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배기 가스는 오픈 된 공간, 그러나 가스레인지는 밀폐된 공간
실내 요리, 나노클러스터 에어로졸 10~100배 더 많이 흡입할 수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집에서 요리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 레인지나 전기 스토브가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의 배기 가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퍼듀 대학의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가스레인지에서 요리할 때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보다 더 많은 나노 크기 입자를 공기 중으로 방출해 천식 및 기타 호흡기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지금까지 과소평가되어 왔던 실내 공기 오염의 중요한 원인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가스레인지에서 요리할 때는 반드시 주방 환풍기를 사용할 것을 충고했다.

집에서 요리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 레인지나 전기 스토브가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의 배기 가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우에 따라 10~100배에  가까운 초미립 입자를 방출한다. [사진=픽사베이] 
집에서 요리를 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스 레인지나 전기 스토브가 휘발유를 사용하는 차량의 배기 가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우에 따라 10~100배에  가까운 초미립 입자를 방출한다. [사진=픽사베이] 

실내 요리, 나노클러스터 에어로졸 10~100배 더 많이 흡입할 수도

이 연구를 이끈 토목공학부의 브랜든 부어(Brandon Boor) 교수는 “연소는 실내와 실외 모두 전 세계적으로 대기 오염의 원인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가스레인지에서 요리를 하면 호흡 기관에 들어가 잠재적으로 침전되는 작은 나노입자가 대량으로 생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직경이 1~3나노미터에 불과한 공기 중의 작은 나노입자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초소형 입자는 호흡기관 깊숙한 곳에 도달할 수 있을 만큼 크기가 완벽하고, 잠재적으로 다른 기관으로 퍼져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가스 스토브가 있는 집에 사는 어린이들이 흡연을 할 경우 주로 노인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천식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이전 연구에서도 반복된 우려 사항이다.

그러나 ‘나노클러스터 에어로졸(nanocluster aerosol)’로 알려진 3나노미터보다 작은 입자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처음이다. 이러한 작은 입자를 측정하는 데는 커다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부어 교수는 “이 초소형 나노입자는 너무 작아서 눈으로 볼 수 없다. 이는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 입자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독일 업체 그림 에어로졸 테크니크(Grimm Aerosol Technik)의 고급 공기 품질 장비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가스레인지 연소에서 나오는 공기 질 영향을 모니터링하는 센서가 장착된 이 도구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러한 작은 입자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차량 배기 가스는 오픈 된 공간, 그러나 가스레인지는 밀폐된 공간

실험 결과는 놀라왔다. 요리 연료 1kg당 최대 10조 개의 나노클러스터 에어로졸 입자가 방출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같은 양의 차량 배기가스에서 방출되는 입자와 일치하거나 심지어 초과하는 수치였다.

이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번잡한 거리에서 자동차 배기가스로 흡입하는 것보다 가스레인지에서 밀폐된 실내 요리를 할 때 나노클러스터 에어로졸을 10~100배 더 많이 흡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또한 물을 끓이거나 구운 치즈 샌드위치를 만드는 것과 같은 요리 활동 후 20분 이내에 상당한 방출을 보여주는 모델을 통해 이러한 입자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많은 입자가 다른 표면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지만, 연구 모델에 따르면 약 100억~1조 개의 입자가 성인의 두부 기도와 폐의 기관지 부위에 침착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경우 이러한 침착은 더욱 집중된다.

부어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리하는 동안 환풍기를 켜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우리는 모든 유형의 실내 공기 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PNAS Nexus’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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