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회장 측 “이재현 회장은 현재 시한부 인생..사업보국 기회 달라”

 사진 제공=포커스뉴스
[트루스토리] 김도연 기자 = 정말 집행유예를 받으면 이재현 CJ회장은 다른 총수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무 일 없다는 듯,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을까. 이재현 CJ회장에 대해 급기야 ‘시한부 인생’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CJ 그룹 측에서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구속된 총수인 이재현 회장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CJ 그룹은 이후 ‘창조경제’를 의도적으로 부각하며 박근혜정부에 ‘읍소’했으나 매번 허사로 돌아갔다. 이재현 회장은 삼성가의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회장의 아들이다.

수천억원대 기업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55)이 “선대의 유지인 사업보국(事業報國)과 미완성의 CJ를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 기회를 부탁한다”며 법원에 선처를 호소했다.

법원 CJ 이재현 회장 파기환송심 5년 구형…이 회장 ‘선처 호소’

이재현 회장 변호인은 “이 회장은 초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실상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며 “재수감돼 체계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면 영구적인 보행장애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의사 판단”이라며 ‘거듭’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검찰은 전 항소심 구형량인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지난 9월 대법원은 1600억원대 탈세·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 벌금 252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었다. 대법원이 당시 사건을 무죄 취지로 되돌려보낸 게 아닌 까닭에 예상대로 감형이라는 ‘선처’는 없었다.

이런 가운데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이원형) 심리로 10일 열린 이 회장의 파기환송심 1차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가 배임으로 얻은 이득이 구체적으로 특정됐다”며 2심과 같은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배임죄는 양측이 신뢰가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배신해 이득을 취했다면 손해가 있다고 본다”며 “손해발생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아도 그 위험이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험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CJ재팬은 자신의 사업과 관련이 없는 이 회장 개인의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 빌딩을 담보로 맡기고 보증채무까지 지게 됐다”며 “반면 이 회장은 담보, 대출금 등 이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또한 “대법원은 원리금을 상환하면서 CJ재팬의 손해가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이러한 논리라면 어떠한 방식으로도 특경법에 따른 가중처벌은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변호인은 이에 대해 “해외 SPC 양도세 포탈, 조직적 부외 자금조성 횡령, 일본 부동산과 관련한 배임죄 등 핵심 공소사실을 무죄 또는 경미한 범죄로 판단을 받았다”며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밝혔다. 또 “피고인은 2년 전 신장이식을 받고 초기 관리에 실패해 위독한 상황”이라며 “재수감돼 체계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사형선고와 마찬가지”라고 선처를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회장도 최후진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해 사업보국이라는 선대의 유지를 잇고 미완성의 CJ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이 회장은 환자복에 회색 코트를 걸쳤고 2013년 12월 1심 첫 공판 출석 당시와 마찬가지로 마스크로 얼굴을 가득 가렸다. 재판에선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배심원석에 앉아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이 회장은 1심 재판이 진행되던 2013년 8월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은 뒤 신장이식수술을 받았지만 거부반응을 보여 사실상 ‘불구속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으며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1990년대 중·후반 조성한 수천억원대 비자금을 운용하면서 546억원의 조세포탈과 963억원의 횡령, 569억원의 배임 등 총 2000여억원의 범죄 혐의로 2013년 7월 구속기소됐다.

이 때문에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현재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 등 재계 총수가 나서야 하는 자리에 대신 참석하며 이재현 회장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구속된 뒤 3조원 육박했던 그룹의 투자규모가 계속 줄어 지난해에는 1조원대까지 떨어졌다며 집행유예를 통해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길 내심 바라는 눈치다.

한편 이 회장의 선고는 다음 달 15일 오후 1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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