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기업 총수 동원 제한 ‘떡볶이 방지 특별법’ 추진 밝혀
재계 관계자 "해외에서 보면 '코미디 같은 법'...하지만 속 후련"

윤석열 대통령이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시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부산 중구 깡통시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떡볶이 등 분식을 시식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윤 대통령,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 앞으로는 재래시장에서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과 나란히 시장 한복판에 서서 떡볶이 먹는 모습을 볼 수 없게될 지도 모른다. 개혁신당이 정치권 행사에 기업 총수 동원을 제한하는 이른바 ‘떡볶이 방지 특별법’ 추진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기업 총수 일 좀 하게 내버려 둡시다"로 읽혀지는 이번 특별법이 입법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뼈 때리는 법’ 임에는 틀림없다.

18일 개혁신당 허은아 창당준비위원장은 국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5·6호 개혁신당 정강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기업 총수들은 스탠딩 떡볶이 먹방쇼의 동원 대상이 아니며, 대통령의 부하도 아니다"라며 "공약으로 ‘떡볶이 방지 특별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업에 엄격한 준법의무와 납세의무를 요구하는 것 이외에 어떠한 준조세 성격의 요구나 비자발적 기여를 요구하지 않겠다는 개혁신당의 정책도 함께 설명했다.

허 위원장이 말한 스텐딩 떡볶이 먹방쇼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기업 총수들을 대동하고 부산 깡통시장에서 떡볶이를 먹은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보도가 나간 후 재계 반응을 살피기 위해 한 대기업 홍보 담당자에게 전화를 돌렸다. 소속과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통화에 응한 (대통령 순방에 총수가 참여한) 기업 관계자는 "오라는데 안 갈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 (떡볶이 먹방이) OECD 경제규모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국가에서 참 부끄러운 모습이었다"며 "해외에서 보면 '코미디 같은 법'이라고 평가하겠지만 속이 후련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진보 보수 정권을 막론하고 대통령 순방에 총수를 대동하는 일은 늘 있어왔지만 이젠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실제 ‘떡볶이 방지 특별법’이 추진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지만 재계 한 사람으로 공약 발제 취지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위원장과 허은아 창당준비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5. 6호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은 민감한 문제도 거론했다. ‘만 65살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이들에게 도시철도와 버스, 택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연 12만원 선불형 교통카드’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이다. 어찌보면 노인 표는 포기하겠다는 선언일 수도 있다.

공약 발표 자리에 함께 한 이준석 위원장은 현행 무임승차 제도의 지역 간 공정성 문제가 이번 공약의 핵심이라고 밝히며, 도시철도가 운영되지 않는 지역에 거주하는 고연령층에는 무임승차 제도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역세권에 거주하지 않아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이용하는 고연령층에게도 현행 제도는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총선이 석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또 어떤 기상천외한 공약이 쏟아져나올지 자못 궁금하고 흥미롭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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