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전력원은 투기꾼들의 좋은 먹이감
친환경산업과 국가경쟁력 향상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은 존재하지 않아

덴마크의 댄스케(Dasnke Commodities)는 유럽의 주요 에너지 트레이딩 회사중 하나로 날씨 또는 기후분석을 기반으로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통해 EU내 전력 및 가스시장에서 차익거래 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사진=댄스케 홈페이지]
덴마크의 댄스케(Dasnke Commodities)는 유럽의 주요 에너지 트레이딩 회사중 하나로 날씨 또는 기후분석을 기반으로한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통해 EU내 전력 및 가스시장에서 차익거래 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사진=댄스케 홈페이지]

【뉴스퀘스트=윤한홍 경제에디터 】 덴마크의 댄스케(Dasnke Commodities)는 유럽의 주요 에너지 트레이딩 회사중 하나이다. 동사는 날씨 또는 기후분석을 기반으로 알고리즘 트레이딩 전략을 통해 EU내 각국의 전력 및 가스시장에서 차익거래 사업을 주요 수익원으로 하고 있다.

동사는 최근 2년간 놀라운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500명에 불과한 직원들로 구성된 동사의 2022년 결산기준 세후순이익은 14억7000억 유로, 한화로 환산시 2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2023년 결산은 완료되지 않았으나, 덴마크에 등록된 전력거래 회사들만으로도 작년 순이익 합산 전망치는 한화 7조5000억원에 달할 수도 있다는 현지 전망기사도 나오고 있다.

EU 주요국 전력시장 가격 및 변동성 추이

[그래프=Red Eléctrica de España]
[그래프=Red Eléctrica de España]

이러한 전력시장 트레이딩 회사들의 이익급증 원인은 위의 그래프에 명백히 나타나 있다. 바로 전력 절대가격 급등과 동시에 변동성도 폭증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전력가격이 안정적으로 낮았던 2020년 동사의 순이익은 4000만 유로, 한화로 약 58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전력가격과 변동성이 급증한 결과 동사의 순이익이 37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 하나 위의 그래프에서 주목할 점은 러-우전쟁이 시작된 2022년 초가 아니라 그보다 6개월 전인 2021년 가을부터 전력가격과 변동성 급등현상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유럽 주요국들에서 태양광과 풍력의 전력원 비율이 40%를 넘어섰고 그에 밀려 전통적 화력, 가스발전소들이 파산 또는 퇴출되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고 이전 기사에서도 지적한 바 있다.

햇볕과 바람이 풍부한 시간 동안 화력 및 가스발전소들은 발전원가 열위로 가동을 정지할 수 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고정비 배분 급증 등으로 비용악순환에 빠진 결과, 자발 또는 비자발적으로 시장에서 퇴출되는 사례들이 급증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시 햇볕과 바람이 줄어드는 계절이 도래하여 화력, 가스발전소들의 보완전력 공급이 절실해진 상황에서 충분한 대체전력 공급이 불가능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EU 전력시장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은 댄스케 같은 전력트레이딩 회사들에게 엄청난 수익기회를 가져다 주었던 것이다.

그러면 댄스케 같은 회사들이 번 이 돈은 도대체 누가 부담하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유럽각국의 가정들과 기업들, 변동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전력기업들이 뺏긴 돈이다. 이들은 댄스케 같은 회사들에 비하면 정보력과 예측력이 뒤떨어지고 전력가격 위험 자체를 회피하고 싶어하는 주체들이다.

원래 전력가격이 안정적이었던 과거에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고 낮은 거래비용으로 전력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전력비용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해 소위 헤지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EU내 전력시장 차익거래 회사들은 막강한 트레이딩 도구들을 보유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의 출력을 예측하기 위한 수퍼컴퓨터 수준의 자체 날씨예측 시스템과 전력수급모델, 이를 연계한 초고속 알고리즘 트레이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주식선물옵션시장에서는 유효성이 떨어지던 차익거래 시스템도 전력시장에서는 매우 강력한 트레이딩 수익창출력을 보여주고 있다. 입력되는 파라미터의 종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고 그 파라미터의 예측력과 유효성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태양광과 풍력처럼 변동성이 심한 신재생 전력원은 투기꾼들의 좋은 먹이감이 되고 있다. 그 피해는 태양광, 풍력투자를 많이 집행한 국가들에게 고스란히 집중되고 있다. 이들 나라의 가계와 기업들은 고착되어 가는 고비용 에너지시장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국가경쟁력은 떨어질 것이고 제조업은 이탈할 것이며 가계예산 압박으로 정치적 불만과 불안정성은 높아질 것이다.

게다가 미래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의 첨단기술은 매우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국가전력 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뿌리내릴 수 없는 불안정한 고비용 전력시장을 보유한 국가들은 결국 후진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안일한 전력수급 분석 하에 무분별하게 신규 전력수요를 증가시키는 전기차(EV) 보급정책 등도 큰 역풍을 맞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낭만적 친환경론자들이 그리고 있는 풍력, 태양광, 전기차 등의 조합을 통한 기후위기 극복과 환경보호, 친환경산업 국가경쟁력 향상이라는 아름다운 그림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히 지적하고 싶은 바는, 친환경 전력의 간헐성 문제는 전력가격 변동성을 확대하여 이상과 같은 추가피해도 유발하고 있고 변동성 완화를 위한 전력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등 보완수단의 투자비용도 너무 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윤한홍 경제에디터
윤한홍 경제에디터

유사한 배경에서 AI업계의 선도자인 Open AI의 CEO 샘 앨트먼도 풍력이나 태양광이 아닌 소형원전과 핵융합만이 인공지능의 전력원으로서 가장 적합하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소형원전 제작업체인 Oklo 등에 상당한 지분을 투자하고 있고 나스닥 상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화력과 가스발전소들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온실가스 격리장치 운영를 통해서 안정적인 무탄소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대중들에게 많이 인식된 태양광, 풍력, 전기차(EV), 배터리 등이 오히려 지속가능(Sustainable)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력의 간헐성으로 인한 총비용이 이상과 같이 다양하게 급증하고 있어서 전력공급 안정성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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