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사람 명예훼손했다”..배설 장군 왜곡으로 후손들 정신적 고통 호소

▲ 영화 '명량'에서 비열한 인물로 묘사된 배설장군/ 사진='명량' 캡쳐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저희가 원하는 것은 영화의 성공에 편승한 금전적 보상 따위가 결코 아닙니다. 소설작가와 영화제작사가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훼손된 선조 배설장군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배설 장군 13대손인 배윤호(59·여)씨는 14일 늦은 밤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경주배씨 성산파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다. 이 비대위는 영화 ‘명량’의 ‘배설 장군 왜곡’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대위는 영화에서 묘사된 배설 장군의 행동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배설 장군이 왜적과 내통해 이순신장군을 살해하려 하거나, 전투를 앞두고 사기를 꺾기 위해 거북선을 불지르는 장면을 삽입해 놓으면 주인공인 이순신장군이 느꼈을 절망감에 감정 이입된 독자와 관객들이 극도의 분노를 느끼고 뒤이어 명량 해전에서의 기적적인 승리를 보면서 극적인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허위 장면들을 배치한 것”이라며 “거기다 악인이 분노한 부하로부터 화살에 맞아 죽음에 이르니 권선징악의 절정을 찍고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일견 그럴듯 하지만 그 본질은 한명의 관객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한 아주 천박한 상술,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니”라고 맹비난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소설작가와 영화제작사는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으면서, 언론을 통해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만 봐 달라’는 등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오히려 ‘영화를 매도하지 말라’고 하며 후손들의 호소를 폄훼하는 등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후손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없었다’고 변명하는 등 모순된 주장을 동시에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런 기민한 언론플레이와 상반되게 피해자인 후손들이 요구한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자손에 대한 인격권의 침해가 중단될 수 있는 조처는 전혀 취하지 않고 있으며 그 어떠한 책임 있는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범죄의 피해자인 후손들의 호소에 대해 ‘피해를 줄 생각은 없었다’고 언론에 한줄 입장 표명을 하고선 피해 당사자들에게 연락 한번 없이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희 후손들은 소설작가,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라는 소박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어쩔수 없이 배설장군의 후손이 집성촌을 이루어 살고 있는 경북 성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저희가 원하는 것은 영화의 성공에 편승한 금전적 보상 따위가 결코 아닙니다. 소설작가와 영화제작사가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훼손된 선조 배설장군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 그것 하나뿐”이라며 “자손된 자로서 조상의 명예훼손으로 인해 입은 인격권침해의 상처는 오로지 조상의 명예회복으로만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며 저희들이 현실 속에서 당하고 있는 남모르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일 뿐이다”고 호소했다.

다음은 보도자료 전문

형사 고소장을 접수하면서(비상대책위 보도자료)

배설장군의 후손들인 저희 문중은 소설과 영화 명량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사자명예훼손과 후손들의 인격권침해’와 관련해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결과와 종인들의 뜻을 따라 2014년 9월 1일 언론을 통해서 문제 제기를 하였습니다. 저희가 일어서게 된 이유는 이번 사태를 촉발하고 사태해결에 전적인 책임을 진 소설작가와 영화제작자 및 배급사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설작가와 영화제작사는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으면서, 언론을 통해서 ‘직접 상영중단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만 봐 달라’는 등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오히려 ‘영화를 매도하지 말라’고 하며 후손들의 호소를 폄훼하는 등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후손에게 피해를 줄 생각은 없었다’고 변명하는 등 모순된 주장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민한 언론플레이와 상반되게 피해자인 후손들이 요구한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과 자손에 대한 인격권의 침해가 중단될 수 있는 조처는 전혀 취하지 않고 있으며 그 어떠한 책임 있는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범죄의 피해자인 후손들의 호소에 대해 ‘피해를 줄 생각은 없었다’고 언론에 한줄 입장 표명을 하고선 피해 당사자들에게 연락 한번 없이 오만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후손들은 소설작가, 영화제작사 및 배급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바라는 소박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어쩔수 없이 배설장군의 후손이 집성촌을 이루어 살고 있는 경북 성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원하는 것은 영화의 성공에 편승한 금전적 보상 따위가 결코 아닙니다. 소설작가와 영화제작사가 소설과 영화를 통해서 훼손된 선조 배설장군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 그것 하나뿐입니다. 자손된 자로서 조상의 명예훼손으로 인해 입은 인격권침해의 상처는 오로지 조상의 명예회복으로만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며 저희들이 현실 속에서 당하고 있는 남모르는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일 뿐입니다.

