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커 키우기' 중국산 게임 최초 구글·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달성
'양산형 게임'이란 꼬리표 벗고 국내 유저들의 수요 공략
방치형 장르 인기 끌자 국내 게임사들도 개발에 힘쏟아

중국 게임사 조이나이스 게임사가 개발한 '버섯커 키우기' 플레이 화면. [구글플레이 캡쳐=뉴스퀘스트]
중국 게임사 조이나이스 게임사가 개발한 '버섯커 키우기' 플레이 화면. [구글플레이 캡쳐=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민우 기자】 중국산 모바일 게임의 국내 시장 돌풍이 무섭게 일고 있다.

다양한 홍보 전략과 참신한 게임성을 바탕으로 다운로드와 매출 부문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며 한국 시장 점령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이 최근 수년간 내놓는 게임마다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틈을 타 국내 시장 점유율을 더 높여가고 있다.

이에 국내 게임산업에 대한 위기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주요 게임사 중 넥슨을 제외하고 대부분 업체들이 실적 부진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버섯커 키우기'가 지난 5일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1월 4주차에는 출시 한달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 터줏대감인 NC소프트의 '리니지M'과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을 제치고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산 게임이 한국에서 양대 앱 장터에서 동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게임사 조이나이스 게임사가 개발한 '버섯커 키우기'는 버섯을 닮은 캐릭터가 자동으로 성장하는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다.

화려한 타격 모션이나 고품질 그래픽 대신 단순한 그래픽과 간단한 조작 방법이 특징으로, 업무로 장시간 게임 플레이가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버섯커 키우기'를 플레이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게임은 하고 싶은데 시간이 많지 않은 직장인들에게 안성맞춤인 게임"이라며 "업무를 보거나 잠자는 시간에 알아서 레벨업을 하는 것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고 말했다.

중국산 게임의 한국 시장 점령은 '버섯커 키우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에서 매출 상위 게임 10개 가운데 4개가 중국산 게임이다. 원신, 라스트워:서바이벌, WOS: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등이 올라와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중국산 게임이 한국 유저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건 옛말"이라는 말이 나온다. 실제 데이터 분석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매출을 많이 올린 회사 10곳 중 4곳이 중국 회사였다. 

중국음수협게임공단이 발표한 '2023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게임의 해외 매출 중 한국 지역 비중은 8.18%로 미국(32.51%)과, 일본(18.8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1.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모바일 신작 흥행 드문 국내 게임사...수익성 낮을 경우엔 서비스 종료까지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표 이미지.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표 이미지. [카카오게임즈 제공=뉴스퀘스트]

중국산 모바일 게임이 시장 점령에 나선 가운데 국내 게임사의 모바일 신작은 별달리 조명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매출 순위 1~10위권에 있는 게임 가운데 지난해 출시된 국내 게임은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뿐이었다. 순위권에 올라와 있는 '리니지M', '오딘', '리니지W' 등은 출시된지 최소 3년이 지났다.

장르 또한 넥슨의 '피파온라인 모바일'을 제외하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몰려있어 천편일률적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리니지M'와 '오딘'을 플레이하고 있는 40대 B씨는 "게임사들이 PC MMORPG 장르에서 큰 수익을 걷어왔던 만큼 모바일에서도 MMORPG를 노리는 것 같다"며 "콘텐츠 측면에서는 리니지M과 오딘이 차이보다는 비슷한 점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경우엔 서비스 종료로도 이어지고 있다. 

엔트리브의 '트릭스터M'은 지난 2021년 출시 이후 25만명의 이용자 수를 기록했으나 확률형 아이템 결제 유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으며 동시접속자 0명까지 떨어졌으며 오는 3월 13일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넷마블 역시 지난해에만 쿵야 캐치마인드, 나이츠 크로니클 등 총 5종의 게임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도 출시한지 1년도 지나지 않은 '문명: Reign of Power'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유저 수요 잘 캐치한 '버섯커 키우기'...국내 게임사도 방치형 게임 개발 나서

김정민 넷마블넥서스가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김정민 넷마블넥서스가 세븐나이츠 키우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넷마블]

게임 업계에서는 이번 버섯커 키우기의 흥행이 유저들의 수요를 잘 공략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게임 업계 관계자 A씨는 "한때 중국산 게임에 대해서는 양산형 게임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었다"며 "그런데 버섯커 키우기는 단순히 물량 공세로만 인기를 얻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3040대 직장인들의 니즈를 잘 공략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 플레이를 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캐릭터가 성장하는 방치형 게임 장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게임사들도 방치형 게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대표적이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4개월만에 전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6위에 올랐으며, 지난해 하반기 국내 시장에서 MMORPG 이외 게임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모바일 게임으로도 기록됐다.

컴투스홀딩스도 지난 1월 17일 방치형 RPG인 '소울스트라이크'를 출시해 5일만에 구글 플레이 인기 게임 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위메이드 자회사인 위메이드커넥트도 올해 '팔라딘 키우기', '용녀 키우기' 등 방치형 장르의 모바일 게임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다만 흥행 성장세가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 의견도 있었다.

게임 업계 관계자 B씨는 "게임에도 트렌드라는 것이 있는데 지난 하반기부터 1월까지 주요 트렌드가 방치형 장르에 대한 인기였던 만큼 그 흐름에서 버섯커 키우기가 큰 흥행을 얻은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콘텐츠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장르의 게임들이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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