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서 TômTex TM로 만든 옷을 선보인 톰텍스 [사진=TômTex] 
2022년 미국 뉴욕 패션위크에서 TômTex TM로 만든 옷을 선보인 톰텍스 [사진=TômTex] 

【뉴스퀘스트=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 “쓰레기가 새로운 명품이다 (Waste is the new luxury).”

2022년 뉴욕 패션위크에서 새우껍질로 만든 가죽 옷을 입은 모델이 런웨이를 걸었다. 모델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톰텍스(TômTex)의 디자이너 피터 도(Peter Do)가 내보인 새우가죽 ‘TômTex’ 상의와 바지를 입었다.

설명없이는 실제 가죽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동물 가죽과 유사한 광택과 패턴을 갖고 있다.

동물성 가죽에 대한 지속가능한 대안으로 대체 가죽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시장에 출시된 최초의 대체 가죽은 PVC와 폴리우레탄(PU)을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을 변형한 가죽이다.

PVC로 가죽을 생산하면 환경에 독성 화합물질을 배출하고, 사용 후 재활용이 어렵고, 폐가죽이 매립되어 분해되기까지 500년에서 1000년까지 시간이 걸린다. PU가 PVC보다 독성 수준에서 인간에게 보다 더 안전하지만 여전히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가죽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체 가죽 연구자들은 식물과 버섯균사체 등의 재료로 눈을 돌렸다.

원료와 추출 방법은 각기 다르지만 최종 대체 가죽 제품은 ‘식물-PU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식물성 원료를 직물에 바르는 물질로 가공하고 PU로 코팅하여 내수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식물원료-섬유-PU코팅’ 샌드위치 형태이다.

이러한 제품의 합성 물질 수준은 직물이 천연인지 폴리에스테르인지 여부와 사용된 PU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때로는 50%를 초과한다.

PU 사용과 직물의 혼합은 플라스틱 가죽과 마찬가지로 재활용과 생분해가 어렵다.

마이코워크스(Mycoworks)의 버섯가죽 ‘레이시(Reishi)’는 플라스틱 함량이 1% 미만이다.

식물-PU 하이브리드 가죽 중 가장 낮다. 수명주기 환경영향평가에서 레이시의 탄소발자국은 2.76kg/m2으로 동물 가죽의 8%에 불과하고 대부분의 대체 가죽보다 적다. 

실물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지만 가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글로벌 럭셔리브랜드 에르메스(Hermes)가 고품질 레이시의 구매자이다.

동물 가죽보다 낮은 독성과 적은 탄소발자국에도 불구하고 식물성 가죽에 주로 코팅제로 쓰이는 PU는 대체 가죽의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식물-PU 하이브리드 가죽 제품, 피타텍스, 디저토, 베지아, 마일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브랜드 홈페이지]
식물-PU 하이브리드 가죽 제품, 피타텍스, 디저토, 베지아, 마일로(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각 브랜드 홈페이지]

◆ 새우 껍데기의 재탄생

베트남 다낭 출신인 우옌 트란(Uyen Tran, CEO)은 공동 창립자 로스 맥비(Ross McBee, CSO), 아톰 응우옌(Atom Nguyen, COO) 및 사내 개발팀과 함께 2020년 미국 뉴욕에서 톰텍스(TômTex)를 설립 후 바이오 기반 소재를 탐구하기 시작해 2020년 9월 톰텍스TM (TômTexTM) 의 첫번째 프로토 타입을 완성했다.

2022년 뉴욕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가죽은 톰텍스TM의 세번째 버전이다.

톰텍스TM는 새우 껍질과 같은 해산물 껍질과 버섯 균사체에서 ‘키틴(Chitin)’을 추출해 커피박(커피찌꺼기) 등 천연 착색제와 섞은 혼합물을 틀에 부어 완성한다.

