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젖줄 메콩강 삼각주 지역에서 대부분 발생
가뭄으로 강 수위 낮아, 바닷물 유입 더 심각해져
쌀, 과일나무, 수산업 등 심각한 피해… 앞으로 상황 더 악화 예상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동남아(ASEAN) 국가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겪는 침수 피해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 2021년 글로벌 리서치 그룹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MGI: McKinsey Global Institute)가 발간한 기후 변화에 의한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30년 이내 전 세계 국가 중 절반에 가까운 105개 나라가 기후 변화로 심대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MGI는 해당 보고서에서 앞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과 온실가스 감축이 모두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메콩강은 베트남에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젖줄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많은 바닷물이 경작지로 스며들면서 연간 약 30억 달러의 농작물 손실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메콩강은 베트남에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젖줄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많은 바닷물이 경작지로 스며들면서 연간 약 30억 달러의 농작물 손실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픽사베이]

베트남의 젖줄 메콩강 삼각주 지역에서 대부분 발생

18일(현지시간) 과학전문 사이트 피스닷오르그(phys.org)에 따르면 베트남이 많은 바닷물이 경작지로 스며들면서 연간 약 30억 달러의 농작물 손실에 직면해 있다고 국영 언론 베트남 익스프레스(VnExpress)가 한 새로운 연구를 인용해 보도했다.

베트남 환경부는 그 피해는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식량과 생계를 제공하는 '베트남의 밥그릇 Vietnam's rice bowl'으로 알려진 메콩강 삼각주 지역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비가 오지 않는 건기에는 바닷물 수위가 더 높은 경우가 많지만 해수면 상승, 가뭄, 조수 변동, 상류 담수 부족으로 인해 바닷물 수위가 더욱 높아져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베트남 익스프레스는 환경부 산하 수자원과학연구소(Water Resources Science Institute)의 새로운 연구를 인용해 바닷물 유입으로 인한 농작물 손실이 29억4000만달러에 이를 수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바닷물 유입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지역 중 하나인 베트남 최남단 까마우(Ca Mau) 지역은 약 6억65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또한 16일에 열린 정부의 수자원 관리에 관한 회의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베트남 남부의 메콩강 삼각주 지역 벤째(Ben Tre)는 약 4억7200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종목별 피해 시나리오를 보면 과일나무는 메콩강 삼각주 피해의 29%를 차지하고 농작물은 27%, 쌀은 거의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업도 30%를 차지하며, 전체 피해액 가운데 8억4000만 달러에 해당한다.

이 연구 보고서는 앞으로 이 지역의 피해액이 31억 달러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쌀, 과일나무, 수산업 등 심각한 피해… 앞으로 상황 더 악화 예상

이달 초 수자원부는 바닷물 유입으로 인한 염분 침입이 메콩강 삼각주 지역의 약 8만 헥타르의 쌀과 과일 농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트남 국립 수력기상예측센터(National Center for Hydro-Meteorological Forecasting)에 따르면 2023~2024년 사이 이 지역의 염분 침입은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메콩강 삼각주는 지난 2월에 비정상적으로 긴 폭염 기간을 겪었다. 이로 인해 여러 지역에 가뭄이 발생하고 해당 지역 운하의 수위가 낮아졌다.

베트남 주요 지역을 흐르는 메콩강이 가져다 주는 풍요로움 덕분에 베트남은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불어닥친 가뭄 등으로 인해 강의 수위 낮아지고 바닷물이 유입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사진=픽사베이]   
베트남 주요 지역을 흐르는 메콩강이 가져다 주는 풍요로움 덕분에 베트남은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불어닥친 가뭄 등으로 인해 강의 수위 낮아지고 바닷물이 유입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세계경제포럼(WEF)은 2021년 현재 최소 2000만 명 이상이 기후 변화로 거주지를 강제 이전 해야 했다고 말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WEF는 이 숫자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이며 아세안 지역 국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또한 세계기상기구(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발표 자료에 의하면 아세안 10개국 가운데 싱가포르를 제외한 나머지 9개국 모두 기후 변화로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나라 상위 50위에 포함되었고, 그중 4개 국가는 상위 10위 안에 랭크 되었다.

이 외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아세안 국가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와 해수면 상승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환경으로 돌아갈 수 없는 임계점을 지나게 될 시점도 머지않았다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WEF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 중 해수면 상승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고 있는 나라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으로 조사되었다. 베트남은 세계 쌀 수출 3위 국가다.

베트남 호치민시의 경우 현재 도시 전체 면적의 23%가 홍수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었는데, 2050년경에는 그 비율이 36%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침수 면적만이 아니라 침수 수위가 높아지면서 면적당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어 호치민 시는 앞으로 30년 동안 홍수로 94억 달러의 인프라 또는 부동산 피해를 겪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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