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대박...외신, “텐센트가 수혜...카카오는 이득 없다”

▲ 사진제공 = 다음
[트루스토리] 오찬주 기자 = 다음과 카카오가 대한민국의 IT-모바일의 새로운 역사를 쓰는 첫 걸음을 시작한다고 평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텐센트가 다음-카카오 출범의 ‘숨은 주역’으로 부상해 주목된다.

카카오 2대 주주인 중국 인터넷업체 텐센트가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분석이 외신들로부터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의 미래 전략 수립에 키맨이 될 것이라는 게 이들 외신의 공통된 분석이다.

텐센트는 지난 2012년 4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지분 13%(우선주 360만주)를 취득했다. 카카오가 같은 해 7월 게임 사업 진출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어려워 시가총액 126조원에 달하는 텐센트에 손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일단 이번 합병으로 지분의 가치는 무려 4083억원으로 평가됐다. 만약 텐센트가 카카오 측이 주주에게 부여하는 주당 11만 3429원짜리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면 4083억원을 손에 쥐게 된다. 텐센트가 과거 카카오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고 결과적으로 이번에 대박을 터트린 꼴이다.

그렇다고 텐센트가 당장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음은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을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혀 통합 법인에서도 텐센트의 영향력은 지속되게 된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텐센트가 이사회 승인절차를 거칠 때 합병에 찬성해줬다”고 강조한 대목에서도 텐센트가 향후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지 주목하게 하는 부분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으로 카카오 지분 13%를 보유한 텐센트가 아시아 지역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데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번 합병으로 ‘힘을 얻게 된’ 다음과 달리 카카오 입장에선 별로 이득이 없다는 회의적인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위스 UBS은행은 보고서에서 “카카오는 그간 한국의 모바일게임 산업 성장세가 둔화되자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이번 합병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 확신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에서 9.9%의 지분을 확보해 김범수 의장(39.8%)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웅 다음 대표(3.4%)보다도 지분이 높다. 텐센트의 게임사업부문인 텐센트게임스의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은 카카오 사외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양측의 통합에 긍정적인 전망도 쏟아지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감지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중국 거대 자본이 유입돼 주주로서 목소리를 키우게 될 경우 우리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석우 대표는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자본 유입이 성장의 밑거름이 된 국내 기업도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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