실온에서 약 2~3일 동안 건조하는 공정에 열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하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회사에 따르면 톰텍스TM의 탄소 발자국은 14kg/m2로 플라스틱 합성 가죽보다 낮고 소가죽 대비 15% 미만이다. 톰텍스TM WS시리즈는 조개, 새우 등 해산물 폐기물 기반이고 M시리즈는 버섯을 원료로 한다.

톰텍스의 다양한 가죽 패턴 [사진=톰텍스]
톰텍스의 다양한 가죽 패턴 [사진=톰텍스]

비율과 제조 방법을 조절하여 가죽, 고무 또는 플라스틱과 비슷하게 고객의 요구에 따라 맞춤제작이 가능하다.

독성물질 배출과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는 태닝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맞춤 성형, 스탬핑, 3D 프린팅 등 다양한 동물가죽 패턴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어 뉴욕 및 영국, 파리 패션위크의 하이패션 디자이너와의 런웨이 의상 협업 및 알렉산더 왕과 랄프 로렌과 같은 글로벌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았다.

Tôm은 베트남어로 새우를 뜻한다. 엄밀히 말하면 식물에서 파생된 ‘비건’ 가죽은 아니지만 친환경적이다.

톰텍스TM의 원료는 식품산업의 부산물로 쉽게 구할 수 있고 매우 저렴하기 때문에 공급과 비용이 문제가 되는 일부 대체 가죽과 달리 엄청난 규모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

2021년 전세계 새우 생산량은 2015년보다 약 50% 증가한 450만 톤을 넘었다.

어획량의 약 절반이 가공 부산물로 폐기되는데 이 중 상당수가 새우 껍질이다.

톰텍스 CEO는 새우껍질에서 추출된 키틴이 폐수처리나 식품보조제 등에 사용됐으나 섬유생산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아 톰텍스가 새우 부산물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톰텍스는 베트남의 키틴 생산자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새우가 양식되어 소비되어 폐기될 때까지 공급망 전반에 걸쳐 생태계 보호와 공정한 고용 관행 표준을 따르는 지 추적하는 등 투명한 공급망 관리에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새우와 해산물이 소비되기 전 새우 및 해산물 양식장, 키틴 제조업체, 폐기물 수거업체 등 모든 과정을 관리한다.

톰텍스는 2020년 바이오디자인 챌린지, 패션 산업의 창의적 디자인 사고를 위한 미국 패션디자이너 협회(CFDA)의 K11 이노베이션 챔피언 상, CFDA 지속가능한 패션시스템상,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루이비통모엣헤네시그룹(LVMH) 혁신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2021년 글로벌 벤처 캐피털 SOSV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인디오 바이오(Indie Bio)에 합류하여 415만 달러의 시드머니를 유치한 이후 다양한 투자파트너로부터 총 1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톰텍스의 새우 버섯 가죽으로 만든 지갑. [사진=톰텍스]
톰텍스의 새우 버섯 가죽으로 만든 지갑. [사진=톰텍스]

TomTexTM 버전 3을 마무리했고 베트남과 미국의 브루클린에서 상업화 제조 1단계를 시작하는 등 2023년 말 상업화 목표를 달성했다.

톰텍스에 따르면 2023년 연말까지 가죽 생산 능력을 10만 평방피트(9290㎡)로 늘려 약 2000개의 가죽 재킷을 만들 수 있는 양을 생산할 수 있다.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이윤진 ESG 연구자 겸 운동가

상업성 확장과 함께 글로벌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의 스타일 디자인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통해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소재의 유용성도 인정을 받고 있다.

톰텍스의 원단은 고급 동물가죽과 비슷한 가격으로 플라스틱 합성가죽보다 약 40% 이상 비싸 가격 경쟁력은 낮다.

하지만 그들의 100% 지속가능한 소재 개발 노력은 지구를 살리는 경쟁력에서는 실제 가죽과 플라스틱 합성 가죽, 식물-PU 하이브리드 가죽 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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