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개혁해야"…안보리의 기능 장애, 더 깊고 더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
“인도주의적 악몽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것”
이스라엘, 가자 남부 피난민 거주 지역에 무차별 공격… “경악 금치 못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2024년 우선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AFP 연합뉴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일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 AFP 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7일(이하 현지시간) UN뉴스에 따르면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두고 첨예하게 분열되면서 세계가 '혼돈의 시대(age of chaos)'로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요일 유엔 총회에서 구테흐스 총장은 레스는 이스라엘이 지난 주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피난처를 찾고 있는 남부 도시 라파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공격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러한 행동은 지역적으로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참혹한 결과를 가져오는 인도주의적 악몽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보리 개혁해야"…안보리의 기능 장애, 더 깊고 더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

그는 이어 “지금은 무엇보다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과 모든 인질의 무조건적인 석방이 필요한 때”라고 촉구했다.

이스라엘군은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대한 팔레스타인 단체의 공격에 대응하여 하마스를 "섬멸할” 목적으로 가자지구에 대한 파괴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공식 자료에 기초한 카타르의 민영방송 알 자지라의 집계에 따르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1139명이 사망했다.

이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계속 무자비하게 폭격을 가하고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지구 대부분을 폐허로 만들었다.

가자 지구의 팔레스타인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 2만7708명이 사망했으며 인구의 80% 이상이 난민이 되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에 참석해 신년 업무설명 연설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계가 전쟁과 갈등으로 치닫는 ‘혼돈의 시대’에 진입했다고 지적하면서 현 상황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유엔 안보리를 포함해 전반적인 유엔의 개혁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연설에서 "이스라엘은 내가 사무총장이 된 이래 보지 못한 규모와 속도로 가자지구를 파괴와 죽음으로 몰아넣는 군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나는 특히 이스라엘군이 다음 목표로 라파를 정조준 하려 한다는 소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라며 "그곳은 필사적으로 안전한 곳을 찾아 모여든 팔레스타인 주민 수십만 명이 밀집된 곳"이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한 주민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사망한 어린애를 안고 주위 동료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한 주민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사망한 어린애를 안고 주위 동료들과 함께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가자 남부 피난민 거주 지역에 무차별 공격… “경악 금치 못해”

이어 "이스라엘군의 이런 군사행동은 이미 인도주의적 악몽에 놓인 가자지구 상황을 기하급수적으로 악화시키고 지역에 전례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여러 유엔 기관의 긴급 휴전 요청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공동 입장에 동의하지 않은 안보리에 대한 개혁도 촉구했다.

그는 세계가 다극화되고 유엔 안보리마저 기능이 마비되면서 세계가 혼돈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과거 냉전 시대에는 잘 확립된 메커니즘이 강대국 간 관계를 조율하는 데 도움을 줬지만, 오늘날 다극화 시대에는 그런 메커니즘이 사라지고 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처벌도 받지 않는 혼란 상황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안보리가 결정을 내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하며 더욱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며 "아프리카 대륙에 상임이사국이 한 나라도 없는 현 상황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안보리 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세계 평화 문제의 주요 플랫폼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정학적 균열로 인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안보리가 분열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최악이다. 오늘날 안보리의 기능 장애는 더 깊고 더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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