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ISA 세제 혜택 확대, 임투 1년 연장 등
세수 2조5000억 감소 전망...적자 'GDP 3%' 넘을 듯
돈(세금) 걷지 않으면서 재정준칙 논할 수 없는 노릇

금융소득투자세 폐지로 내년에 8000억원가량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홍보관. [사진=연합뉴스]
금융소득투자세 폐지로 내년에 8000억원가량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거래소 홍보관.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 금융소득투자세(금투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 조치 1년 연장 등등 정부의 감세정책이 줄을 잇고 있다. 내년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가 강조해 온 ‘건전재정’도 물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줄곧 미래세대를 위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재정준칙을 강조해 왔다. 재정준칙은 나라 살림 적자 비율을 GDP 대비 3% 이내로 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잇따른 감세정책이 재정준칙 추진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돈(세금)을 걷지 않는 상황에서 건전재정을 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21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감세정책으로 내년 세수는 최소 2조5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세 폐지가 대표적이다. 당초 정부와 국회는 금투세 시행으로 내년에 8000억원가량 세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2일 한국거래소 개장식에서 대통령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한 마디로 8000억원이 날아간 꼴이 됐다.

세수 감소 요인은 또 있다. ISA 세제 혜택 확대로 2000억∼3000억원, 임투 조치 1년 연장으로 1조5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 폐지, 임투 연장, ISA 혜택 확대만으로도 재정준칙의 상한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대주주 양도소득세 부과기준 완화, 상반기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분 및 전통시장 사용분 소득공제율 상향 등도 내년 세수 감소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민생토론회 자리에서 대통령이 언급한 '상속세 완화'가 현실화하면 세수 감소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2조2000억원으로 GDP 대비 2.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정부의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한 수치다.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2조5000억원 이상 늘어나면 GDP 대비 적자 비율은 3.0% 이상이 된다. 재정준칙 적용 예외는 전쟁, 재난, 경기침체 등 위기 상황으로 한정한다. 지금의 상황이 여기에 준하는 지는 설명이 어렵다.

기재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제 혜택을 늘려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고, 국민 소비를 증대시켜 추후 세금을 더 걷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명했다.

하지만 세수 증대는 경기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경기가 불황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정부의 건전재정 목표에는 이미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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