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러미 규제에도 불구하고 고기 시장 확대로 어획량은 계속 늘어
2012년 7600만에서 2017년 8000만 마리로 늘어…30%는 멸종 위기 종
가장 악랄한 샥스핀 사냥... 팔다리 자르고 바다에 수장시키는 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2012년부터 2019년 사이의 어획량 데이터에 따르면 조업으로 인해 죽는 상어는 연간 7600만 마리에서 8000만 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인 상어를 구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된 한 연구는 지느러미 채취로부터 상어를 보호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년 약 8000만 마리의 상어가 어장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한 연구는 지느러미 채취로부터 상어를 보호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년 약 8000만 마리의 상어가 어장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Sharks Foundation]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한 연구는 지느러미 채취로부터 상어를 보호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년 약 8000만 마리의 상어가 어장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Sharks Foundation]

지느러미 규제에도 불구하고 고기시장 확대로 어획량은 계속 늘어

캐나다 달하우지 대학 연구팀은 상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10배나 강화된 2012~2019년 데이터를 사용해 연간 상어 사망이 2012년 7600만 마리에서 2017년에는 8000만 마리 이상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 가운데 30%가 넘는 2500마리는 멸종 위기로 분류된 종이라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150개국과 공해상의 조업 데이터를 검토했을 뿐만 아니라 컴퓨터 모델링과 과학자, 정부, 환경 운동가, 그리고 수산업 종사자를 포함한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러한 추정치를 확인했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이자 해양 생태학자인 보리스 웜(Boris Worm) 교수는 "우리는 최고 품질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 최대한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이 정도 규모의 방대한 연구를 접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획은 상어에게 큰 위협이 된다. 지느러미를 노리는 경우가 많고, 또한 실수로 다른 물고기 조업 중에 함께 포획되어 죽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연구팀은 상어 지느러미 채취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은 어획으로 인해 죽는 상어 수를 결코 줄이지 못했으며, 오히려 증가시켰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웜 교수는 “상어 종의 3분의 1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종이기 때문에 상어 남획의 증가는 커다란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2012년 7600만에서 2017년 8000만 마리로 늘어…30%는 멸종 위기 종

상어 사망의 전반적인 증가는 주로 연안 해역에서 발생한다. 연구에 따르면 연안 어업에서 상어 사망이 4%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제 지느러미 채취 규제 법안이 발효되자 어민들은 법망을 피하기 위해 어업의 명목으로 상어 전체를 대상으로 남획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상어 고기에 대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캐나다 칼턴 대학의 수산 보존 전문가인 로렌 쉴러(Laurenne Schiller) 박사는 “상어 고기에 대한 새로운 수요 때문에 특정 장소에서는 상어 조업에 인센티브를 주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상어 사망률의 증가는 상어 거래 가치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 같은 기간(2012~2019년)을 기준으로 작성한 세계자연기금(WWF) 보고서는 상어와 가오리 고기의 전 세계 무역 규모가 2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앞서 WWWF는 이 어류의 시장 규모가 2000년 1억5700만 달러에서 2011년 3억7980만 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캐나다 칼턴 대학의 수산 보존 전문가인 로렌 쉴러 박사.

연구팀은 과학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에 “지느러미 채취만이 아니라 상어 전체를 표적으로 삼고 있는 남획으로 상어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악랄한 샥스핀 사냥, 팔다리 자르고 바다에 수장시키는 꼴

상어 조업 금지, 어획량 제한 시행, 중요 서식지 보호, 상어의 생태계 가치 입증 등의 조치는 전 세계적으로 상어의 사망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쉴러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지느러미만이 아니라 상어 고기 시장의 세계적 규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유념함으로써 상어 개체 수를 감소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예를 들어 상어 이빨 기념품을 사지 않거나 상어 먹기를 거부하는 것, 상어 유래 스쿠알렌을 사용한 화장품을 피하는 것들이다. 이것은 해결 가능한 문제다. 그러나 상어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상어 포획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통상적인 어획보다 훨씬 잔인하다. 상어를 잡게 되면 어민들은 사진을 먼저 찍고, 바로 샥스핀으로 쓰일 지느러미만 자르고 상품 가치가 없는 몸통은 무게만 차지하니 다시 바다에 버린다.

이 상어들은 과다출혈로 죽거나 헤엄치지 못해 사냥을 할 수 없어 고통스럽게 죽는다. 일부 대형 상어류는 아가미근육이 없어져, 입 안으로 바닷물을 통과시켜야 호흡이 가능한데, 지느러미가 없으면 헤엄을 치지 못해 질식해 죽는다.

사람으로 치면 팔다리만 자르고 물에 던져버리는 것이다. 산 채로 지느러미가 잘린 채 고통스럽게 수장 당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상어 포획은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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