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GM) 병원체, 쉽고 빨리, 다량으로 생산 가능해
미국 RAND연구소, “세계적으로 BSL-4 실험실 설립 빨라져"
백신 개발, 항체 개발은 물론, 생물 무기 “합성 병원체” 개발에도 참여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상상이 현실이 되는 세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공상과학소설(SF)에서나 나올법한 그 상상들이 과학기술의 진보로 실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SF에 종종 등장하는 각종 전쟁 무기들은 이제 첨단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세계 국가들과 집단들이 전략 무기로 고려하고 있는 대상이 되었다. 

그러한 혁신 중 하나는 생물학적 무기 개발이다. 생물무기란 사람이나 동물, 식물에 질병이나 죽음을 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생산해 방출된 미생물이나 독성물질을 말한다. 이는 소위 대량 살상 무기의 하나다.

SF에 종종 등장하는 각종 전쟁 무기들은 이제 첨단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세계 국가들과 집단들이 전략 무기로 고려하고 있는 대상이다. 그러한 혁신 중 하나가 생물학적 무기 개발이다. [사진=Brandeis University]
SF에 종종 등장하는 각종 전쟁 무기들은 이제 첨단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세계 국가들과 집단들이 전략 무기로 고려하고 있는 대상이다. 그러한 혁신 중 하나가 생물학적 무기 개발이다. [사진=Brandeis University]

유전자변형(GM) 병원체, 쉽고 빨리, 다량으로 생산 가능해

과거에는 적군에 피해를 가할 수 있지만, 자국 군대에 대한 부수적 피해 위험도 높다는 이유로 생물무기를 고려 대상에서 일축했다. 게다가 국가들은 대규모 생물무기의 사용을 기피하고 대신 암살과 같은 보다 정확한 표적화에 집중해 왔다.

그래서 생물무기 개발에 대한 도전은 별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 알카에다 테러리스트 그룹은 대규모 탄저병 무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이 개입하고 개발에 많은 비용으로 인해 보다 전통적인 무기에 의존하기가 더 쉽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전쟁에서 새로운 전략적 기회와 과제가 제시되면서 생물무기에 대한 상황은 다시 변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 장관실과 국방연구소(NDRI)가 자금을 지원한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RAND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문가들은 조작된(engineered) 병원체를 새로운 전쟁 도구로 개발할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가 계속 발전하고 유전자편집 기술인 CRISPR라는 유전자가위 기술이 더욱 간단해지고 비용 효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특정 유전자 마커를 가진 특정 유전자변형(GM) 병원체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이제 공상 과학만의 영역을 벗어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mRNA, CRISPR 유전자 서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의 발전과 같은 기술 개선으로 인해 기존의 전략적 계산이 바뀔 수 있다. 더구나 첨단 생명공학기술 역량을 갖춘 국가들의 출현으로 이러한 전쟁 무기 개발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통한 변형을 거쳐, 다시 새로운 변종으로 언제든지 우리를 공격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첨단 생명공학기술을 통한 변형을 거쳐, 다시 새로운 변종으로 언제든지 우리를 공격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미국 RAND연구소, “세계적으로 BSL-4 실험실, 아주 빠르게 설립되고 있어”

또한 조작된 병원체는 숨기기가 훨씬 쉽다. 그리고 비전염성 병원체와 달리 전염성 병원체는 대량 사상자와 사회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이는 전송 가능한 생물무기를 비밀 작전에 적용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위업을 달성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무엇보다 그러한 생명공학 무기를 만들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위험 병원체를 조작하는 작업은 계속 탄력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위험한 인간 및 동물 유래 병원체를 다루는 생물안전 실험실이 전 세계적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경고했다.

가장 위험한 병원균을 처리하는 생물안전 4등급(BSL-4: Biosafety Level-4) 실험실이 놀라운 속도로 설립되고 있다. 2023년 현재 유럽에만 그러한 실험실이 40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훨씬 더 일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 BSL-3 및 "3-Plus" 실험실도 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아시아 국가에서 18개의 새로운 BSL-3 및 BSL-4 실험실이 건설될 예정이다.

이 실험실은 백신을 만들고, 생명을 구하고, 점점 늘어나는 자연 병원체와 싸우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합성 병원체를 만드는 데에도 목표를 두고 있다.

RAND 보고서는 사람의 몸이 전쟁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국가는 군인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유전공학 기술을 사용하든, 기술을 통해 능력을 향상시키든, 공격을 위해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는 생명공학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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