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이익 날 것…광고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 수억 달러 매출"
“투자자들, 300억 달러 이상 가치 인정받아”...크렘린궁과 연관성 부인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메신저앱 텔레그램(Telegram)이 월가(Wall Street)로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력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용자가 9억 명으로 성장한 텔레그램은 수익성에 점점 가까워져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FT가 텔레그램의 개발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39)와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2021년 5억명이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9억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메신저앱 텔레그램이 사용자가 9억 명으로 성장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어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메신저앱 텔레그램이 사용자가 9억 명으로 성장해 흑자로 전환할 수 있어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내년부터 이익 날 것…”광고와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 도입 후 수억 달러 매출"

두로프 CEO는 2017년 이후 첫 공개 인터뷰에서 두바이에 본사를 둔 텔레그램이 2년 전 광고와 유료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한 이후 "수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미디어 앱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펀드 등 잠재적 투자자들로부터 300억 달러(약 39조원) 이상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FT는 두로프는 향후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으며 매각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전했다.

두로프 CEO는 "우리가 수익화를 시작한 주된 이유는 독립성을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IPO는텔레그램의 가치에 민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FT에 텔레그램이 이익을 내기 시작하고 시장이 좋아지면 미국 상장을 목표로 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두로프 CEO는 상장 일정이나 장소 등에 대한 언급은 거절했으며 "몇몇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투자자들로부터 300억 달러 이상 가치 인정받아”... 크렘린궁과 연관성 부인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텔레그램은 비밀대화 기능으로 주목받았다. 텔레그램의 MAU(9억 명)는 메타 왓츠앱(18억 명)의 절반 수준이다.

러시아 출신인 두로프는 2013년 형 니콜라이와 함께 텔레그램을 개발했다.

두로프에 따르면 그는 텔레그램보다 먼저 설립한 소셜미디어 VK의 일부 우크라이나 사용자 데이터를 넘기라는 러시아 안보 기관의 요구를 거절했으며, 강압에 의해 VK 지분을 친크렘린 성향의 러시아 재벌에게 매각하고 러시아를 떠났다.

텔레그램은 일각에서 극단주의자 콘텐츠나 가짜뉴스 확산 등으로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일부에서는 크렘린궁의 영향을 받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두로프 CEO는 이런 주장에 대해 부정확한 이야기라며 일축했다. 

올해 각국에서 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소셜미디어의 악영향이 우려되는 데 대해서는 콘텐츠 관리를 개선하겠다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표현 방식을 단속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IPO 일정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구독료와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시기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텔레그램이 수익성을 달성하고 시장 상황이 계속 호전될 경우 미국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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