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화 된 고대 나무의 “목질 뿌리” 발견으로 연대 측정
씨앗이 아닌 포자를 통해 번식하는 양치식물로 간주돼
대략 3억 85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키 65피트, 줄기 지름이 최대 5피트에 달하는 나무들도 확인돼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숲, 뉴욕 시 근처에서 발견돼 그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시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의 북쪽에 위치한 그린 카운티의 카이로에 위치한 이 고대 숲은 공룡보다 앞선 선사시대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과학전문 매체 어스닷컴(Earth.com)에 따르면 뉴욕 주립대학 빙햄튼 캠퍼스와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 대학의 과학자들이 주도한 연구팀은 현장에서 초기 식물 생명체의 화석을 발굴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 뉴욕 시 근처에서 발견돼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고대 숲은 공룡보다 앞선 선사시대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적지에서 발견된 초기 식물 생명체의 뿌리 화석 모습. [사진=Cardiff University]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숲이 뉴욕 시 근처에서 발견돼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고대 숲은 공룡보다 앞선 선사시대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유적지에서 발견된 초기 식물의 뿌리 화석 모습. [사진=Cardiff University]

화석화 된 고대 나무의 “목질 뿌리” 발견으로 연대 측정

뉴욕에서 펜실베이니아까지 뻗어 있는 이 고대 숲에는 키가 65피트, 줄기의 지름이 최대 5피트에 달하는 나무들도 확인되었다. 이 발견은 지구의 기후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구상의 나무의 출현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인간 생명을 지탱하는 대기의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지구의 기후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009년에 처음 발견된 이 고고학 유적지에서 연구팀은 꼼꼼한 분석을 통해 나무의 연대를 정확하게 측정했으며, 한때 그곳에서 번성했던 종들도 식별했다.

카디프 대학의 고생물학자인 크리스토퍼 베리(Christopher Berry)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묘사했다. “우리는 고대 나무의 뿌리 사이를 걸었다. 채석장(발굴 현장) 위에 서서 나는 상상 속에서 주변의 살아있는 고대의 숲을 재구성할 수 있었다”

축구장 크기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이 유적지에서 3억8500만 년 된 암석이 발견되었다. 독특한 수평 방사형 패턴을 지닌 이 뿌리는 한때 곧 바른 수직 나무 줄기가 있었던 위치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화석이 된 고대 나무의 “목질 뿌리(woody roots)”의 발견은 지구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씨앗이 아닌 포자를 통해 번식하는 양치식물… 3억 85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고대 숲은 큰 나무 뿌리와 잎이 많은 가지를 가진 나무 종으로 알려진 아르카이옵테리스(Archaeopteris)라는 나무로 구성되었다.

원시겉씨식물(progymnosperm)로 분류되는 이들은 고사리 같은 잎과 침엽수 같은 기둥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으며, 전 세계의 습윤지로 퍼져서 풍성한 숲을 만들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또한 이 고대 숲에는 멸종된 클라독실롭시드(cladoxylopsids)와 양치식물 그룹, 그리고 아직 확인되지 않은 세 번째 유형의 나무들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 모든 나무는 씨앗이 아닌 포자를 통해 번식하는데, 이 과정에서 작은 세포들이 증식하여 더 많은 식물을 만드는 과정이 이루어졌다.

스탠포드 대학의 지구과학자 케빈 보이스(Kevin Boyce) 교수는 이 나무들이 고대 기후에 미친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보이스 교수는 “이 나무들의 성장 과정에는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추출하여 지하수의 탄소 이온으로 전환시키는 화학 반응인 ‘풍화 작용(weathering)’이 포함되었다”고 말했다. 

고대 숲은 뉴욕시에서 자동차로 약 2시간 정도의 북쪽에 위치한 그린 카운티의 카이로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공룡보다도 훨씬 앞서 생물에 중요한 원시 나무의 세계를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어스닷컴]

키 65피트, 줄기 지름이 최대 5피트에 달하는 나무들도 확인돼

그는 “이 지하수는 결국 바다로 흘러 석회암에 흡수된다. 연구팀은 대규모 홍수가 숲의 멸종을 초래했다고 믿고 있는데, 이는 발굴지에서 여러 물고기 화석이 발견된 사실을 통해 뒷받침되는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20년 뉴욕 주의 크리스토퍼 타우게(Chris Tauge) 하원의원은 이 중요한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기 위해 카이로 타운 위원회에 결의안을 제출해 통과되었다.

이 숲이 발견되기 전만 해도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숲은 카이로 유적지에서 약 25마일 떨어진 뉴욕 주 길보아(Gilboa)에 있는 곳이었다.

19세기 후반에 발견된 길보아 숲에는 지구상 최초의 식물 종 중 하나로 ‘길보아 나무(Gilboa Trees)’로 알려진 에오스페르마토프테리스(Eospermatopteris)가 서식했다. 높이가 약 30피트에 달하는 이 양치류 같은 나무였다.

이 획기적인 발견은 지구의 식물 역사의 연대표를 되돌릴 뿐만 아니라 고대 생태계가 어떻게 기능하고 진화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문을 열어주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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