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지역 꽃들 개화기 22일이나 빨라져… 로즈마리는 92일 일찍 피어
지중해, 온난화로 가장 영향 많이 받아… 상대적으로 개화기도 앞당겨져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스페인 세비야 대학 과학자들은 최근 연구에서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식물의 개화기가 최대 22일까지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도나냐 국립공원의 식물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지난 35년 동안 꽃과 51종의 관목, 수풀, 나무의 개화 패턴 변화를 관찰하여 이베리아 반도 남부의 식물 군집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했다.

이번 연구의 배경에는 해당 지역인 도나냐 공원의 기온이 평균 섭씨 1도, 최저 기온은 2도 상승하는 등 눈에 띄는 기온 상승이 있었다.

최근 온난화로 꽃 식물의 개화기가 20일 이상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지중해의 꽃' 로즈마리는 무려 92일이나 일찍 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온난화로 꽃 식물의 개화기가 20일 이상 앞당겨지고 있는 가운데 '지중해의 꽃' 로즈마리는 무려 92일이나 일찍 개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지중해, 온난화로 가장 영향 많이 받아… 상대적으로 개화기도 앞당겨져

이러한 온난화로 인해 식물 군집의 개화 시기가 5월 9일에서 4월 17일까지 22일 앞당겨지면서 상당한 변화가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는 이제 대부분의 꽃 식물 종들이 더 일찍 개화하여 생태계의 전통적인 리듬을 바꾸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개화 앞당겨 시작되는 이 현상은 스페인 전역에 널리 퍼져 있으며, 관찰된 종의 80%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놀랍게도 로즈마리(Salvia rosmarinus)는 과거보다 92일 일찍 꽃을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많은 종의 개화 기간이 길어져 꽃이 피는 지역이 "과밀"하게 되었다. 이러한 혼잡으로 인해 벌과 같은 수분 곤충의 관심을 끌기 위한 꽃들의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개화는 유성생식을 촉진하기 때문에 식물에게 중요한 단계이다. 식물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곤충에 의존하여 한 꽃에서 다른 꽃으로 꽃가루가 전달된다.

그러나 이 “복잡한 춤”에는 정확한 타이밍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해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 식물과 수분매개 곤충 사이의 동기화가 중단될 수 있다.

이 연구는 도냐나 국립공원을 포함한 지중해 지역이 다른 많은 지역보다 더 심각한 기후 변화 영향을 겪고 있으며 기온 상승이 세계 평균보다 20% 더 높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벌과 같은 수분 매개자를 찾기 위한 “꽃들의 전쟁”, 생태계 균형 깨

온도 상승이라는 이러한 급격한 변화는 꽃을 피울 적절한 순간을 결정하기 위해 따뜻한 온도에 의존하는 개화식물에 새로운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개화 시기의 변경은 식물의 효과적인 번식 능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가뭄 조건이 악화될 때에는 적당하지 않은 시기에 결실 또는 발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벌과 같은 곤충 등 수분 매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꽃 식물 간의 예상치 못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이들 종의 생존은 더욱 복잡하게 된다.

이러한 식물 군집의 개화 패턴에 대한 35년의 긴 시간의 모니터링은 기후변화가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강조하는 귀중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꽃 식물의 개화 시간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는 단기간에 걸쳐 진행된 것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미가 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식물학 연보(Annals of Botany)’ 저널에 게재되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