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DJ·盧 폄하 발언’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사퇴 촉구
황교안 "김대중·노무현, 공안검사 인사 불이익 줬다" 과거 발언 파문

황교안 “김대중·노무현 이런 분들이 대통령 되니까…”
 

황교안 장관은 부산고검장 시절인 2011년 5월 11일 부산 호산나교회 특별강연에서 과거 공안검사들이 대거 한직으로 밀려난 김대중·노무현 정부 당시 검찰 인사를 ‘환란(患亂)’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김대중씨’로 표현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투신 사건’이라고 언급했는데 이런 내용이 담긴 동영상은 14일 현재까지 ‘예수 믿으면 좋은 이유-황교안 장로’라는 제목으로 호산나교회 홈페이지에서 제공되고 있다.

그는 당시 특별 강연에서 공안검사들의 좌천 배경으로 두 전직 대통령이 공안사건으로 사법처리된 전력을 꼽으면서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라고 비아냥댔다.

황 장관은 김대중 정부를 지칭하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딱 되고 나니까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던 검사들, 전부 좌천됐다”고 말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공안부 검사들에 의해 대우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구속까지 된 분”이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 대해 여전히 곱지가 않았다”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야말로 대한민국 법 집행 환란의 원인”이라며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비하 발언이 황교안 장관의 강연내용의 핵심이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이다. 이런 삐뚤어지고, 왜곡된 시각을 갖고 계신 분이 법무부 수장이라니 믿기 힘들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한 대변인은 “인격과 양식이 의심가는 이런 분이 법무부 장관으로 있는 상황에서 공평하고 정의로운 법 집행을 과연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 하에서 진행된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 간첩증거조작 사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사건,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 등의 정치적 사건에서 공정한 법 집행을 기대한 것은 어찌 보면 연목구어와 같았고, 수사결과와 처리 결과는 오히려 검찰에 의한 환란이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양식과 상식이 부족하니 과거 고검장 인사에 늦어진 것 아니겠는가.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고, 남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할 것”이라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막말 비하 발언을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한 “환란의 법무부, 검찰을 조장하고 방치하고 있는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황 장관 본인이 공안검사 출신이기에 공안검사들이 요직을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매우 섭섭했겠지만, 공안검사들이 대한민국 현대사에 드리운 그림자들을 생각하면, 민주 정부 10년의 조치는 오히려 선진적 행보라고 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것을 두고 내시들이 판을 친다는 뜻으로 환란이라 표현한 것은 황 장관의 사고가 얼마나 과거의 악폐에 심취해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폄하한 것도 문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목숨을 걸어가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편한 길을 포기하고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애썼다”며 “그런 이력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분들을 ‘김대중씨’라고 호칭하고, 단순히 ‘투신’이라고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특히 “황 장관이야말로 공안 검사로 살면서, 노회찬 정의당 전 대표의 삼성X파일 사건을 맡아서 노골적으로 기득권의 편을 든 전력이 있다. 그 덕에 노 전 대표는 얼토당토 않게 의원직을 상실하기도 했다”며 “황 장관에게 묻고 싶다. 본인이 원하던 대로 정권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안 세력이 득세하는 이 상황이 과연 정상인지 말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의 개인적인 대화가 탈탈 털리고, 국정원은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간첩조작이 횡행하며, 입맛에 맞지 않는 정당은 해체 당하는 지금이 민주주의 국가가 맞냐는 말이다”며 “황 장관은 먼저 해당 강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또한 이 지금 벌어지는 여러 혼란상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만큼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대표적 ‘공안통’으로 알려진 황교안 장관은 ‘미스터 보안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박근혜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합진보당의 위헌정당 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해 진보당 해산 및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 상실 결정을 끌어냈다. 독실한 기독교인이기도 한 그는 지난 2013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정부의 교회 과세를 비판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