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촬영 위해 쉼 없이 오르고, 끝도 없이 걸었다

 
[트루스토리] 송은정 기자 = 영화 ‘히말라야’는 기록도 보상도 없는 가슴 뜨거운 도전이다. 그래서였을까. 히말라야 촬영은 고난의 행군길 그 자체였다. 그렇게 한국영화의 ‘신(新)루트’가 개척됐다. 그 속에는 진짜 영웅이 있었다.

“산악인은 산으로 가야 산악인이라고 생각해요. 탐험가는 탐험을 가야 탐험가이고요. 나는 죽는 그날까지 탐험을 할 것입니다. 항상 감사하면서요.”

 
4년 전, 故 박영석 대장이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산악인의 마음속에 전설로 남아있는 박영석 대장, 그의 일생은 ‘산’ 그 자체다.

 
2001년 한국인 최초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그는 2005년에는 인류 최초로 산악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산악 그랜드 슬램이란 세계 8000m급 14좌와 7대륙 최고봉, 세계 3극점을 모두 등반하는 것을 일컫는다. 세계의 철인, 라인홀트 메스너도 달성하지 못했던 최고의 기록이다.

그런 그의 도전과 탐험은 멈추지 않았다. 2009년 험난하기로 유명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남서벽에 코리안 신(新)루트를 개척한 것이다.

정상에서 내려온 그는 “나머지 히말라야 8000m 이상 13개 고봉에도 새로운 루트를 내는 도전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 코리안 신루트를 개척하기 위해 오른 안나푸르나 남벽에서 끝내 내려오지 못했다.

세계 산악인들 사이에 ‘산악 탐험사에 한 획을 그은 한국인’으로 기억되고 있는 박영석 대장. 그가 우리를 떠난 지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휴먼 감동 실화 ‘히말라야’가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완성됐다.

원정대 그 자체가 되기 위한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
위험이 도사리는 ‘크레바스’와의 사투, 히말라야 4200미터 등반과 단체 삽질(?)까지

 

 
영화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과 휴먼 원정대의 가슴 뜨거운 도전을 그린 이야기.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댄싱퀸’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의 차기작이자 황정민, 정우, 조성하, 김인권, 라미란, 김원해, 이해영, 전배수 등 충무로 연기파 배우들의 유쾌한 앙상블로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히말라야’가 암벽, 빙벽 등반을 직접 하는 것은 물론, 영하의 추위에서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크레바스’ 위를 건너고, 7일간 씻지도 못한 채 끝도 없이 걷고 또 걸으며 히말라야 4200미터 트래킹을 하는 배우들의 이른바 ‘개고생’ 스틸을 공개했다.

 
‘히말라야’에서 원정대 그 자체로 변신한 배우들은 한국등산학교에서 안전벨트 차는 법, 로프 묶는 법을 배우고, 맨손으로 암벽을 오르는 훈련과 ‘피켈’을 이용한 빙벽 훈련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공개된 스틸에서 볼 수 있듯이 전 배우들은 무거운 등산 장비를 짊어진 채 서로의 몸을 로프로 연결하고 등반을 감행하기도 하고, 실제 등반가들이 히말라야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 거치는 코스, ‘남체 바자르’(3440m)에서 트래킹하는 모습은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며 원정대의 험난하지만 가슴 벅찬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배가 시킨다.

 
또한 현장에서 스탭들과 함께 삽질(?)을 하며 눈을 치우는 황정민의 모습은 영화에 임하는 리더로서의 사명감을 느낄 수 있고, 갓 잠에서 깨어난 듯 부스스한 헤어스타일로 슬레이트를 치는 황정민과 눈사람처럼 눈으로 뒤덮인 채 모니터에 집중하는 황정민과 정우의 모습은 현장의 분위기를 리얼하게 보여주며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이석훈 감독은 “히말라야 전 제작진과 출연진은 힘들고 위험한 순간들을 함께 이겨내며 영화를 완성했다”면서 “각종 장비와 짐을 짊어지고 촬영장까지 3일을 걸어갈 때도 있었지만 배우들이 솔선수범해 촬영에 임해주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황정민은 “촬영 전 정우와 함께 2박 3일 동안 선달산에 올랐다. ‘히말라야’ 촬영을 하고 나니 웬만큼 단련이 돼 북한산 인수봉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처럼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피나는 노력은 ‘히말라야’ 속 원정대의 여정에 고스란히 담겨 관객들에게 생생한 현장감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16일 개봉.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