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신인가수가 돼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시간. 시골에서 올라온 나에게 신통방통한 가수체험기 그 여섯 번째 이야기

[트루스토리] 나는 반항심이 가득하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친구를 좋아했고 노는 것을 좋아하고 떡볶이를 좋아했으며 누구보다도 학교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꾀병을 부려서라도 학교에 가는 걸 퍽 싫어했던 유난스러웠지만 평범했다.

초등학교 시절 음악 선생님의 과자 한 봉지에 넘어가 두 손을 꼭 쥐고 동요를 불렀던 것이 시작이었고 이후 선생님 손을 잡고 지방의 작은 방송국의 합창단원으로 입단하려 했지만 호화스러운 단복을 입고 무릎까지 올라오는 하얀 스타킹을 신을 만큼 우리 집 형편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말썽을 많이 피웠던 중학교 시절. 수학 선생님을 짝사랑했지만, 수학은 싫어했고 목적도 할 일도 없이 친구랑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어느 날.

내가 사는 지역에는 길거리 공연이 많았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소리. 사람들 사이에 빙 둘러 싸여 있는 곳을 까치발을 들고 구경거리가 났나 보는데 한 곡이 다 끝나지도 않았지만 온몸의 모든 신경이 곤두서는 느낌. 나의 꿈은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그날 저녁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 그날 공연했던 팀의 소속을 알아내고 밑도 끝도없이 그곳으로 찾아가 보컬오디션을 봤다. 부끄러운 것도 없었고 떨리는 것도 없었다.

너무나 뻔뻔하게 나는 노래하겠다고 찾아갔다. 내가 가진 옷 중에서 가장 어른스런 옷을 골라 입고 얼굴에는 비장함을. 나는 뻔뻔함 말고는 정말이지 가진 게 없었다. 그렇게 그 팀의 2기 보컬이 되었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꿈꾸는지 알게 되면서 갖가지 공연에 하나하나 참여하게 되었다.

시간은 흘렀고 누구나 그러하듯 대학이라는 타이틀을 얻어내기 위해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입상 시 특별전형으로 대학입학 특혜.) 내 인생의 가수라는 타이틀을 쥐여주고 나의 가능성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을 만난 무대에 서게 되는데….

꿈을 꾸나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꿈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는다. 모두 음악을 하면 돈은 못 벌지 않나? 라며 묻는다. 꿈을 좇아가면 금전적으로 멀어질까 두려워지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본인이 정작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적성에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돈을 번다.

이미 다시 보상받지 못하는 시간은 흘러가고 꿈은 멀어져만 간다. 안정적인 상황에서 꿈을 되돌리기에는 그 꿈을 향해 오래달리기를 했던 사람들에게 밀려나기 일쑤이다. 지금이라도 운명처럼 다가온 자기의 꿈을 손에 쥐어 넣고 싶은가? 생각만 하고 있다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한번 사는 인생 길지 않다. 단 하루를 살더라도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나의 motto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나의 꿈을 위해 달린다.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노력하고 결과는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음악을 왜 했을까? 라는 후회는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나에게 묻는다면 나 당장 앞뒤 사정 볼 것 없이 당신의 꿈을 위해 투자하길 권장한다.

돈은 벌어야 되지 않나 생각하는가? 그럼 당신은 음악을 혹은 다른 것을 꿈꿀 자격이 없다. 아르바이트하고 배우고 시간에 대해 소중함을 깨닫고 몸의 한계가 다다를 때 비로소 스스로 내가 정말 값지게 뭔가를 이루어 내고 있구나! 느낄것이다.

 
그럴 생각 할 시간에 한 소절이라도 더 부르고 음악적 지식을 더 쌓고 배움에 대해 부끄러워 하지 않는 자세로. 생각만 하는 건 게으른 사람들이 하는 작태이다. 그냥 변명일 뿐이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당장 본인이 원하는 꿈에 다가가길 바란다. 시간이 지나고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길 바라면서.

= 가수 정정아(그린나래) / 정정아님은 지난 2005년 ‘오렌지마켓’이란 예명으로 데뷔했습니다. 8년 만인 지난 5월 첫 싱글 ‘내추럴 러브’를 발표하며 활동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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