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소득은 높일 수 있지만 불평등 악화”… 소득 양극화 심해져
“기술이 사회적 긴장을 더 이상 촉발하는 것 방지해야”
아마존, 구글 등 테크 기업, 구조정과 해고로 직원들과 마찰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은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전 세계 일자리의 거의 40%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고소득 국가의 경제는 신흥 시장이나 저소득 국가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IMF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AI가 세계 노동 시장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평가한 결과 대부분의 경우 이 기술이 전반적인 불평등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세계 정책입안자들에게 이러한 “문제가 되는 추세(troubling trend)”에 대처하고 “기술이 사회적 긴장을 더 촉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할 것을 촉구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전 세계 일자리의 거의 40%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고소득 국가의 경제는 신흥 시장이나 저소득 국가보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픽사베이]

“전 세계 소득은 높일 수 있지만 불평등 악화”… 소득 양극화 심해져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우리는 생산성을 높이고 글로벌 성장을 촉진하며, 전 세계 소득을 높일 수 있는 기술 혁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는 일자리를 대체하고 불평등을 심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IMF는 고소득 국가에서 약 60%의 일자리가 AI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이들 국가의 절반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 통합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AI 노출로 인한 일자리 영향은 신흥 경제국에서는 40%, 저소득 국가에서는 26%로 추정되었다. 이는 신흥 경제국가와 저소득 국가가 단기적으로는 AI로 인한 혼란을 덜 겪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어떤 형태로든 선진국과 신흥 경제국, 개발도상국 모두 AI와 일자리를 둘러싼 불확실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 IMF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IMF는 이들 국가 중 다수가 AI의 즉각적인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숙련된 인력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않아 기술이 불평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IMF는 또한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근로자는 생산성과 급여를 높일 수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근로자는 더욱 뒤처질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기술이 사회적 긴장을 더 이상 촉발하는 것 방지해야”

2022년 챗GPT 출시 이후 기업체의 AI 도입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아마존과 스택 오버플로(Stack Overflow)를 비롯한 여러 기업이 생산성 향상을 위해 AI를 도입하면서 직원들을 해고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리고 최고의 직장으로 간주돼 온 구글 역시 구조조정과 해고 등으로 직원들과 마찰을 빗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AI 사용을 규율하기 위한 법안을 처음으로 만들었으며, 미국과 중국 등 다른 국가 역시 AI를 관리하는 규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IMF의 이번 보고서는 AI를 둘러싼 정책 수립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국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전 세계적으로 최대 3억 개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생성형 AI는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해내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은행은 이 AI 기술이 노동 생산성과 성장을 촉진하고 국내 총생산을 최대 7%까지 높일 수 있다고 인정했다.

Ai 도입으로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간의 마찰도 늘고 있다. 사진은 구글 직원들이 회사 측의 구조조정과 해고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1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Ai 도입으로 일자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간의 마찰도 늘고 있다. 사진은 구글 직원들이 회사 측의 구조조정과 해고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존, 구글 등 테크 기업, 구조정과 해고로 직원들과 마찰

AI가 인류의 업무 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변화시킬 가능성은 높지만,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영리 민간 연구소인 경제연구소(NBER)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AI를 활용할 경우 활용자의 생산성을 14%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IMF 보고서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P)에 전 세계 기업과 정치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나왔다.

19일(현지시간)까지 이어지는 연례 WEF 회의는 '신뢰 재건(Rebuilding Trust)'을 주제로 열리고 있다.

WEF는 다보스 프로그램은 AI의 장점과 단점이 주요 논의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책 입안자, 비즈니스 리더, 시민 사회 간의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라는 '기본으로 돌아가기(back to basics)' 정신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행사는 최근 몇 년간 서로 간의 소통이 부족하고, 비효율적이며, 관련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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