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공학업체 e제네시스, 거부 반응 최소화 위해 69가지 GM 기술 적용
4시간 만에 수술 끝나, 병실에서 회복 중…토요일 퇴원 예정
미국 장기 이식 대기자 10만3천명… 장기 부족 하루 평균 17명 사망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신장을 비롯해 장기 이식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거부 반응이다. 혈액형이 같다는 것만으로는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거부 반응은 장기 이식에서 커다란 숙제였다.

미국에서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0대 남성이 유전자변형(GM) 돼지의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결과는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전적으로 변형된 돼지의 신장을 받은 이 남성은 수술 후 일주일 가까이 지나는 동안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의료진이 지난 16일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2세 남성을 상대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리에 끝마쳤다. 양호한 상태의 환자는 토요일 퇴원 예정이다. [사진=MGH]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의료진이 지난 16일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2세 남성을 상대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리에 끝마쳤다. 양호한 상태의 환자는 토요일 퇴원 예정이다. [사진=MGH]

4시간만에 수술 끝나, 병실에서 회복 중…토요일 퇴원 예정

21일(현지시간) 공영방송 NPR 등 외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의 의료진은 지난 16일 말기 신장 질환을 앓는 62세 남성을 상대로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성공리에 끝마쳤다.

이 GM돼지는 생명공학업체인 e제네시스(eGenesis)가 사람의 몸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전자 변형시켜 제공한 돼지다.

MGH의 카와이 타츠오 박사와 나헬 엘리아스 박사가 이끈 이번 수술은 미 식품의약청(FDA)의 특별 승인하에 이뤄졌다고 NPR은 전했다.

MGH 측은 해당 남성은 혈관을 통한 투석 치료를 지속할 수 없게 되면서 이식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장기기증자의 신장을 이식받기 위해 대기 명단에 등록했지만, 언제 수술을 받을지 기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번 수술에 동의했다.

수술이 끝난 뒤 환자 상태는 양호하며 현재 병실에서 회복 중이라고 병원 측은 전했다.

MGH는 신장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있는 매사추세츠주 웨이머스 출신의 리차드 슬레이먼(Richard Slayman, 62)으로 4시간 동안 수술으루 받았으며, 건강을 잘 회복하고 있으며 토요일 퇴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슬레이먼은 병원이 대신 발표한 성명에서 "나는 이것(신장 이식 수술)이 이 나를 돕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생존을 위해 이식이 필요한 수천 명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제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전공학업체 e제네시스, 거부 반응 최소화 위해 69가지 유전자편집 기술 적용

앞서 e제네시스는 하버드의대 등 연구팀과 함께 지난해 10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원숭이의 장기 생존 사례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돼지는 세포구조에서 사람과 비슷하다. 그리고 번식력이 강하고 성정 또한 빨라 장기 이식 연구의 가장 유력한 대상이 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거부반응을 극복하기 위한 첨단 유전공학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연구팀은 당시 네이처에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고 인간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CRSPR-Cas9) 기술로 유전자를 편집한 미니 돼지의 신장을 이식받은 원숭이가 최장 758일까지 생존했다고 발표했다.

유전자편집 기술은 기존의 GM기술처럼 외부의 유전자를 도입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유전체 내 특정 DNA를 인식해 변형하는 기술이다. 가위로 유전자를 자른다는 의미에서 ‘유전자 가위’라고 부른다.

돼지 신장을 뇌사자에게 이식한 사례는 과거에 있었지만,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살아있는 환자 몸에 성공적으로 이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NPR에 따르면 e제네시스는 인간 이식을 위한 신장을 준비하기 위해 69가지 유전자 변형 기술을 적용해 사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변형 기술은 돼지를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바이러스로부터 인간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돼지 유전자를 삭제하고 인간 유전자를 추가하여 장기가 사람과 호환되도록 만든다.

e제네시스의 마이크 커티스(Mike Curtis)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우리는 환자의 용기와 장기 이식 과학의 발전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것은 의학의 새로운 개척을 나타내며 수백만 명의 환자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게놈 공학의 잠재력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인간 장기 이식을 위한 장기의 지속적인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제 및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장기 대기자 명단에는 10만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올라 있다. 하루 평균 약 17명이 장기를 구하지 못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방 정부 통계에 따르면 말기 신장 질환은 미국 내 백인에 비해 흑인에게 3.8배 더 흔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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