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위장 기관 및 호수에서도 존재
온난화로 바이러스 늘면, 메탄 생산 미생물도 늘어
메탄 생산에 관여하는 새로운 바이러스들 계속 발견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가장 작은 유기체 미생물도 기후를 형성하는데 커다란 힘을 갖고 있다. 최근 오하이오 주립대학(OSU)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가 바로 그러한 사실을 알려준다.

OSU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질병만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을 생성하는 미생물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줌으로써 우리 주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습지, 논, 동물의 소화 시스템과 같이 산소가 거의 없거나, 또는 전혀 없는 곳에서는 고세균(archaea) 이라는 미세한 생물이 유기 물질을 분해한다.

습지, 논, 동물의 소화 시스템과 같이 산소가 거의 없거나, 또는 전혀 없는 곳에서는 고세균(archaea) 이라는 미세한 생물이 유기 물질을 분해한다. 이러한 분해 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형성된다.  [사진=어스닷컴]
습지, 논, 동물의 소화 시스템과 같이 산소가 거의 없거나, 또는 전혀 없는 곳에서는 고세균(archaea) 이라는 미세한 생물이 유기 물질을 분해한다. 이러한 분해 과정에서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이 형성된다.  [사진=어스닷컴]

메탄 생산 관여 바이러스, 소화기관만이 아니라 호수에서도 존재

‘메탄생성(methanogenesis)’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분해 과정은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를 생산한다. 메탄은 강력한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보다 4배, 심지어 20배의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다.

이산화탄소에 비해 메탄 분자는 열을 훨씬 잘 흡수해 지구 대기에 열을 가두어 두기 때문에 온실 효과의 주요 원인이 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은 짧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강력한 열 포획 능력으로 인해 지구 온도가 더 빠르게 상승한다.

이 열 포획은 지구 표면 온도를 높이고, 날씨 패턴을 변화시키고, 만년설을 녹이고, 그리고 해수면을 상승시켜 기후 변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연구를 이끈 OSU의 미생물학자인 지핑 종(Zhi-Ping Zhong) 박사는 “온난화와 관련해 미생물이 어떻게 메탄 과정을 촉진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메탄 대사 과정에 있어서 미생물의 역할은 수십 년 동안 연구되어 왔지만 바이러스 분야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충분히 조사되지 않았다. 우리는 바이러스의 역할을 알고 싶었다”고 종 박사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해양 및 동물의 소화 시스템과 같은 다양한 곳에서 수집한 메타지놈(metagenomes)이라는 불리는 약 1000개 세트의 유전 데이터를 조사했다.

온난화로 바이러스 늘면, 메탄 생산 미생물도 늘어

그리고 데이터 세트를 분석해 미생물의 메탄 관련 과정에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 바이러스 유전자를 식별했다.

그리고 이러한 바이러스가 다양한 생태계에서 메탄 생산과 소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에 착수했다.

특히 메탄 생산에 관여하는 미생물에 대해 바이러스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에 돌입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메탄 생산 및 소비와 관련된 25가지 반응에 잠재적으로 관여하는 24가지 독특한 바이러스 유전자가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메탄 관련 유전자의 분포는 상당히 다양했다.

소의 위장과 같은 동물 내부에 사는 바이러스는 물이나 퇴적물과 같은 일반적인 환경 바이러스에 비해 이러한 유전자를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확인된 24개의 유전자 중 16개가 소의 위에서 발견된 반면, 해양수, 해양 퇴적물, 호수, 온천 퇴적물에서는 훨씬 적은 수의 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소는 되새김 과정에서 많은 양의 메탄을 생산한다. 이는 위장 내 바이러스가 미생물의 신진대사를 높여 메탄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소는 되새김 과정에서 많은 양의 메탄을 생산한다. 이는 위장 내 바이러스가 미생물의 신진대사를 높여 메탄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메탄 생산에 관여하는 새로운 바이러스들 계속 발견

연구자들은 또한 크로아티아의 한 호수를 연구하는 가운데 메탄 가스가 많이 존재하는 바닥 퇴적물에 살고 있는 놀랍고 새로운 다양한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는 우리가 이전에 알고 있던 것보다 이러한 환경에 더 많은 바이러스가 있으며, 이들이 얼마나 많은 메탄이 생성되거나 분해되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바이러스에는 이전에 다른 바이러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유전자와 독특한 능력이 있었다. 이는 생태계에서 완전히 새로운 생물 그룹을 찾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바이러스들은 우리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있을 수 있으며, 그들의 존재는 전체 생태계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종 박사는 “이러한 발견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과소평가되어 있으며 더 많은 관심을 받을 가치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요한 점을 지적했다. “이 연구는 바이러스가 미생물의 기능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연구는 기후 변화의 바이러스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시작 단계다. 우리는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저널 최근호에 게재되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