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과일박쥐, 매일 몸무게의 두 배 이상의 단 과일 먹어
인슐린을 조정하는 췌장, 염분을 희석하는 신장 기능 탁월해
과일박쥐 DNA와 대사 과정 이해하면, 당뇨 치료와 예방에 도움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사람들은 단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인간만이 설탕을 좋아하는 포유류는 아니다. 과일박쥐(fruit bats)는 하루에 설탕이 많은 달콤한 단 과일을 자기 몸무게의 두 배까지 먹는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과일박쥐는 설탕이 풍부한 식단을 통해 번성한다. 그들은 곤충을 주요 먹이로 삼는 다른 박쥐보다 혈당을 더 빨리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인간의 포도당 수치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 과일박쥐가 어떻게 그러한 단 음식을 처리할 수 있는지 연구하고 있다.

자메이카의 과일박쥐는 하루에 설탕이 많은 달콤한 과일을 자기 몸무게의 두 배까지 먹는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과일박쥐는 설탕이 풍부한 식단을 통해 번성한다. 그들은 곤충을 주요 먹이로 삼는 다른 박쥐보다 혈당을 더 빨리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사진=Shutterstock free image]
자메이카의 과일박쥐는 하루에 설탕이 많은 달콤한 과일을 자기 몸무게의 두 배까지 먹는다. 그러나 인간과 달리 과일박쥐는 설탕이 풍부한 식단을 통해 번성한다. 그들은 곤충을 주요 먹이로 삼는 다른 박쥐보다 혈당을 더 빨리 낮출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사진=Shutterstock free image]

자메이카 과일박쥐, 매일 몸무게의 두배 이상의 단 과일 먹어

다시 말해서 설탕을 그렇게 많이 섭취하는데도 불구하고 당뇨에 걸리지 않는 박쥐과일의 대사 시스템 연구에 나섰다. 인간의 당뇨 예방과 치료의 길을 찾기 위해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생물학자와 생명공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과일박쥐가 고당의 식단을 전문으로 하기 위해 어떻게 진화했는지 알아내는 작업에 나섰다.

UCSF의 나다브 아히투브(Nadav Ahituv)와 웨이 고든(Wei Gordon)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좀 더 다른 각도에서 최근 만연하고 있는 인간의 당뇨병 치료에 접근하기 위한 탐구에 나섰다.

2019년 기준으로 사망 원인 9위인 당뇨병은 신체가 설탕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없어 혈액 내 포도당이 과잉으로 나타날 때 발생한다.

연구팀은 개별 세포의 DNA를 분석하는 기술을 사용하여 자메이카 과일박쥐(Artibeus jamaicensis)의 게놈에 암호화된 대사 가이드라인을 곤충을 먹는 큰갈색박쥐(Eptesicus fuscus)의 게놈과 비교했다.

원래 DNA의 약 2%는 과일박쥐의 긴 혀와 같은 특별한 특성을 생성하기 위해 세포의 가이드라인이 포함된 유전자로 구성된다. 나머지 98%는 유전자를 조절하고 유전자가 암호화하는 특성의 유무를 결정하는 DNA이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저널 최근호에 발표된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과일박쥐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설탕을 섭취하도록 진화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과일을 먹는 박쥐와 곤충을 먹는 박쥐 사이의 유전적, 그리고 세포 차원의 차이를 확인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슐린을 조정하는 췌장, 염분을 희석하는 신장 기능 탁월해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우리는 대사 질환과 관련된 두 가지 중요한 기관인 췌장과 신장의 유전자, 조절 DNA(regulatory DNA) 및 세포 유형을 조사했다.

췌장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그리고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glucagon)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하여, 상황에 맞춰 혈당과 식욕을 조절한다.

연구팀은 자메이카 과일박쥐가 곤충을 잡아먹는 큰갈색박쥐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생산하고 더 많은 글루카곤 생산 세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과일 박쥐는 췌장 세포를 통해 인슐린과 글루카곤 생산을 적당히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조절하는 조절 DNA를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생물학자인 웨이 고든 교수. 그녀는 과일박쥐의 대사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사람의 당뇨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UCSF]  
연구를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생물학자인 웨이 고든 교수. 그녀는 과일박쥐의 대사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사람의 당뇨 예방과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UCSF]  

따라서 과일 박쥐는 이 두 호르몬을 적절히 작용하도록 해서, 다량의 설탕을 섭취하더라도 혈당 수치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신장은 혈액에서 대사 노폐물을 걸러내고 수분과 염분의 균형을 유지하며 혈압을 조절한다. 과일박쥐 신장은 과일에 들어 있는 염분 함량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우리는 자메이카 과일박쥐가 식단에 따라 신장 세포의 구성을 조정하여 소변 농축 세포의 수를 줄여 큰 갈색 박쥐에 비해 소변의 염분이 물로 더 희석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과일박쥐 DNA와 대사 과정 이해해, 당뇨 치료와 예방에 새로운 길 열 수도

당뇨병은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만성 질환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2022년 정부는 당뇨병 관련 직접 의료 비용과 간접 비용으로 총 4129억 달러의 재정을 지출했다. .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대부분의 접근 방식은 번식하고 연구하기 쉽기 때문에 쥐와 같은 전통적인 실험실 동물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실험실 밖에는 실제로 높은 설탕 부하를 견디도록 진화한 과일박쥐와 같은 포유류가 있다.

“이러한 포유류가 높은 설탕 부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연구자들이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법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웨이 고든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팀이 과일박쥐를 통해 발견한 것은 자메이카 과일박쥐에만 국한된 것일 수 있다. 과일박쥐는 약 200종에 달한다.

더 많은 박쥐를 연구하면 어떤 과일박쥐 DNA 서열이 당뇨병 치료와 관련이 있는지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연구팀은 “우리의 연구는 또한 박쥐의 췌장과 신장에만 초점을 맞췄다. 간, 소장 등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다른 기관을 분석하면 과일박쥐 신진대사를 보다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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