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의 과기누설(81)

인간 중심에서 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하는 인수공통전염병만 연구해 와
개와 고양이 등 인간 질병에 취약한 경우 많아
동물원의 각종 동물 종들도 사람의 감기 등으로 사망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인수공통감염병(zoonoses)은 척추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을 말한다.

척추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질병을 뜻하지만, 척추동물이 전염의 매개체가 아니더라도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모든 질환을 총칭하고 있다.

20세기 이후 발생한 신종 전염병의 60% 이상은 동물로부터 전파되었다고 한다. 현재 이러한 동물에서 유래해 인간을 공격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250종에 이른다고 보고된 바 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인간 중심에서 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하는 인수공통전염병만 연구해 와

그동안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와 2015년 지카바이러스,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은 주로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는 질병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인간으로부터 다른 동물로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도 적지 않다. 놀라운 것은 인간에서 동물로 전염되는 질병 상당수가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에게서 동물(특히 애완동물)로 전염되는 이러한 현상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흔하게 나타난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의 과학자들이 주도한 이 연구는 가축과 야생 동물의 건강과 인간 건강에 대한 잠재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역사적으로 인수공통전염병에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되는 질병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그러나 연구를 주도한 이 대학의 벤저민 앤더슨(Benjamin Anderson) 교수는 질병이 반대 방향으로 전파되는 것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 전염병 전문가인 앤더슨 교수는 특히 인간과 가까운 공간을 공유하는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들이 주인으로부터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역인수공통전염병(reverse zoonosis)의 사례를 많이 보기 시작했다. 애완동물들은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하다”고 말했다.

개와 고양이 등 인간 질병에 취약한 경우 많아

역인수공통전염병은 마치 동물의 병원균이 그렇듯이, 인간의 병원체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동물 숙주인 애완동물에 적응할 때 발생한다.

앤더슨 교수는 “동물과 인간의 생물학적 차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전염병이 종 간에 퍼지는 것이 어렵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인간이 갖고 있는 바이러스는 개나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수용체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인플루엔자 및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는 복제 오류 및 후속 돌연변이가 발생하기 쉬운 RNA 기반 유전 물질로 인해 종간 전염 가능성이 높은 주요 후보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와 2015년 지카바이러스,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은 주로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는 질병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인간에서 다른 동물로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도 적지 않다. 놀라운 것은 인간에서 동물로 전염되는 질병 상당수가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사진=어스닷컴]
지난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와 2015년 지카바이러스,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인 인수공통감염병은 주로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는 질병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인간에서 다른 동물로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도 적지 않다. 놀라운 것은 인간에서 동물로 전염되는 질병 상당수가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사진=어스닷컴]

앤더슨 교수는 돼지 독감, 인간 노로바이러스, 뎅기열, 코로나19, 결핵을 비롯해 이보다 덜 알려진 여러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및 박테리아 감염을 포함하여 인간에서 애완동물로 전염되는 여러 질병에 대해 언급했다.

“포유류의 애완동물들은 인간과 유전적 유사성으로 인해 주인으로부터 감염돼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 여기에는 개와 고양이, 그리고 말, 흰담비와 같은 동물들이 포함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동물원의 각종 동물 종들도 사람의 감기 등으로 사망해

역인수공통전염병은 가정에서 기르는 애완동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범위에서 영향을 미친다.

앤더슨 교수는 “우선 인간의 병원균이 어떻게 동물들에게 들어가는지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병원균은 갑자기 동물에서 동물로 퍼지는 것이 아니다. 빈번하게 노출될 때 새로운 숙주를 감염시킬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사는 역인수공통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서, 특히 주인이 독감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걸린 경우 애완동물과의 접촉을 제한하고 위생을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이러한 질병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기 위해 인간과 동물의 건강 데이터를 결합하는, 보다 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앤더슨 교수는 “우리는 인간 의학과 수의학 모두에서 다양한 병원체를 추적할 수 있는 진단 도구를 갖고 있다. 그러나 모든 역학적 경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자원을 갖고 있는 아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가장 치명적인 인수공통전염병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병은 다시 개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에게 전염되고 있다. [사진= 
코로나19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가장 치명적인 인수공통전염병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이 병은 다시 개나 고양이와 같은 동물에게 전염되고 있다. [사진=Public Health Communication Center]  

사람의 결핵균도 여러 동물 종에서 발견돼… 경우에 따라 치명적

그는 이어 “특히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실험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인간의 건강 문제만이 아니라 실제로 환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완전한 그림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길들인 반려동물 가운데 개와 말의 경우 유럽 전역에서 여러 개와 말에서 인간 대장균 균주에 의한 감염의 증거가 발견되었다.

따라서 인간에서 반려동물로, 또는 그 반대로 다중내성 균주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특수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결핵이 개에게 전염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요크셔 테리어가 만성 기침, 체중 감소, 구토 등의 증세로 동물병원에 몇 달 입원한 사례가 안 보고되었다.

개는 결국 요도 폐색으로 안락사 되었다. 해부를 통해 개의 간과 기관지에서 주인이 앓았던 것과 동일한 결핵 균주가 발견되었다. 역인수공통전염병의 매우 명백한 사례이다.

코로나19나 같은 경우다.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이 바이러스가 고양이, 개, 닭, 돼지, 그리고 오리 등에서 이 바이러스 RNA가 검출되었다.

<세상을 보는 바른 눈 '뉴스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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