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판사, "동의 없이 일방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이뤄진 키스” 결론
상황 불리해지자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압력도 행사
올해 33세의 공격수, 멕시코 리그에서 뛰는 역대 득점 선두

지난 8월 20일 스페인의 여자 월드컵 대표 선수 제니퍼 에르모소가 경기 후 왕립 스페인 축구 연맹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과 축하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루비알레스 회장은 여기에서 상대의 동의 없이 강제 입맞춤을 시도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여자 축구선수에게 강제로 입맞춤해 ‘키스 스캔들’로 그동안 물의를 빚은 루이스 루비알레스 전 스페인 축구협회장이 결국 재판을 받게 된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마드리드의 에프란시스코 드 호르헤 수사 담당 판사는 루비알레스 전 회장의 키스가 "동의 없이 일방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판결했다.

호르헤 판사는 또 피해 선수에게 “당시 입맞춤은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공개 발언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호르헤 빌다 전 여자 대표팀 감독 등 3명도 함께 기소하기로 했다.

수사 판사, "동의 없이 일방적이고 놀라운 방식으로 이뤄진 키스” 결론

루비알레스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호주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국가대표 헤니페르 에르모소 선수에게 강제로 입맞춤한 혐의를 받는다.

스페인은 한국과 달리 예심 판사(수사 판사)가 검사의 공소 요청을 심판하고 공소 여부를 결정한다.

논란이 벌어지자 루비알레스에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해 달라고 에르모소 선수에게 압력을 가한 혐의도 받는다.

루비알레스는 처음에는 자신이 "거짓 페미니스트"가 주도한 캠페인의 희생자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결국 사임했지만 어떤 잘못도 부인했다. 그는 또한 에르모소의 동의를 받은 행동이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강제 키스의 피해자인 헤르모스는 이번 달 수사 판사 앞에서 증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그에게 자격 정지 3년의 징계를 내렸다. 2026년 남자 월드컵 대회가 끝날 때까지 자격을 정지시킨 것이다.

스페인 스포츠 당국 또한 그가 3년 동안 스포츠 관리직을 맡는 데 부적합하다고 판결했다. 그에 대한 자격 정지는 2027년 다음 여자 월드컵 토너먼트 이전에 끝난다.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승리로 이끈 제니 헤르모스 선수는 올해 33세의 공격수로 멕시코 리그에서 득점 선두로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진=위키피디아]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승리로 이끈 제니 헤르모스 선수는 올해 33세의 공격수로 멕시코 리그에서 득점 선두로 폭넓은 사랑을 받아왔다. [사진=위키피디아]  

올해 33세의 공격수, 멕시코 리그에서 뛰는 역대 득점 선두

올해 33세의 공격수이자 멕시코 리그에서 뛰는 스페인 역대 득점 선두인 헤르모스는 스페인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아왔다.

성적 치욕을 느낀 헤르모스와 그녀의 팀 동료들은 루비알레스가 회장 직을 맡고 있는 한 경기를 계속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리고 불과 몇 주 후 임시 회장이 임명되고, 여성 팀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기로 중재했을 때 팀으로 복귀했다. 여기에는 공식 팀 이름에서 '여성(women's)'이라는 용어를 삭제하는 것도 포함되었다. 

관계자들은 이번 키스 스캔들로 인해 스페인 스포츠계의 성차별 관행이 사라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마드리드 검찰청에 따르면 2022년 통과된 ‘성적동의법(sexual consent law)’에 따라 유죄 판결dl 나올 경우 루비알레스가 벌금이나, 1~4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새로 통과된 성적동의법은 '성희롱'과 '성폭행'의 차이를 없애고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모든 성적 행위를 제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스페인의 여자 월드컵 팀의 승리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스페인 여왕 레티치아와 소피아 공주 옆에서 음란한 승리 몸짓으로 사타구니를 움켜쥐기도 했던 46세의 루비알레스는 곧바로 전국적인 망신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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