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주 감독의 ‘심야배송’ 이것이 궁금하다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수영은 갓 태어난 아이를 버리고 길에 쓰러진 여고생을 데리고 병원에 간다. 보호자 대신 병원을 지키던 여자 앞에 여고생의 아버지와 여고생을 임신시킨 남학생의 부모가 차례로 나타난다. 쓰러진 여고생은 뒷전에 놓고 어떻게 하면 책임을 면할까, 어떻게 하면 양육비를 뜯어낼까 하는 이전투구가 벌어진다.
 
Q. 주인공 ‘수영’이 늦은 밤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놓고 돌아섭니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과 같은 상황에 놓인 여고생 지혜를 만나게 되는데요. 이 극적인 순간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 이야기를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이하 이승주 감독) <심야배송>의 이야기의 시작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소개 된 베이비박스를 통해서입니다. 당시 베이비박스라는 존재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고 그로부터 받은 인상이 계속 머릿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한 인상은 또 다른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베이비 박스를 선택한 사람들은 누구일까? 더불어 그 사람들에게는 어떤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장 궁금했던 것은 자신의 아기를 포기한 그 이후의 나날들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조사를 한 결과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과 사연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새로운 인식이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를 만들게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는 하룻밤 동안 베이비박스에 들어오는 아이가 한명이 아닌 2~3명에 이를 때가 있다는 사례를 접했을 때였습니다. 이 베이비박스 하나, 그리고 그 짧은 하룻밤 동안에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곧 바로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Q. ‘수영’ 역할을 맡은 전수아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아이를 향한 여린 엄마의 마음과 삶과 투쟁하고자 하는 수영의 마음이 연기로 잘 표현되고 있습니다.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A. 주인공을 찾기 위해 많은 여배우를 조사하던 중 보게 된 단편영화가 한 편 있었습니다. 그 단편영화에서 조금은 철없는 임산부 역할을 한 배우의 연기 중 딱 한 순간이 저를 놀라게 하였습니다. 해맑게 웃다가 1초 만에 진짜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러한 감정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라면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 배우가 바로 전수아 배우였습니다. 부랴부랴 그 배우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찾게 되었고 연극, 영화 등에서 많은 활동을 하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한 부부의 임신과 출산에 이르는 실제 과정을 다큐 형식으로 보여주었던 모 기업의 정수기 광고가 있었는데 그 광고에서 본 그분의 진짜 모성의 모습이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자료 조사 후, 미팅 자리에서 만나 뵙게 되었고 실제로 마주한 전수아 배우의 미모가 너무 아름다우셔서 무거운 분위기의 이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닐까 살짝(?) 걱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리허설을 하며 보았던 전수아 배우의 얼굴에 묻어난 다양한 감정의 표현들을 목격하며 걱정 따위는 버려버리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심야배송>을 선택해주신 전수아 배우님께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Q. ‘심야배송’이라는 영화의 제목이 독특합니다. 제목을 짓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직접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그 안에 영화가 보여주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의 조합을 통해 영화의 제목을 만들고 있습니다. ‘심야배송’이라는 단어는 택배업에서 쓰는 용어인데 한 밤 중 무엇인가를 어딘가로 전달하는 그 행위가 이 영화의 첫 부분에서 주인공들이 한 밤 중 자신의 아기를 베이비박스로 전달하는 그 표면적 과정이 일치하기에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들은 택시에 실려 어디론가 떠납니다. 다소 차가워 보이는 제목이지만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한 밤에 어디론가 흘러가는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은 용어라는 생각에 제목으로 선택하였습니다.

Q. 아이에 대한 엄마의 마음, 그리고 사회에서 여성에게 비추어지는 인식 등 ‘여성인권’에 대해서도 다루고 계십니다. 두 명의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세상에서 여성만이 아이를 직접 품고, 출산하는 존재입니다. 그렇게 낳은 아이를 자기 손으로 포기할 때의 심정, 그것은 과연 무엇일까? 라는 질문 때문에 여성이 주인공이 된 것은 필연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영화를 만들 때, 특히 캐릭터를 다룰 때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그들 모두에 대한 이해와 관찰이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심야배송>은 여성에 대한 이야기였고, 그 전 작품인 <야간수업>은 지적장애인과 노인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모두들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으로써 그들을 바라보고 그들의 개인적, 사회적 존재로서 다양한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매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인권에 대한 관심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심야배송>은 그러한 제 관심의 한 측면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병원 촬영을 위해 장소 섭외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고, 추운 날씨에 촬영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병원 촬영과 로케이션 촬영 등 촬영 과정에 대한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A. 촬영 날짜는 3월 말에서 4월초에 이르는 기간이었기에 실제로는 그렇게 춥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영화 분위기 때문인지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춥다는 느낌을 전해주시더군요. 특히 실외 촬영 부분에서 그러한 느낌을 많이 받으셨을 텐데 제가 실외 공간, 즉 거리와 같은 곳에서의 주인공이 소외된 느낌을 받길 원했습니다. 촬영감독님이 그러한 의도를 포착하고 촬영하여 분위기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영화가 쓸쓸하고 스산한 기운이 느껴져 ‘추운영화’의 느낌이 살아난 것 같습니다.