대부분 시골에서 살며 세상 돌아가는 내용에 무지한 촌부들인 저희가 왜 이런 행동에 나서게 되었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영화의 감독겸 제작자는 영화 상영을 전후해서 여러 매체를 통한 인터뷰에서 영화 명량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고증을 거쳤으며 일본까지 가서 사료를 수집하여 역사적인 부분에 충실했다는 강조를 반복해서 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후손들이 문제를 제기한 지금에 와서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영화로 봐 달라는 자기 편의적인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실존인물을 실명으로 영화에 등장시키면서, 인터넷으로 간단히 검색이 가능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 허위의 이야기를 여러 차례 큰 비중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저희 후손들은 매우 궁금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여러 사람들이 모여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명확해 보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관객들과 독자들로부터 분노의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왜 이런 분노의 감정이 필요했을까요?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요? 작가와 감독은 아주 쉬운 방법을 취합니다. 실존인물을 등장시키되 역사적 사실만을 표현해서는 긴장감이 부족하니 거짓이라 하더라도 아주 자극적인 내용 이를테면 왜적과 내통하여 이순신장군을 살해하려 하거나, 전투를 앞두고 사기를 꺾기 위해 거북선을 불지르는 장면을 삽입해 놓으면 주인공인 이순신장군이 느꼈을 절망감에 감정 이입된 독자와 관객들이 극도의 분노를 느끼고 뒤이어 명량 해전에서의 기적적인 승리를 보면서 극적인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허위 장면들을 배치한 것입니다. 거기다 악인이 분노한 부하로부터 화살에 맞아 죽음에 이르니 권선징악의 절정을 찍고 관객은 카타르시스를 느낍니다. 일견 그럴듯 하지만 그 본질은 한명의 관객이라도 더 끌어들이기 위한 아주 천박한 상술, 그이상 그이하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술에 이용되어 하지도 않은 악행들로 명예에 먹칠을 당한 당사자를 포함해서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허위 사실로 영원히 낙인이 찍힌 저희 후손들은 도대체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런 고통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요? (철저한 역사 고증을 거듭 강조하던 감독겸 제작자가 후손들의 반발 이후엔 표변해서 영화로만 보아달라는 둥 모순된 주장을 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얄팍한 상술에 속은 사람이 대통령을 포함하여 1700만명이 넘는다는 사실 때문에 놀라움과 함께 서글픔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배급업자인 씨제이이앤엠은 한술 더 떠서 추석 연휴동안 영화무료관람을 추진한 바 있고, 영화 상영이 끝난 다음에는 교육용 자료로 학교와 군부대에 배포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들이 무상관람할 수 있게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었는데 저희같은 사람들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여기까지가 한치의 더함도 없이 저희 문중 후손들이 갑자기 겪게 된 날벼락과도 같은 사건의 전말이며, 시골에서 농사짓던 촌로들이 분노해서 일어나게 된 배경입니다.

소설을 쓰고 영화를 제작하고 배급하신 분들께 고합니다.  

1. 소설 작가와 영화제작자 및 배급사는 국민과 피해자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피해 당사자들의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상처와 사회생활에서 빚어지는 불편함이 하루속히 치유되고 회복되어서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진정성 있는 노력을 취하시기 바랍니다.

2. 역사적 실존인물이자 존경하는 배설장군에 대해 황당무계의 허위 표현으로 비겁하고 더러운 악역으로 묘사한 소설과 영화는 이미 대법원 판례를 통해 확립된 법리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창작물임이 명백한 바, 지금이라도 그 거짓 표현들을 적시하고 바로잡아 이미 허위 표현을 접한 사람들이 뒤늦게라도 역사적 진실을 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시기 바랍니다.

3. 허위의 사실을 대량 담고 있는 영화를 무상으로 관람하게 하거나 이를 학교, 군부대,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는 것은 민형사상의 책임을 더욱 가중시키는 중대한 행위임을 양지하기 바라며 더 이상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바랍니다. 이미 수차례 요구한 바와 같이 지금이라도 영화의 상영을 중단하기 바랍니다.

4. 뒤늦게나마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를 보여 주는 것이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자세이며, 우리 나라가 진정한 컨텐츠 강국이 되고 나아가 소외된 사회적 약자를 먼저 돌아볼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는 길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 드립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민원인들의 피해가 더 이상 커지지 않도록 피해자들이 제기한 ‘영화 명량의 상영중지요청’ 민원을 신속히 처리하여 조처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사법당국에 호소합니다.

사법당국은 고소인들이 주장하는 피고소인들의 범죄행위를 철저히 수사하여 고소인들의 억울함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고 다시는 이런 유사한 피해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피고소인들이 스스로 자기 잘못을 치유하지 못하고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이를 반성하지 않는다면 사법당국은 이번 고소사건을 엄정한 법기준으로 철저하게 수사하여 돈에 눈이 멀어 스스럼없이 비윤리적 표현을 일삼는 사람들이 단죄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언론관계자께 알립니다.
 
형사고소 후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기로 한 계획이 많은 언론인들의 관심과 협조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우리 문중의 문제가 더해지는 것을 원치 않는 종친들의 뜻으로 이를 생략하고 본 보도 자료로 기자회견을 대신합니다.
 
향후의 일정은 문화체육관광부에 ‘상영중지 요청’에 대한 민원처리를 지켜 보고 사법기관의 수사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입니다. 언론인 제위께서도 저희 후손들의 절박한 심정을 십분 이해하시어 피해자들의 아픔을 국민들께 널리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향후 모든 입장표명과 절차의 진행은 비상대책위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며 이를 언론에 알리도록 하겠습니다.

2014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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