종 탄소 순환과 같은 생태계 과정에서 동물의 중요성에 대해 논쟁한다. 그러나 동물이 먹이그물에서 자원을 섭취할 때 ‘저장고(storage pools)’ 간에 탄소를 이동시킨다”고 맨릭크는 말했다.

앞으로 "미래에는 이 도구를 사용하여 먹이사슬을 통해 탄소의 운명을 추적하면, 영양 순환과 같은 생태계 기능에서 동물의 기능적 역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생태계가 식물 기반에서 곰팡이 기반 먹이사슬로의 상당한 변화를 관찰했다. 예를 들어, 땃쥐는 버섯으로부터 탄소 섭취량의 최대 90%를 흡수했는데, 이는 기존의 표본에 비해 4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이들 동물들 사이에서 곰팡이 기반 먹이원으로의 전환은 기후 온난화로 인해 (부패해서 생기는)분해 증가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분해는 곰팡이에게 먹이를 주고, 다시 다양한 작은 동물이 곰팡이를 소비하여 갈색 탄소를 먹이사슬 위로 이동시킨다.

또한 북극늑대거미는 주요 에너지원을 식물성 먹이사슬에서 곰팡이 기반 먹이사슬로 전환하여 온난화 조건에서 갈색 탄소를 50% 이상 흡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조군의 지역의 26%에 비교된다.

맨릭크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장기 및 단기에 관계없이 기후 온난화가 종, 생태계 전반에 걸쳐 북극 툰드라와 아한대 삼림 생태계의 지상 소비자들 사이에서 탄소 흐름과 먹이사슬 역학을 변화시킨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주로 녹색 식물 기반 먹이그물에서 갈색 미생물 기반 먹이그물로 변화한 결과임을 보여준다”고 그는 지적했다.

온난화가 증가하면 툰드라의 영구 동토층과 아한대 산림 모두에서 분해(부패)가 증가한다.

곰팡이는 분해되는 식물 물질을 먹고, 차례로 절지동물, 진드기, 지렁이에 의해 소비되고, 이 곰팡이 탄소는 들쥐, 뒤쥐, 거미가 소비하는 먹이사슬에서 위쪽으로 이동한다는 것이 연구의 골자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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