<심야배송>의 가장 주된 장소인 병원은 알다시피 실제로 섭외가 가장 힘든 공간입니다. 제작비 여건 상 병원 세트장에 갈 형편도 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제 고향에 있는 병원에서 공간을 흔쾌히 승낙해주셔서 촬영을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촬영할 분량이 많아서 예정했던 촬영 종료시각을 넘기자 주변 병실에 있던 환자분들께서 항의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를 보시면 아시다시피 병실에서 난장판에 가까운 싸움을 벌이는 장면을 촬영해야만했기에 병원 측과 환자분들의 심기를 살피며 조심조심 촬영했던 것 같습니다.

응급실 촬영 같은 경우는 가급적 응급환자가 없는 시간에 맞춰 촬영을 진행했지만 응급환자라는 것이 예정해 놓고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촬영 중 급작스럽게 도착한 응급 환자분들이 있으면 촬영을 중단하고 기다리면서 진행하였습니다. 병원 촬영을 하면서 왠지 모를 민폐만 끼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초조해할 때 쯤 먼저 다가 와 환자복 의상과 소품, 환자 다루는 법 등을 제공해주시고 알려주신 병원 관계자 및 간호사 분들 덕에 마음이 놓였습니다.

병원에서의 촬영이 긴장과 눈치 속에 이루어져서 그런지 수영의 방에서 촬영을 진행 할 때는 심적으로 굉장히 편안했습니다. 하지만 방 촬영이면 어김없이 따라오는 스텝들의 발 냄새와 극중 설정 때문에 주인공이 피운 담배 냄새가 일주일 동안 빠지지 않아 집주인이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꽃향기 가득했던 샤방샤방한 방을 기꺼이 희생해 주신 집주인 여성분께 송구스런 마음뿐입니다.

Q. 실제 베비이박스가 있는 곳에서 촬영을 하셨는데, 촬영 당시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실제 베이비박스가 있는 곳에서 촬영한다는 원칙이 있었지만 혹시나 거절당하지는 않을까 많은 걱정을 했었습니다. 시나리오와 기획서를 주사랑 공동체집 측에 전달한 후 몇 차례 방문을 통해 촬영 허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베이비박스를 운영하시는 목사님과 관계자 분들 덕분에 촬영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만 새벽 4시 쯤 촬영을 종료하고 저희가 자리를 떠난 뒤 동 트기 전 베이비박스에 아기가 들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은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누군가 아기를 데리고 왔다가 저희 촬영 팀을 보고 촬영이 끝나길 기다렸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며칠 후에는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한 여중생이 주위 숙박업소에서 방금 혼자 출산한 아기를 데리고 베이비박스에 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 학생도 영화 속 지혜처럼 출혈이 심했다고 합니다. 촬영할 때는 정신없어서 느끼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이것이 영화가 아닌 누군가의 현실을 찍은 것이구나 라는 생각에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게 되었습니다.

Q. <심야배송>의 영화 속 장면들을 살펴보면 주인공 ‘수영’이 아이를 위해 마련한 것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처음부터 아이를 베이비박스에 데려가려고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A. 수영은 아이와 함께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했던 여자입니다. 하지만 아기와 함께 현실을 버텨나가기에 벅찬 나머지 베이비박스를 선택합니다. 이 영화에서 그 선택은 한 순간이지만 그 선택에 이르기까지의 과거와 선택을 한 후의 미래를 드러내도록 하였습니다.

보험회사에서의 면접 장면은 제대로 된 직장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으려는 수영의 모습을 그렸지만 면접관의 과거에 대한 질문을 들었을 때의 수영의 머뭇거림을 통해 남들에게 말하고 살지 못한 수영의 그간의 삶을 암시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 말 못할 사연의 시간들, 그것이 수영이 베이비박스를 선택한 이유일 것입니다.

수영의 삶은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온전한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아기를 버리지만 그 후에도 미래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방에 돌아와 그동안 피우지 못했던 담배를 한 모금 피우며 누리지 못했던 자기만의 시간을 느껴보지만 아기를 버린 죄책감이 동시에 찾아와 결국 눈물을 흘립니다.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한 욕망과 아기를 버린 죄책감을 동반하고 있는 이 상태가 수영을 설명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린 잘못 한 것 없죠?”라는 지혜가 수영에게 던지는 질문에서 한 번 더 그것을 나타내려했습니다.

