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정부의 자국 신문과 뉴스 잡지 소유 금지 추진 입법 발의
UAE 정부 지원 컨소시엄, 6억파운드 인수 계획 추진해 와
보수당 중심 의원들 강력히 항의… 매각 무산될 가능성 커

【뉴스퀘스트=김형근 기자】 13일(현지 시간)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외국 정부가 영국의 신문과 뉴스 잡지를 소유하는 것을 방지하는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지원하는 컨소시엄이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를 6억 파운드에 인수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외국 정부의 영국 미디어 자산 소유를 금지하는 입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가디언은 영국 정부는 다른 나라 정부가 영국 신문과 정기간행물을 소유, 통제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외국 정부가 영국의 신문과 뉴스 잡지를 소유하는 것을 방지하는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지원하는 컨소시엄이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를 6억 파운드에 인수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정부는 외국 정부가 영국의 신문과 뉴스 잡지를 소유하는 것을 방지하는 법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지원하는 컨소시엄이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를 6억 파운드에 인수하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외국 정부의 자국 신문과 뉴스 잡지 소유 금지 추진 입법 발의

이날 스티븐 파킨슨 언론장관은 상원에서 정부가 신문이나 뉴스 잡지에 대한 외국의 소유권을 금지하는 수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파킨슨 장관은 "외국의 소유권, 영향력 또는 통제와 관련된 신문 및 정기 뉴스 잡지의 인수 및 합병"을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이 제정되면 UAE의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 부총리가 지원하는 펀드와 미국 민간 투자 회사 간의 파트너십인 레드버드 IMI(RedBird IMI)가 영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텔레그래프를 인수하려는 노력을 차단할 수 있게 된다.

레드버드 IMI는 165년 넘는 역사를 지닌 유력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자매지 스펙테이터 매거진 등을 소유한 텔레그래프 미디어 그룹을 6억 파운드(약 1조100억원)에 인수하는 계획을 추진해 왔다.

레드버드 IMI의 인수 계획에 언론 자유 위협 등 많은 보수당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이에 따라영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익적 개입을 선언했다.

텔레그래프는 보수 성향 매체로 영국의 현 집권 여당인 보수당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IMI는 입찰 과정에서 "전적으로 수동적인 투자자"로서 텔레그래프의 경영이나 운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UAE 정부 지원 컨소시엄, 6억파운드 인수 계획 추진해 와

그러나 영국 당국은 UAE 정부 구성원 개인 소유의 IMI가 합작사 재정의 75%를 차지하는 만큼, 향후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가 발의할 법안의 세부 조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미디어 기업 인수합병이 다른 국가의 소유나 통제, 영향력 행사로 이어질지 경쟁시장청(CMA)에 조사할 의무를 부여하고, 문화부 장관이 합병을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외국 정부가 지배적 지분을 차지할 경우 인수가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다른 법률에서는 통상 지분율 25% 이상을 지배적 지분으로 본다.

다른 나라 정부가 소수의 지분으로 영향력이나 통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인수 승인이 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레드버드 IMI가 민간 지분을 늘리고 UAE 국가 지분을 줄이는 방식으로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법안을 주도한 보수당 상원의원으로 커뮤니케이션 및 디지털 위원회 위원장인 바로니스 티나 스토웰(Baroness Tina Stowell)은 “외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그렇게 중요하고 민감한 부분을 소유하도록 허용하는 일이 허용된다면 우리 모두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더욱 손상시킬 것”이라며 강력히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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