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산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재산 피해를 비롯해 직접 신체적 피해도 늘어
심리적 정신적 불안으로 병원 찾는 사람도 크게 많아져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한때 낭만으로 넘어갈 수도 있었던 산불은 더 이상 낭만적인 산에서 일어나는 화재 수준이 아니다. 사람의 정신에 악영향을 미치는 재해로 등장했다.

미국 에모리 대학의 새로운 연구는 산불이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중요하고 지속적인 암울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도심의 화재가 아닌 산불은 우리의 정신 건강에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를 남긴다.

연구원들은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약 190만 건을 조사했다. 그들은 응급실 방문 건수의 6.3% 증가가 산불로 인한 연기 노출과 불안 관련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최근 산불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규모와 지속 시간에서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주택 지역까지 영향을 미쳐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 또한 산불로 인해 생기는 미립자들은 대기오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 University of Waterloo]
최근 산불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규모와 지속 시간에서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주택 지역까지 영향을 미쳐 재산 피해는 물론 인명을 앗아가고 있다. 또한 산불로 인해 생기는 미립자들은 대기오염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 University of Waterloo]

재산 피해를 비롯해 직접 신체적 피해도 늘어

이 가운데 성인 여성, 소녀, 그리고 노년층은 산불 발생 시 불안 문제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사회적 도움에 필요성이 증가한 것은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일생 동안 호르몬 변동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불안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 또한 스트레스 반응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는 기존의 생물학적 조건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노인들은 스트레스 반응과 불안 증상이 더 클 수도 있다. 또한, 산불로 인해 소유물, 집, 심지어 독립심을 잃을 가능성이 있어, 모든 연령대에 심각한 심리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에모리의 칭양 주(Qingyang Zhu) 박사는 "정신 건강은 미국에서 가장 널리 퍼진 건강 상태 중 하나이다. 우리는 산불과 심각한 불안 장애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산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이미 경미하거나 중간 정도의 정신 건강 증상을 겪고 있다. 그들이 잠에서 깨어나 연기로 뒤덮인 하늘을 본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들은 더욱 불안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산불은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재산 피해를 내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불안과 공포 등 정신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한 여인이 연기자 자욱한 풍경을 불안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사진=Walmsley EFAP]
최근 산불은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재산 피해를 내는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불안과 공포 등 정신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산불로 피해를 입은 한 여인이 연기자 자욱한 풍경을 불안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사진=Walmsley EFAP]

심리적 정신적 불안으로 병원 찾는 사람도 크게 많아져

산불을 비롯해 기후 변화는 불안, 우울증, 심지어 섭식 장애의 증가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이는 전 세계 의료 시스템에 재정적 사회적으로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지구의 온도가 상승했고 강우 패턴도 바뀌었다. 이로 인해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가뭄, 그리고 가연성 물질이 많기 때문에 이미 화재가 많은 미국 서부와 같은 곳에서는 산불이 더 커지고 더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산불로 인해 정신 건강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수는 지난 30년 동안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이로 인한 불안과 공포는 전 세계적으로 주요 건강 문제가 되었다.

이는 기후 재해로 인한 물리적 피해만이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 영향을 다루는 의료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구팀은 개별적으로 가장 좋은 접근 방식은 산불로부터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산불들은 도심 지역까지 침투하고 있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의 무서운 점은 명확한 경계가 없다는 것이다. 산불 연기 경보를 받으면 창문을 닫고 야외 활동을 제한하며 당황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멘탈 헬스(Nature Mental Health)’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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