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차량흠집, 수구보수진영이 주장하는 ‘빨갱이(?)’형 가수 죽이기

 
[트루스토리] 최성미 기자 = 이승환 차량흠집은 일종의 ‘경고’로 보인다. 이승환 차량흠집의 ‘배후’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 정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국가 공권력이 ‘속시원하게’ 수사에 나설지도 의문이지만, 어쨌든 이번 사태는 일종의 문화예술계에 종사하고 있는 진보 혹은 중도 또는 중립적 인사들의 정치사회적 ‘표현 행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일종의 협박성 ‘겁주기’로 보인다.

현재까지 한국 연예인들에게 정치적 입장을 밝힌다는 것은 대단히 두렵고 위험한(?) 일이다. 방송인 김제동 외에 뮤지션 이승환이나 김장훈 정도가 ‘할 말을 다 하는’ 연예인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

작금의 기준으로 보자면, 정치적 사안보단 인권 향상, 빈곤 퇴치 등 인도적인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는 연예인은 몇몇 있다. 하지만 국정화 문제 등 정치사회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연예인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이념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좌우로 나뉘어 있고, 그래서 사상논쟁으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는 등 ‘후진국형’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생한 한 유명 뮤지션의 차량 흠집 사안도 그런 허섭스레기 수준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미 대중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승환의 경우, 정치적인 사안이 아닌데도 ‘소신’이 담긴 인터뷰를 하게 되면 비난이 쏟아지고 프레임 안에 갇히게 된다. 이승환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듯, 여유롭게 대처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이승환 소속사 측은 “이승환 차량의 ‘X’자 흠집은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모습”이라며 “차를 긁은 것이 큰 죄는 아니지만 누가 어떤 의도로 했는지 알아야 된다고 생각해 경찰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거창하게 악플러를 무더기 고소하거나 할 계획은 없지만 현재 지켜보고 있다”면서 “누가 왜 그랬는지는 경찰 조사를 통해 찾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이승환은 SNS를 통해 자신의 차량에 흠집을 낸 것과 관련, “CCTV 확인 중입니다. 혹시라도 제 SNS 보시고 자수하신다면 선처하겠습니다. 근데 정말 치졸하네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당시 공개된 사진 속에는 이승환 차량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흠집을 내며 훼손을 시켰다.

이승환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홍대 소극장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 콘서트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를 열었다.

결국, 이번 차량 흠집은 현 정부의 모순과 오류점에 대해 자신의 소신을 드러낸 뮤지션이자 이승환을 겁주기 위한 의도된 행보로 읽힌다. 연예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치적으로 소신이 담긴 발언을 했지만 앞으로 박근혜정권에 해가 되는 언행은 하지 말라는 무언의 협박인 셈.

하지만 이승환은 앞서 한 방송에 출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연예인 이야기보다 먹고 사는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본다”, “불의 앞에 중립은 없다” 소신을 전하는 등 국정화 문제의 모순에 대해선 여전히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한 누리꾼이 이승환을 겨냥, “반국가 선동의 선봉에 섰던 종북 가수 신해철이 비참하게 불귀의 객이 됐다”며 “다음은 빨갱이 가수 이승환 차례”라는 협박성 글을 보내 파문이 일었다.

때문에 누리꾼들은 아무쪼록 이승환의 행보로 인해 그가 방송 출연 등에서 보복이나 피해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며, 여전히 우리 사회가 연예인들의 정치적 소신발언을 꺼려하는 분위기라고 꼬집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정치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할 수 있는 연예인, 아니 대중문화 종사자들은 박근혜정권에서 더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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