Q. 주인공 수영의 아버지는 아이에 대해 너무 무책임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혜를 찾아온 소년 ‘성식’의 부모님은 그 반대로 자식에 대해 너무 책임감이 강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영화에 이렇게 서로 다른 부모의 모습을 그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양극단에 선 부모들의 대립을 통해 책임감이라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자는 의도였습니다. 책임감에 똘똘 뭉친 부모, 책임감을 져버린 부모, 이들은 각자의 강박과 포기 사이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놓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여고생 지혜입니다. 지혜는 그들에게 일종의 대상 혹은 도구가 되어버립니다. 성식의 부모에게는 자기 자식의 앞길을 위해 제거해야할 대상이며, 지혜 아빠에게 지혜는 돈벌이의 수단인 것입니다. 내 자식에 대한 책임감과 사랑만을 위해서 남의 자식 혹은 타인을 경시해도 되는 것인가? 그리고 아무리 자식을 포기했다고 한 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Q. 마지막 장면에서 두 주인공은 택시를 타고 병원을 떠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지혜와 함께 떠나는 수영의 표정에 무언가 결심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떤 마음인가요?

A. 마지막 수영과 지혜의 모습은 이제 자신을 둘러 싼 그 동안의 모든 것으로부터의 단절을 선언한 것입니다. 그 동안 주인공들은 그들의 현실과 인간관계 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머물러 있었기에 고통을 받았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결국 당사자들의 의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병원을 벗어나 무작정 떠나는 것은 그들의 벗어나고자하는 의지입니다. 그리고 택시에서 수영은 더 이상 자신을 찾는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미래가 행복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수영의 표정은 그런 알 수 없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의지인 동시에 불안함. 앞으로 펼쳐질 미래 앞에서 제가 주인공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잠깐의 휴식밖에 없었기에 그들은 택시에서 서로를 품은 채 잠들게 하였습니다. 두 사람은 잠에서 깨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까요?

Q. 그리고 동시에 마지막 장면에서 수영은 “먼 곳이요. 산부인과가 있는 먼 곳으로 가주세요.”라고 합니다.

A. 이것은 현실적인 대사입니다. 몸이 아픈 지혜를 데리고 가야할 곳은 당연히 산부인과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어떤 은유의 대사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동안 자신들을 괴롭혔던 것으로 부터 벗어나야하기에 ‘먼 곳’이라는 조금은 함축적인 대사를 썼습니다. 그 이후의 또 다른 목적지는 그들만이 알 것입니다.

Q. 이야기를 구성할 때에 어떤 것들로부터 영향을 받나요?

A. 주변으로 받는 어떤 ‘인상’으로부터 이야기를 구성해나가는 편입니다. 그것은 사회적 사건일수도, 밤에 꾼 꿈 일수도, 지나가는 사람일수도, 혹은 내 앞에 놓인 노트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순간 그것들이 다르게 보일 때 그 다르게 보이는 머릿속 이미지를 영화로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그 인상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감독들은 그러한 인상을 독특하고 비범하게 표현하는 감독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이 ‘영화적’인가 하는 것입니다. 로베르 브레송, 스탠리 큐브릭, 셀지오 레오네, 데이빗 크로넨버그, 브라이언 드 팔마, 홍상수, 임권택,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 등 무수히 많은 명감독들이 선사하는 영화적 표현들을 목격하고 배우면서 영화를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개인적인 흥분의 이유만으로 영화에 몰입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포 영화 장르가 바로 그것입니다. 아주 단순하고 원초적인, 영화만이 제공할 수 있는 즉각적인 반응 때문에 공포영화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 속에 어떤 두려움과 불안함이 존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미술과 음악, 사진, 문학 등 영화 이외의 많은 예술분야들을 접할 때 항상 흥미롭게 느낍니다. 특히 시각적인 측면 때문인지 미술 쪽에 관심이 많지만 그렇다고 작가와 작품을 꾀고 있을 정도로 전문가는 아닌지라 꾸준히 접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가장 영감을 받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 만화가 지망생을 꿈꿔왔던 적이 있어서 아무래도 영화 외의 가장 애착이 가는 분야는 만화입니다. 요즘에는 만화책을 보면 그림의 칸을 나누는 것을 유심히 봅니다. 영화에서 컷을 나눌 때의 새로운 방법을 혹시 만화의 한 칸 한 칸 나누어진 그림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Q.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볼 계획이신지 조금 귀띔을 주신다면?

A. <심야배송>이후 단편영화를 한 작품 촬영하여 완성했습니다. <죽부인의 뜨거운 밤>이라는 작품으로 공포 영화입니다. 사실 영화를 처음 시작한 이유가 공포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였기에 이 영화를 만든 것은 아주 작은 꿈을 이룬 것 같은 느낌입니다. 공포영화지만 낄낄거리고 웃을 수 있게 만들려고 했기에 장르에 대한 부담이 있으신 분도 감상에 무리가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심야배송>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영화사상 최초(?)로 죽부인이 주인공인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자부심 아닌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운이 좋아 1년 사이로 단편영화제작지원에 당선되어 <심야배송>과 <죽부인의 뜨거운 밤>을 연속으로 만들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남은 운으로 올해 안에 다음 단편 영화 한 편을 찍을 계획입니다. 남성들이 등장하는 사기, 공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쩌다보니 제 영화 <야간수업>, <심야배송>에 이어 이번에도 밤-‘야(夜)’ 가 들어가는 제목의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 계속 작업하고 있는 장편영화 시나리오도 완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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