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이 발명가…그러나 AI 도움을 받은 특허는 공개해야
“전적으로 AI에 의지한 경우는 발명 특허 낼 수 없어”
생성형 AI 등 지능화 되고 있는 첨단 AI 등장 앞두고 지침 마련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똑똑한 인공지능(AI)은 자신이 만든 발명에 대해 특허를 신청할 수 있을까? 안된다. 특허는 오직 인간만이 낼 수 있다.

미국 특허청(USPTO)은 “인공지능 시스템은 발명가로 명명될 수 없다. 그러나 인간은 특허 발명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AI 도구를 사용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하는 경우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기술 전문매체 버지(Verge)에 따르면 특허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실제 사람이 발명을 주도하고, 인간만이 특허 발명자로 지정될 수 있다는 공식 지침을 내놨다.

인공지능(AI)이 점점 더 지능화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특허청은 AI는 발명가가 될 수 없고 인간만이 될 수 있다며 AI는 특허를 신청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점점 더 지능화 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특허청은 AI는 발명가가 될 수 없고 인간만이 될 수 있다며 AI는 특허를 신청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인간만이 발명가, 그러나 AI 도움을 받은 특허는 공개해야

미국 특허청이 내놓은 이번 'AI 활용 발명에 대한 발명자성(Inventorship) 지침'은 인공지능, 특히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만든 발명에 특허권 보호가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에 대해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대답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 특허청은 AI 시스템과 기타 "자연인이 아닌 사람(non-natural persons)"은 특허 출원에 발명자로 등재될 수 없지만 "자연인이 AI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해서 자연인이 발명가 자격을 얻는 것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명시했다.

특허청이 특허를 허락할 때 출원인에게 필요한 모든 중요 정보를 나열하도록 요구하는 것처럼, 특허를 원하는 사람들은 발명 과정에서 AI를 사용했는지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특허등록을 받기 위해서는 AI를 활용하는 사람이 발명의 구상에 “크게 기여한 바”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순히 AI 시스템에 무언가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고, 이를 감독만 한 경우는 발명가가 될 수 없다. 따라서 특허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러나 CNN은 정확히 무엇이 "크게 기여한 바”에 해당하는지는 불분명하며, 해당 지침이 어떻게 작동할지는 대부분 적용되는 과정에서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적으로 AI에 의지한 경우는 발명 특허 낼 수 없어”

미국 특허청은 이 지침이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부 가상의 사례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AI 챗봇에 원격 조종 자동차의 핵심 부분 설계를 단순히 요청만 한 발명자는 이 자동차에 대한 특허권을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자동차 발명에 충분한 기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부분을 한 것은 AI이지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 특허청은 "AI 시스템에 단지 문제를 제시한 자연인은 적절한 발명자가 아닐 수 있다"면서 "그러나 상당한 기여는 그 사람이 AI 시스템으로부터 특정 해법을 끌어내기 위해 구체적인 문제를 고려해 프롬프트(명령어)를 구성하는 방식에 의해 드러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특허청의 지침은 기존 판례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생성형 AI 등 지능화되고 있는 첨단 AI 등장 앞두고 지침 마련

지난해 한 미국 연방 항소 법원은 미국 특허권에는 실제 사람만 발명자로 기재될 수 있다고 판단, 사실상 AI가 발명자나 공동 발명자로 이름을 올릴 가능성을 배제했다.

해당 사건에서 미국 특허청은 한 발명가가 특허 출원을 하면서 자신의 AI 시스템을 발명품에 대한 단독 발명자로 기재하자 그의 신청을 거부했다.

2020년 특허청은 연구원 스티븐 탈러(Stephen Thaler)의 청원을 거부한 후 “자연인”만이 특허를 신청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른바 ‘다부스 사건’이다.

탈러는 자신이 만든 AI 시스템인 ‘다부스(DABUS: Device for the Autonomous Bootstrapping of Unified Sentience)를 특허 출원의 공동 발명자로 추가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은 특허청의 결정을 지지해 AI 시스템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없다고 최종 판결을 내렸다.

미국 특허청은 미국 저작권청(US Copyright Office)과 특허 및 저작권 청원에서 AI에 대한 새로운 지침을 개발하기 위해 일련의 공개 협의를 진행한 후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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