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최성미 기자 = 쯔위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원인을 따져 보자면 사과를 해야 할 곳은 마리텔과 한 배를 탄 MBC 문화방송인데도 ‘나이 어린’ 쯔위가 총대를 매고 있는 형국이다.

기획사이자 소속사인 JYP도 고개를 숙이긴 마찬가지다. 이는 현실적이기도 하고 경제적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을’에 놓인 쯔위는 무조건 ‘시키는대로’ 해야 한다. 그게 계약이다. 그녀는 대중에게 사랑받는 ‘걸그룹’의 예쁘장하게 생긴 멤버일 뿐이지만, 사실 기획사가 보기 좋게 만들어놓은 상품이다.

 
주체적 의지는 걸그룹으로 활동할 때 먼 나라 이야기다. 그녀는 그저 회사에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다주는 ‘상품’일 뿐이다. 혹자는 기계라고 표현하지만 대한민국 모든 노동자들이 기계이다 보니 이는 좀 피하자. 어쨌든,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꼭두각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누군가 걸그룹을 영혼 없는 밥벌이라고 했지만, ‘성공하기 위해’ 대만에서 먼(?) 나라 한국땅까지 건너와 부와 명예를 얻고 있는 과정이 결코 쉬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식스틴이라는 걸그룹 탄생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우여곡절 끝에(이른바 특별채용) 스타가 됐지만 그녀는 앞으로 겪게될 여러 풍파 중 한 가지를 겪었을 뿐이다.

걸그룹은 견고하듯 보이지만 한번 무너지면 빠르게 붕괴된다. 미묘한 변화가 있는 상명하복 체계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끝까지 생존하는 걸그룹은 거의 없다. 대부분 멤버들 중 누군가 ‘문제’가 될 경우 지속성은 오래가지 않는다. 상품 가치가 떨어지면 언제는 아웃이라는 이야기다.

다수에 의해 돌아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하지만, ‘쯔위’처럼 단독으로 눈에 띄면 - 혼자서 광고를 찍고 혼자서 예능에 출연하는 - 이 또한 자충수다. 쯔위는 특히나 국적이 대만이다.

JYP는 하필, (한류 열풍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서도 돈을 벌어 들인다. 양국간 문제를 애시당초 알았더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문제는 알았더라도, 현재의 책임은 MBC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권력의 눈치를 보는 문화방송은 조용하다.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중국과 한국의 갈등을 우려하는 것 같다.

그렇게 쯔위는 갑과 을 사이를 오가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갑’들이 웃고 있을 때 ‘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마치 쯔위는 돈 몇 푼 벌기 위해 알바생으로 취업했지만 사장이 지시한대로 했다가 문제를 일으켜 사장에게 욕을 얻어 먹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

▲ 쯔위는 이른바 특별채용으로 트와이스에 합류했지만 대기업 광고를 독차지하는 등 팀 내에서 주류로 활동 중이다.
걸그룹은 주체적 활동이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그저 자판기처럼 상황에 따른 행동들을 교육받고 움직일 뿐이다. 사과 동영상도 본인 의지였을까.

이 또한 단순한 화제몰이인지 아니면 크게 성장하기 위한 일종의 생존법인지 모르지만 쯔위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의 갑질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어 보인다.

▲ 쯔위가 결국 ‘사과’를 했다. 사과를 해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권력’은 쏙 빠지고 힘없는 미성년자 ‘을’이 카메라 앞에 직접 서서 사태를 수습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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