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알려진 ‘외계생명유입설’에 대해 반론 제기
화산 폭발에서 나타나는 ‘화산 번개’가 대기 중 질산염을 토양으로 가져와
생명 탄생에 중요한 요소, 화산 폭발이 아니라 화산 번개에 의해서 운반돼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지구의 생명체 기원에 대해 최초의 생명체가 소행성, 유성, 그리고 혜성 등 우주 공간에서 운반되어 왔다는 ‘외계생명유입설’은 그동안 상당히 과학적으로 탄력을 받아온 이론이다.

그러나 프랑스 과학자들의 새로운 연구는 생명체는 지구 자체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기존의 외계 생명의 기원에 도전하고 있다.

이 연구의 핵심은 화산 폭발 당시 나오는 ‘화산 번개(volcanic lightening)’를 통해 최초의 생명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 과학자들은 새로운 연구에서 지구의 첫 생명체는 화산 폭발과정이라는 지구 자체 사건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기존의 외계생명체도입설에 반론을 제시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프랑스 과학자들은 새로운 연구에서 지구의 첫 생명체는 화산 폭발과정이라는 지구 자체 사건에서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기존의 외계생명체도입설에 반론을 제시했다. [사진=어스닷컴]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알려진 ‘외계생명유입설’에 대해 반론 제기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의 대학의 지구과학자 및 광물학자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은 화산 번개가 막대한 양의 대기 질소를 제공하여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했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들은 현재 터키, 페루, 이탈리아로 알려진 지역에서 화산 폭발을 동반하는 번개가 상당한 수준의 질소를 생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최초의 생명체 탄생을 촉진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지구상 생명체의 기본 요소인 질소는 화산 번개와 결합하면 산소와 반응하여 산화질소를 형성하고, 이 질소 산화물은 토양으로 방출되어 생명체가 출현하고 번성할 수 있는 여건의 비옥한 땅을 만든다.

다시 말해서 화산 번개가 산화질소를 형성하면서 고대 미생물 생성의 기초가 되는 아미노산이 토양으로 방출되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질소 고정(nitrogen fixation)은 대기 중 이질소(dinitrogen)를 생물학적으로 동화 가능한 형태로 전환시키기 때문에 생명체에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험적 및 이론적 연구에서는 화산 번개가 지구의 초기 생물 이전 환경에서 질소고정에 기여했을 수 있다고 제안했지만 지질학적 증거는 여전히 부족하다. 다만 처음으로 대규모 폭발로 인한 화산 퇴적물에서 상당한 양의 질산염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화산 폭발에서 나타나는 ‘화산 번개’가 대기 중 질산염을 토양으로 가져와

연구팀은 “세 곳의 고대 화산 지역에서 채취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발견된 질산염의 상당량이 대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는 이러한 필수 생명 유지 요소가 화산 폭발 자체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 번개에 의해 전달되었음을 시사한다.

소르본 대학의 대기 과학 전문가이자 연구 주저자인 슬리먼 베키(Slimane Bekki) 박사는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면 화산 번개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우리는 대규모 화산 폭발이 일어날 때 번개가 많이 치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 생명체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산 번개는 무엇일까?

화산번개는 화산 폭발 기둥에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을 말한다. 지난 200년 동안 거의 200번의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화학자 스테판 프리드 교수. 

화산 뇌우라고도 알려진 이 현상은 폭발로 인해 화산재 기둥이 솟아오르는 전기적 과정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화산재 구름이 있는 땅 근처와 성층권에 도달하는 화산 연기 기둥 두 곳에서 발생한다.

생명 탄생에 중요한 요소, 화산폭발이 아니라 화산 번개에 의해서 운반돼

이러한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베키 박사와 동료들은 고대 화산 활동으로 알려진 지역에 초점을 맞춰 페루 남부, 터키 중부, 이탈리아 나폴리 해안에서 현장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 결과, 그들은 토양에서 발견된 다량의 질산염이 실제로 화산에 의해 직접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대기 중에서 번개에 의해 운반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번개에 의해 생성된 질산염은 전 세계의 지구 표면에 퍼져 있는 반면, 화산 퇴적물은 매우 짧은 시간에 국지적으로 형성된다. 우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량의 고정된 질소는 번개에 의해 축적될 수 있으며, 이는 생명 발달의 전제 조건”이라고 베키 박사는 설명했다.

이 획기적인 연구는 지구상의 생명체 출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기 과정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생명 탄생이라는 복잡한 퍼즐에 대한 화산 번개의 독특한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화학자 스테판 프리드(Stephen Fried) 교수에 따르면, 박테리아부터 고세균(또는 원시 세균, archaea), 그리고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기체에서 동일한 아미노산이 발견될 수 있다.

이러한 유사성은 지구상의 모든 것이 생명나무(tree of life)를 통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생명나무는 모든 생명체의 조상 역할을 한 유기체의 기원이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국립과학원회보(PNAS)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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